소설리스트

회귀해도 다시 매니저!-16화 (16/200)

제16화. 데뷔 (4)

MC인 김민성 아나운서 소개로 쇼케이스 시작을 알렸다.

현장이랑 방송은 약간 시간의 차이가 있어서 방송이 아직 나가지 않은 상황이었다.

5분 정도 딜레이가 있을 것이다.

무대에 있는 LED 화면으로 스타즈 멤버 소개가 끝이 나고 스타즈 애들이 리프트를 타고 무대로 내려갔다.

그리고 무대가 시작되었다.

첫 곡은 앨범 타이틀곡인 Lovely.

경쾌한 리듬에 반복되는 후렴 구성인 전형적인 대세에 따른 아이돌 곡이었다.

똑같은 아이돌 노래도 노래가 짜임새 좋게 나오면 듣기 좋다.

스타즈의 노래가 그러했다.

“Lovely Lovely.”

“아무리 봐도 사랑스러운걸.”

눈 깜짝할 새에 노래가 끝났다.

유미소가 흥이 났는지 마지막 마무리 포즈에서 앙증맞게 손으로 하트를 만들었다.

관객들이 전부 팬이라 그런지 반응도 좋았다. 예전보다도 호응이 더 크고 우람찼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 팬이 더 왔나?

무대가 끝나자 스타즈 전원이 일렬로 서 인사를 했다.

“…둘. 셋”

“안녕하세요! 반짝반짝 빛나는 무지갯빛 스타즈입니다!”

“우와아아!”

관객 함성이 몹시 컸다.

관객 함성이 너무 커서 애들이 말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다행히 애들이 말을 하자 조금씩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저희의 데뷔를 보기 위해 와주신 여러분들에게 먼저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언니 멋져요!

유독 큰 목소리인 관객이 소리쳤다.

“네. 먼저 저희 개인별로 멤버 소개를 먼저 해드리겠습니다. 제일 끝에 있는 나라 언니부터 시작해 볼까요?”

아이돌들은 항상 데뷔 초에 엄청나게 유치한 자기소개를 한다.

연차가 쌓이면 잘 안 하지만.

그래서 스타즈도 개인별로 테마를 정했었다.

근데 본인들이 너무 오글거린다고 버티기 힘들어했는데 역시 상황에 닥치면 적응하는 게 인간인 것 같다.

“안녕하세요. 스타즈에서 제일 큰 정열의 빨간 별. 이나라입니다!”

“안녕하세요! 스타즈에 상큼한 노란 별! 신희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스타즈에서 화려함을 담당하고 있는 주황별. 이미소입니다!”

“안녀하세요. 스타즈에서 귀요미 파랑벼를. 파랑별. 유코입니다!”

“안녕하세요. 스타즈에서. 도도함을 맡은. 남색별. 린입니다!”

“안녕하세요. 스타즈에서 청량함을 맡은 초록별. 박혜연입니다!”

“안녕하세요~ 스타즈에서 재치를 맡은 보라별 서지영입니다!”

와! 와! 와아!

인사할 때마다 관객 함성이 섞여서 조금 길어졌다.

다행히도 인사하는 중간에 팬들이 함성을 질러 인사가 끊기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멘트 할 때마다 언니 사랑해요! 미소야 함께 가자! 등 개인 멘트를 날리는 팬들이 종종 있어서 깔끔하게 진행이 안 됐다.

미리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었는데도 안 들었는데 이번에는 괜찮게 넘어갔다.

팬들의 초반 분위기가 이렇게 중요한 듯싶다.

처음엔 긴장했는지 이야기를 잘못하던 스타즈였는데 지금은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능숙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네~ 여러분 모두 즐거우시죠?”

네!!

“그럼 이 분위기 이어 가볼까요? 다음에 저희가 준비한 무대는 경연곡이었던 롤리 팝과 시간의 끝에서입니다! 공연 잘 즐겨주세요!”

유미소가 이야기가 끝나자 각자 대형을 잡기 시작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지막 데뷔 미션이었던 경연곡 두 개.

이것도 결국 데뷔를 한 스타즈 멤버들의 곡이 되었다.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경연곡이 좋게 뽑혀 경연자들이 좋게 불렀어도 결국엔 데뷔한 사람들의 몫이 된다.

결국은, 승자독식이다.

어느덧 롤리 팝의 무대가 끝나고 시간의 끝에서를 진행하고 있었다.

핸드폰으로 방송을 보니 방송에서는 이제 멘트가 끝나고 있었다.

[와 데뷔곡 너무 좋은 듯 ㄷㄷ 지금 있는 애들 다 씹어 먹고 1군 가능.]

[응 아냐 지금 빈집이야~]

[빈 집은 무슨 ㅋㅋ 지들 눈에만 빈집이냐? 맥스 애들도 컴백 하더만 ㅋㅋㅋ]

[여기서 싸우지 말고 좀 꺼져 분탕 치지 말고]

[희진아 사랑한다!!!!!!]

방송 라이브 채팅창에서 스타즈 반응은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다.

채팅창 반응을 보면서 커뮤니티 사이트 반응도 같이 보고 있었는데 확실히 분위기가 훈풍이다.

고작 프로그램 하나가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게 나갔다고 해도 이렇게 바뀔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아마 데뷔전에 물고 뜯을 거리가 필요했었는데 그게 최 PD의 프로그램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프로그램 나가고 얼마나 팬들이 타올랐던 걸까?

그때는 내가 이렇게 모니터링을 안 해서 잘 몰랐었는데 방송의 힘이 정말 크긴 큰 것 같다.

예전 상황과 비교하면서 생각하고 있으니까 시간이 금방 갔다.

이윽고 무대가 끝나고 김민성 MC가 올라왔다.

“방송을 시청하고 계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스타즈 쇼케이스 MC를 맡은 MC 김민성입니다. 반갑습니다!”

와아아아!!

김민성! 김민성! 김민성!

팬들의 호응이 뜨겁다.

스타즈 애들이 분위기를 달궈놔서 그런 걸까?

“하하하, 네. 뜨거운 호응 감사드립니다. 팬들 여러분. 저도 스타즈분들과 인사 좀 나눠도 될까요?”

‘네!’라고 주로 들렸지만 간혹 ‘아니요’도 섞인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스타즈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김민성 MC가 애들한테 인사했는데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MC도 남자구나.

“인사를 받았으니 인사를 드려야겠죠? 다 같이 인사드려볼까요?”

“…둘. 셋.”

“안녕하세요! 반짝반짝 빛나는 무지갯빛 스타즈입니다!”

“아이고. 하하핫, 반갑습니다. 이렇게 인사를 받으니… 제가 뭐라고. 제가 영광입니다.”

여자 아이돌의 단체인사를 받는 건 처음이었는지 김민성 MC의 얼굴이 붉어졌다.

와아아!

“네. 먼저 데뷔 축하드린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싶고요. 제가 알기로는 팬들에게 데뷔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준비한 게 있단 걸 들었거든요. 준비되셨나요?”

“네!”

“…….”

“여”

“러”

“분”

“사”

“랑”

“해”

“요!”

와아아!

사랑해!

팬들의 호응이 한층 격렬해졌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김민성 MC가 진행을 매끄럽게 잘해주고 있었다.

“네. 그리고 앨범에 대한 소개를 빼놓을 수 없겠죠? 지영 양이 설명해 주시겠어요?”

“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Lovely처럼 일곱 명 모두의 사랑스러움을 개성 있게 담은 앨범입니다!”

“일곱 명 모두의 사랑스러움이요? 잘 모르겠는데요? 그렇다면 팬 서비스가 빠질 수 없겠죠? 앨범에서 맡은 각 개인의 사랑스러움을 포즈로 표현해 주세요! 하나, 둘, 셋!”

개인별로 포즈를 취했는데 아직은 부끄러운 듯했다. 모두 얼굴에는 수치스러워서 죽을 것만 같다. 라는 표정이었다.

신희진만 빼고. 신희진은 즐기고 있는 듯했다.

쟤는 천성이네.

“와우, 너무 사랑스러운데요? 그럼 스타즈 여러분들은 앨범에 대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저희는 처음 앨범을 받아보고 너무 좋았어요! 소장 욕구가 마구마구 일어났어요.”

“개개인별로 자켓 촬영을 했는데요. 거기서 희진 언니랑 린이가…. 정말 대박!”

약장수에 빙의한 듯 상품소개를 열심히 하는 서지영이었다.

원래 이런 진행을 했었나 싶기도 했다.

“사주실 거죠? 저희는 여러분을 믿고 있어요!”

얘네 약 팔면 정말 잘 팔 거 같은데.

“네. 그럼 한번 봐볼까요? 제가 직접 공수해 왔습니다!”

김민성 MC도 동조해서 같이 약을, 아니 앨범을 팔고 있었다.

한 5분가량 앨범에 대한 홍보를 끝내고 김민성 MC가 진행했다.

“네. 그럼 이 앨범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는데요. 지금 한번 영상으로 보시죠!”

김민성의 말에 애들도 무대에서 내려와 백 스테이지로 왔다.

“고생했어.”

“와, 대박. 왜 이렇게 재밌지?”

“우리 떠들 시간 없어. 빨리 옷 갈아입어야 해.”

“아, 맞다.”

나한테 대꾸할 정신도 없었던 듯하다. 애들이 바로 쌩하고 지나쳐 대기실로 향했다.

무대에 있는 LED 전광판에서 앨범 탄생 과정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오고 있었다.

저런 식으로 무대 전환에 필요한 시간을 버는 거다.

자켓 촬영하면서 노는 스타즈, 촬영하고 있는 스타즈 모습들 등 편집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이윽고 녹음현장으로 화면이 넘어갔다.

데뷔곡에 녹음 과정도 짤막하게 보여주고 다음으로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도 껴 있었다.

촬영 소스는 아무래도 조만간 방영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건네받아 편집한 것 같다.

예전에는 여기서 보여줬던 게 서바이벌 프로그램 비하인드 스토리였었다.

“지나갈게요!”

애들이 방방 뛰면서 바로 무대 위로 올라갔다.

이번 무대가 아마도 서브 타이틀곡인 Bomb Bomb인가?

이것도 나올 때 반응이 좋았었다.

오히려 이게 타이틀곡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꽤 있었다.

물론 Lovely가 더 잘 돼서 데뷔할 때 한번 쓰고 난 뒤로는 행사용으로만 썼다.

어느새 LED 전광판에서 영상은 애들 연습실 화면을 보여주고 애들 단체 인터뷰 영상이 진행되고 있었다.

잠시 후 영상이 끝나고 스타즈의 Bomb Bomb 무대가 시작되었다.

Lovely가 사랑스러움이었다면 Bomb Bomb은 상큼하고 발랄함이 컨셉이다.

톡 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Bomb Bomb도 좋아하는 팬들이 많았다.

이내 Bomb Bomb 무대가 끝나고 화면이 넘어갔다.

그리고 넘어감과 동시에 애들도 무대에서 내려왔다.

“지나갈게요. 바쁘다, 바빠.”

“다음이 뭐였지?”

“우리 경연곡 유닛 버전.”

다음은 무대는 전환 시간이 다소 짧은 거로 알고 있다. 그래서 애들도 대기실로 뛰어갔다.

밖에 있는 LED 화면에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비하인드가 나오고 있었다.

이 파트가 이번에는 여기로 넘어온 듯했다.

다 방송에 나왔던 장면들을 짜깁기한 거였지만 편집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보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지금 나오고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고난과 역경, 힘겨움을 테마로 훌륭하게 편집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영상이 다 끝나갈 때쯤 애들이 나왔다.

지금 입은 애들의 의상이 조금 독특했다.

탈부착되는 옷으로 곡 두 개를 소화하게 됐는데, 처음 곡을 부르고 빠르게 부착한 옷을 떼어버리는 형식이다. 무대용 의상으로 나온 거라 탈부착이 쉽다.

스타즈 애들이 나갈 타이밍을 보다가 무대 위로 올라갔다.

이번에 보여주는 무대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지금 데뷔한 멤버가 이 곡을 했다면? 이라는 취지에서 하는 특별무대다.

흔히 말하는 립 서비스용 무대.

물론 스타즈 애들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재미있겠다고 하면서 즐겁게 했다.

어느새 두 곡 모두 끝내고 김민성 MC가 애들을 붙잡고 다시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제 곧 마지막 곡만 앞두고 있는데요. 아쉽지 않으세요?”

“정말 정말 아쉬워요. 서바이벌 프로그램 할 때는 곡마다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너무너무 즐거워요.”

유미소가 대표로 해서 MC의 질문에 대답해줬다.

“여러분~ 마지막까지 함께 즐겨주실 거죠!?!”

네!!

“네. 그럼 스타즈분들이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러 간 사이에 마지막 비하인드 영상 보고 오시죠!”

MC인 김민성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스타즈 애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대기실로 향했다.

무대에서는 스타즈 데뷔 축전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프로그램 때 도와주었던 선생님들, 그리고 같이 연습했던 친구들, 마지막으로 각 멤버들의 부모님이 나왔다.

영상을 보고 있는데 옆을 보니 옷을 다 갈아입고 무대 뒤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스타즈 애들을 발견했다.

바로 무대로 올라가야 해서 감정 컨트롤을 하는 듯싶었으나 아직 어려서일까?

부모님 영상을 봐서 그런지 애들 모두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내가 볼 때는 엔딩무대로 지금, 이 순간을 부르기 전에 양념을 치려고 넣어둔 구성 같았다.

애들도 마지막 축전 영상은 몰랐을 거다.

그래도 꿋꿋하게 참으며 모두 무대 위로 올라갔다.

무대가 암전되고 스타즈의 쇼케이스 마지막 무대.

지금, 이 순간의 반주가 나오며 시작되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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