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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도 다시 매니저!-14화 (14/200)

제14화. 데뷔 (2)

쿵쿵!

“얘들아, 일어나! 너희 오늘 데뷔야!”

새벽 4시 30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옆에서 리얼리티팀이 키득거리면서 웃고 있다.

나는 전화하면 애들이 바로 내려올 줄 알았다.

근데 이게 웬걸.

전화를 아무도 안 받았다.

결국, 숙소 앞에서 문을 두드리면서 애들을 깨우고 있었다.

여자애들만 있는 숙소라 함부로 들어갈 수가 없다.

게다가 나만 있는 게 아니고 촬영팀도 있으므로 누군가 나와서 안쪽 상황이 괜찮은지 알려줘야 한다.

“오빠. 잠시만요!”

그래도 다행히 이나라는 일어난 것 같았다.

이 난리에 안 일어나는 것도 용하다.

잠시 뒤에 문이 열렸다.

정리가 안 된 이나라의 모습을 보니 이나라도 막 일어난 것 같았다.

“들어가도 문제없어?”

“네. 돌아다니면서 확인했는데 괜찮을 거 같아요.”

“감독님. 찍지 말라고 해도 찍으실 거죠?”

리얼리티를 찍는 촬영 감독에게 물어보니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메라를 위아래로 흔들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놓치면 방송 접어야지.

“편집 잘해주실 거라 믿을게요.”

이번에도 카메라 감독이 카메라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안으로 들어갔다. 숙소는 생각보다 깨끗했다.

아무래도 숙소에도 카메라가 있다 보니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

내 생각이지만 카메라가 철수하면 개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얘네 숙소는 생각보다 더러웠던 적이 많았다.

“나라야. 지금 누구누구 일어났어?”

“저랑 같은 방 쓰는 애들 둘은 깨웠고 혜연이랑 지영이는 제가 깨우러 갈게요. 그리고 희진이랑 미소도 아직 안 일어난 거 같아요.”

“그럼 내가 희진이랑 미소 깨우러 갈게.”

“네.”

이나라에게 이야기하고 신희진과 유미소의 방으로 들어갔다.

밖이 시끄러웠는지 신희진은 상체만 일어나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유미소는 여전히 숙면 중이었다.

“희진아, 일어나. 너 안 일어나면 방송에 쌩얼 나간다.”

일단 일어나 있는 신희진에게 다가가 이야기했다.

쌩얼이라는 단어가 여자 아이돌에게는 최적의 단어였을까? 효과가 굉장했다.

눈 감고 있던 신희진이 바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일어나서 세면실로 들어갔다.

유미소도 깨우러 가려고 했는데 이미 일어나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둘 다 효과적으로 깨운 것 같아서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와 보니 박혜연과 서지영도 일어난 듯싶었다.

“나는 차에서 대기하고 있을 테니까 씻고 나와. 알았지?”

“네….”

괜히 여기 있으면 서로 불편할 듯싶어 밖에 있는 서지영에게 이야기하고 차 안으로 돌아왔다.

리얼리티팀은 숙소에 남아서 촬영을 계속했다.

나는 남진수에게 애들이 늦게 일어났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샵까지 한 30분 정도 늦을 거 같다고.

데뷔 날 늦잠을 잘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예전 데뷔 때는 칼같이 일어났었는데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

한 30분 정도 기다리니 애들이 나와 차에 타기 시작했다.

“오늘은 왜 늦잠 잤어? 어제 일찍 자라고 리허설도 일찍 끝냈는데.”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다 보니 조금 늦게 잤는데…. 사실 늦게 잔 것도 아니에요. 자려고 누우니까 잠이 안 와서….”

“저도요!”

“누우니까 잠이 안 오는데 어떻게 해요.”

뒤에 있는 애들에게 물어보니 서지영이 필두로 대답하더니 나머지도 똑같이 이야기했다.

나도 저런 적이 있었다. 상황은 다르지만 군대 가기 전날 밤새고 갔었다.

그거랑 같은 느낌인가? 같은 느낌은 아니겠지.

“일단 가면서 좀 자둬.”

“네.”

애들에게 가면서 자두라고 이야기하고 샵으로 출발했다.

그러고 보니 리얼리티팀은 잘 따라오겠지?

* * *

“얘네도 참 강심장이네. 데뷔 날 늦잠이라니.”

“들어보니까 잠이 안 와서 늦게 잤다는 거 같던데요.”

“밤새워서 컨디션 엉망인 거보다는 낫네. 데뷔 날 단체로 늦잠 잔 아이돌은 처음 본다. 처음 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뷔 날 늦잠이라니! 이건 분명 오늘 성공적으로 끝날 거라는 징조 같아요!”

신희진이 끼어들어서 열변을 토했다.

“와,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얼마나 긍정적이어야 저런 해석이 나오냐? 현진아?”

“희진이가 긍정 왕이잖아요. 저는 이제 희진이를 이해하는 걸 포기했습니다.”

“역시 희진이는 달라도 너무 달라. 그렇지? 희진아?”

“감사합니다!”

남진수와 샵에서 만나 오늘 스타즈 애들이 늦잠 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대화가 조금 컸는지 신희진이 끼어들며 같이 이야기했다.

확실히 애들이 밝다.

그래도 컨디션이 안 좋을 줄 알았는데 괜찮은 것 같다.

아니면 카메라가 돌고 있어서 좋은 척하는 걸까?

남진수도 샵에서 기다리기 지루했는지 애들이랑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었다.

“좋아. 오늘이 길조라고 희진이가 이야기했으니까 우리 내기 하나 할까? 돈을 걸기엔 좀 그렇고 뭐가 좋을까?”

“무슨 내기인데요?”

“오늘 쇼케이스 시작 전에 차트 몇에 들어가는지? 음원 및 뮤직비디오가 5시 공개고 쇼케이스 시작이 7시. 차트인 정보는 6시 45분에 뜨던가? 어때? 난 15위권에 건다.”

“좋아요! 전 현실적으로 50위!”

“꿈은 크게 가지라 했어요. 저는 10위권이요!”

“나도 할래. 난 20위!”

“저는 5위권에 배팅할게요.”

이건 내가 유리하다.

내 기억으로는 첫 차트 인은 6위에 했다.

남진수는 회사에서 분석한 수치인 것 같고 나라는 너무 낮게 잡은 거 같은데?

희진이가 그래도 좀 근접하게 말했네. 미소는 탈락.

“5위는 너무 간 거 같은데?”

“5위권이면 진짜 소원이 없겠다.”

“좋아. 그러면 맞춘 사람이 음방 때 음료수 돌리는 거로 하자.”

“맞춘 사람이 혜택 받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맞췄으니 기분 좋으니까 쏘는 거지. 이제 유코랑 린이만 마무리하면 메이크업 끝나지?”

“네. 나머지는 끝났어요.”

이런. 이러면 내가 사겠네.

다들 내가 살 거라고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다.

남진수는 회사에서 들은 게 있으니 자기가 사겠다는 생각하고 이야기한 듯했다.

음원 첫 진입은 팬덤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갈린다.

음원을 얼마나 많이 들어주냐에 따라 첫 진입이 갈리는데, 스타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때문에 팬덤이 이미 덩치가 커진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첫 진입이 좋았다.

일반적인 데뷔라면 40~80위 정도거나 대형기획사급이면 10~20위권으로 들어간다.

음악방송 순위도 음원 순위라는 항목이 있는데 이 음원 순위도 결국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듣느냐로 결정된다.

그리고 음원 순위가 점수비율을 50% 이상 먹고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표기도 했다.

“저히도 끝낫서요!”

“언니들. 무슨 얘기햇어?”

“우리가 차트 몇 위로 들어갈지에 대한 이야기? 유코야, 린아. 몇 위로 들어갈 거 같아?”

“1위. 1위.”

“저도. 1위요.”

“그랬음 좋겠다.”

이나라가 유코랑 린이에게 순위를 물어봤으나 둘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1위라고 이야기했다.

이나라가 부정적인 건 다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보아온 데뷔 패턴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근데 너희 생각보다 인기 많아.

사건 사고가 빵빵 터지기 전까진 잘나갔어.

“자, 준비 다 했으면 바로 가자.”

“네~”

풀 메이크업을 한 애들을 보니 데뷔여서 그런지 더욱 화사했으며 데뷔곡 Lovely처럼 사랑스러워 보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샘킴 원장이 스타일링을 참 잘해.

* * *

“표정 더 밝게! 지금 리허설 아니야! 너희 지금 데뷔 무대 하는 거야!”

“방금 희진이 반 박자 느렸어!”

오늘은 굉장히 날카롭게 한지연이 애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최종 리허설에는 수정을 하기가 힘드니 지금 바로 잡으려고 하는지 날카롭게 무대를 보고 있었다.

카메라로 찍히고 있는데 괜찮으려나?

“무대 올라가기 전에 쓰러지는 거 아닌지 몰라.”

“그래도 저렇게 이야기해 주니 더 좋아지고 있는 거 같은데요. 실수도 줄어들고.”

“우리야 그나마 계속 봐왔으니 실수가 보이지. 어지간한 팬이나 전문가 아니고선 실수한 거 찾기 힘들어.”

내 눈에는 지금도 완벽해 보였는데 한지연 눈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무대가 끝나고 애들을 불러 모아 혼내고 있었다.

“너네 이렇게 데뷔할 거야? 왜 어제랑 달라? 잠 못 잤니? 아침이라 그래? 너희 이제 프로야. 아마추어 아니야. 오늘 부모님도 오시고 떨어진 친구들도 오는데 이렇게 할 거야?”

“아니요! 노력해 보겠습니다!”

“노력하면 안 돼. 잘해야 해. 사람들은 너희 노력하는 거 몰라. 잘하냐. 못하냐. 결과로만 봐.”

한지연의 말이 뼈를 때렸다.

“잘하겠습니다!”

“좋아. 최종 리허설 때는 실수 없이 완벽하게 가자. 조금만 긴장하고. 점심 먹고 있다 보자. 고생했어.”

“네! 고생하셨습니다!”

와우. 저번에도 이랬던가? 왜 기억에 없지.

한지연이 애들한테 이야기하는 게 참 살벌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애들이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한지연이 떠나고 나서도 자기들끼리 회의하고 있었다.

“동선이 꼬여? 어제는 안 꼬였잖아.”

“긴장해서 그랬나 봐. 미안. 좀 더 집중해볼게.”

오히려 한지연이 떠난 후 본인들끼리 더 절치부심해서 무대에 관해 이야기하는 듯했다.

“혜연아, 너 내 앞으로 갈 때 좀만 더 빨리 움직여줘. 부딪힐 거 같더라.”

“알았어.”

“미소 언니. 마지막에 포즈할 때 이상해.”

“내가? 유코야, 어떤데?”

피드백이 빡빡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유코나 린도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었다.

남진수와 나는 눈치를 보다 피드백이 끝난 시점에 식사하러 가자고 이야기했다.

“얘들아. 밥 먹자. 대기실로 가자.”

“또 샐러드예요?”

밥 먹자는 이야기에 서지영이 메뉴를 물어보았다.

보통 같으면 신희진이 물어봤을 텐데 체력적으로도 아주 힘든 듯했다.

“아니. 공연해야 하는데 샐러드는 좀 가혹하지. 그냥 일반 도시락이야.”

“야호! 고기도 있죠?”

“어, 있어.”

이렇게 보면 또 어린애들 같은데 정말 괴리감이 크다.

신나 하는 애들을 데리고 대기실로 들어갔다.

* * *

“아~ 떨려.”

“언니는 밥이 넘어가?”

“그러엄. 먹고살아야지.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언니는 정말 내가 리스펙해. 진짜 진짜루.”

유미소는 입맛이 없는지 밥을 남겼고 신희진은 열심히 먹고 있었다. 다른 애들도 대부분 조금씩 남겼다.

“오, 우리 기사 떴다!”

“오늘 데뷔하는 스타즈. 결실을 보다.”

“오늘 기자들도 꽤 와. 너네 쇼케이스 시작하면 기사 계속 올라갈 거야.”

이나라와 박혜연이 자신들의 핸드폰으로 본인들 쇼케이스 기사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런 애들에게 남진수가 기자도 상당수 온다고 말해주니 왠지 모르게 기뻐하는 애들이었다.

“이제 조금씩 실감 난다. 와, 데뷔하는구나.”

“아, 맞다. 얘들아 사진 좀 찍자.”

“무슨 사진이요?”

“이거 폴라로이드 사진기인데, 너네 찍어서 나중에 팬들한테 이벤트 형식으로 줄 계획이야. 앞으로도 계속 찍으려고.”

“와, 대박. 어…. 오빠 그럼 사진기 저한테 주시면 안 돼요? 저 사진 찍는 거 좋아해요!”

이나라가 데뷔가 실감이 나지 않는지 방방 뛰다가 내 말에 눈이 번뜩였다.

어? 이럼 나야 땡큐인데.

생각해보니 이나라가 항상 셀카나 애들 사진을 찍어줬던 것 같다.

“그럴래? 사진기랑 필름은 차에 둘게. 그럼.”

“야호! 얘들아. 이리와 봐, 사진 찍자.”

“이거 그냥 사진만 찍어서 주면 되는 거예요?”

“거기에다 너희 자필 사인 정도는 해줘야 할 것 같은데.”

“하죠, 뭐. 어차피 대기실에 있을 때는 할 거 없으니 이거라도 하면서 놀면 되겠다.”

이나라가 오히려 더 신나 했다.

어떻게 보면 귀찮을 수 있는 일인데도 참 긍정적이다.

나에겐 정말 고마운 일이고 내가 일할 게 줄어들었다.

벌써 애들은 자기들끼리 사진 찍고 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우리를 여기다 두고 밖에서 상황을 보던 남진수가 최종 리허설 해야 한다고 나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데뷔 카운트다운.

0d : 6h : 10m : 23s.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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