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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 나이츠-125화 (완결) (125/125)

# 125

헬 나이츠 5권 (25화)

그때, 집무실 쪽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욘석들아, 엄마 일하시게 그만 떨어져. 이 증조할애비랑 놀자구나.”

그 소리에 아이린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할아버지.”

“오냐, 많이 바쁜 모양이구나.”

“언제나 똑같죠. 그보다 지금 오신 거예요?”

“오냐.”

“가신 일은요?”

“후후후, 잘 넘겨주고 왔다. 이제 할애비는 백수다.”

“에이, 잘하셨어요. 이제 건강 챙기시면서 증손주들이랑 노세요.”

“그래볼까?”

루세프는 환한 얼굴로 안나와 도니를 안아 들었다.

“잘 지냈느냐?”

“네, 할아버지.”

“네, 할아버지.”

“하하하, 대답도 잘해요. 아이구, 예쁜 것들.”

루세프는 증손주들이 어찌나 예쁜지 여기저기 뽀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린도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루세프는 두 손주들을 내려놓으며 조용히 말했다.

“증조할애비가 우리 증손자, 손녀를 위해서 선물을 가져왔단다.”

“네에?”

“정말요?”

“그러엄!”

“어디 어디요?”

“어디 있어요?”

안나와 도니는 누가 쌍둥이 아니랄까 봐 하는 행동이 똑같았다.

“찾아보거라. 선물은 찾는 사람이 임자!”

“와아아아!”

“내가 찾아야지!”

“나도 찾을 거야!”

안나와 도니는 힘차게 말을 하고는 집무실을 뛰쳐나갔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루세프는 고개를 돌려 아이린을 쳐다보았다.

“얼굴이 많이 좋지 않구나.”

루세프는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아이린이 살짝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괜찮아요. 그이가 돌아올 때까지는 어쩔 수 없죠.”

“벌써 10년이 지났구나.”

“네에…….”

“괜찮은 것이냐?”

“네에, 그럼요. 전 괜찮아요.”

아이린은 씩씩하게 말을 했지만, 그녀의 눈은 슬픔으로 가득했다. 그것을 알기에 루세프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저 머리를 쓰담쓰담해 주고는 몸을 돌렸다.

“그래, 일 보거라. 난 우리 증손자, 손녀나 보러 가야겠다.”

“후후후, 네, 할아버지.”

루세프가 막 집무실을 빠져나갈 때, 네빌 집사가 곧바로 들어왔다. 네빌 집사는 나서는 루세프를 발견하고 움찔했다가 이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오셨습니까.”

“오호, 네빌. 자네도 잘 지냈는가.”

“저야 항상 똑같습니다.”

“알겠네. 그럼 일 보게나.”

“네, 어르신.”

네빌 집사가 공손하게 인사를 하였다. 루세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밖으로 나갔다. 루세프가 멀어지는 것을 본 네빌 집사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아이린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아이린은 다가오는 네빌 집사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네에, 마님. 그것도 아주 큰일입니다.”

큰일이라는 말에 아이린은 덜컥 겁이 났다.

“무, 무슨 큰일인데요?”

아이린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네빌 집사가 품에서 하나의 서신을 꺼냈다.

“이건 에페로 영지에서 보낸 서신입니다.”

네빌 집사가 내민 서신을 아이린이 확인해 보았다. 내용을 확인한 아이린의 두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이, 이것이 정말 사실이에요?”

“네, 마님.”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두 왕국이 왜?”

“그건 저도 확실히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두 왕국이 저희를 노리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네빌 집사의 확신에 찬 말에 아이린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당장 오라버니와 각 기사단장들을 불러주세요. 아무래도 대책 회의를 해야만 할 것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네빌 집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아이린은 다시 한 번 서신의 내용을 확인했다. 읽고 또 읽어봐도 똑같은 내용이었다.

“왜? 왜 갑자기 우리를?”

아이린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공격을 하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였다.

“아아…….”

순간, 아이린은 현기증이 일었다.

그녀는 재빨리 옆에 있는 책상을 손으로 짚었다.

“아니야, 정신 차려야 해. 그이가 올 때까지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 상황을 넘겨야 해.”

아이린은 정신을 차리려고 두어 번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고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곧바로 책상으로 돌아가 펜을 들었다. 빈 종이를 가져와 그곳에 뭔가를 빠르게 적기 시작했다.

3

어둠이 내려앉은 집무실에는 아이린을 비롯해 아크, 네빌 집사, 베일 제1기사단장, 알렌 제2기사단장이 함께하고 있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마론 왕국과 하버트 왕국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신 때문이었다. 아니, 벌써 병력이 모여 이곳으로 출진 중이라는 보고가 올라왔다.

얼마나 은밀하게 준비를 했는지, 병사들이 출진하고 나서야 보고가 올라온 것이었다.

“어떻게 하죠?”

아이린이 걱정스런 눈으로 물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속 시원한 답변을 쉽게 꺼내지 못하였다.

“그보다 왜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아보셨어요?”

그러자 네빌 집사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불안? 무슨 불안?”

아크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

“저희 영지가 워낙에 발전을 거듭하니 이러다가 주변 영지들을 하나둘 흡수해 독립적인 왕국을 건설할까 봐 겁을 먹어 그런 것 같다고 합니다.”

“에에? 고작 그런 이유입니까?”

베일 제1기사단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소리쳤다. 아크와 알렌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꼬투리 잡을 것이 없어서 그런 것으로 전쟁을 벌여?”

아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직접 나서서 처리하겠어.”

“마론 왕국이라면 가능하지만, 하버트 왕국까지 가세했습니다. 아크 님 혼자서는 무리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 이대로 당하잔 말인가?”

아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는 말이에요.”

아이린이 아크를 달래며 말했다. 그러나 두 왕국을 상대로 뽀죡한 방법은 없었다.

“이럴 때, 매제만 있었다면!”

아크가 말을 툭, 내뱉었다. 그러자 주위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아크도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헛기침을 했다.

“허험, 미안. 아이린.”

“아니에요, 오라버니. 저도 그이가 무척이나 그리워요. 하지만 지금은 그이가 없어요. 저희가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돼요.”

아이린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베일 제1기사단장이 말했다.

“에페로 자작령에 있는 기사와 병사 모두를 동원하겠습니다.”

곧바로 알렌 제2기사단장이 말했다.

“이곳 제이크 백작령에서도 기사와 병사들을 모두 동원하겠습니다.”

“그래도 10만 대군을 상대하기에는…….”

그랬다. 무리가 따랐다. 두 영지의 병사를 합쳐도 고작 5만이 다였다. 그것도 지난 10년간 꾸준히 훈련시키고 징병을 한 결과였다.

“그럼 어떻게 하죠?”

아이린의 말에 다시 한 번 긴 침묵이 흘렀다. 그러기를 잠깐. 긴 침묵을 깨는 소리가 있었다.

쾅!

집무실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여보! 아이린! 나 왔어!”

“에엥?”

“여보?”

“제이크 님!”

“제이크 님!”

“매제!”

갑자스런 제이크의 등장에 모두들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그들은 혹여 자신들이 잘못 보았는지 눈을 비비며 다시 확인해 보았다.

그곳에 떡하니 제이크가 서 있었다. 거짓이 아니었다. 진짜였다. 지금 집무실 문 앞에 서 있는 사내는 진짜 제이크였다.

거의 10년 만에 집에 돌아온 것이다. 제이크는 환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이린, 나 돌아왔어.”

그러자 아이린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제이크 품에 안겼다.

손에 느껴지는 이 감촉, 따뜻한 가슴, 그리고 그의 체취.

진짜 제이크가 확실했다.

“왜 이제야 오셨어요. 제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흐흑.”

아이린은 제이크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 제이크는 그 자리에 우뚝 서서 가만히 있었다. 그녀가 다 울 때까지 말이다.

그러는 사이 집무실로 하나둘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들어섰다. 모두들 낯선 얼굴들이었다. 그중 선두에 있던 사내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여기가 군단장님의 영지입니까?”

“그렇다.”

“에이, 너무 코딱지만 한데요?”

“그러게, 여기가 뭐가 그리 좋아서 그리도 돌아오고 싶어 했습니까?”

“내 말이…….”

“마계가 훨씬 나은데요?”

그들은 저마다 투덜거리며 말을 하였다. 그러자 뒤에 있던 누군가가 그들의 뒤통수를 냅다 후려쳤다.

딱! 따따따따딱!

“아얏!”

“어떤 새끼야!”

“내 뒤통수 때린 새끼, 죽여 버린다!”

“이 새끼, 안 튀어나와!”

그들은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소리쳤다. 그러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닥쳐, 이 새끼들아!”

“감히 도련님의 영지를 모욕해!”

나타난 그들은 바로 필과 폴이었다. 두 사람이 나타나자 열두 명의 사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다물었다. 모두 필과 폴의 눈치를 살살 살피는 것 같았다.

제이크 품에 있던 아이린도 울음을 멈추고 그들을 보았다. 그때, 아크가 다가오며 말했다. 그의 얼굴은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매제, 이들은 누구입니까?”

“아, 이 녀석들?”

제이크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아, 내가 군단장 자리 때려치운다고 하니까 마왕이 친위대를 붙여주지 뭐야? 떼어놓고 오자니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일단 데려오긴 했는데…….”

제이크가 말을 하면서 슬쩍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분위기마저 무겁다는 것을 느끼고 제이크가 조용히 물었다.

“근데 다들 얼굴 표정이 왜 그렇게 무거워? 무슨 일이야?”

그 말에 아이린이 박수를 쳤다.

“아, 맞다! 마침 잘 왔어요.”

“잉?”

아이린은 언제 울었냐는 듯 환한 미소로 대답했다. 그러고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다들, 그렇죠?”

아이린의 말에 모두들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얼굴에 어둠이 걷히고 밝게 빛이 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며칠 후, 제이크 백작가에 하나의 낭보가 전해졌다. 그것은 엄청난 소식이었다.

하버트 왕국군 10만 괴멸!

마론 왕국군 10만 괴멸!

이 모든 것이 단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에필로그

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정원 한곳에 아이린과 제이크, 그리고 쌍둥이 안나와 도니가 있었다. 그들은 정말 행복한 가족이었다.

“하하하하!”

“호호호호.”

정원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제이크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스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10년 만에 만난 안나와 도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었다.

“나 잡아봐라.”

“너, 진짜 잡히면 죽어.”

“호호호, 내가 잡힐 것 같아?”

“이씨, 진짜 죽었어!”

안나와 도니는 만날 저런 식으로 놀았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제이크가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았다.

“안나, 도니.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놀아라.”

“네, 아빠.”

“걱정 말아요.”

두 아이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주변을 뛰어다니며 신나게 놀았다. 제이크는 멀어지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때, 아이린이 살며시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당신, 정말 안 가봐도 돼요?”

“어딜?”

“어디긴 어디예요. 마계죠.”

“아항!”

아이린의 물음에 제이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응, 때려치웠다니까.”

그 말에 아이린이 머리를 들어 제이크를 쳐다보았다.

“아니, 그게 때려치운다고 때려치울 수 있는 거예요?”

“후후후, 나는 그래. 원래 마계 시간이 여기보다 열 배 느리게 가거든.”

“아, 그래요?”

아이린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렇다니까. 아무튼 마왕이 나보고 200년 채우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거든. 그래서 200년을 채웠지.”

“세상에, 정말 200년이나 근무를 한 거예요?”

“정말이라니까. 그래서 200년을 딱 채우고 마왕에게 소원을 말했지. 나 군단장 때려치운다고 말이야.”

“호호호, 정말요?”

“그래. 그런데 아무래도 마왕이 예상 못한 소원이라 살짝 당황한 거야.”

“그래요? 마왕도 당황을 해요?”

“그럼. 그런데 딱 보니 소원을 들어주지 않을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그 옆에 있는 마왕 아들에게 눈짓을 보냈지.”

아이린은 제이크가 하는 말에 집중하였다.

“사실 마왕 아들이 내 밑에서 수련을 받았거든.”

“그럼 마왕 아들이 당신의 제자가 되는 거네요?”

“그렇지. 어쨌든 그래서 마왕 아들이 냉큼 그렇게 하라고 한 거야. 그러면서 마계의 마왕이 한입으로 두말하지는 않는 거라면서 따지니까, 아무 말도 못하는 거지.”

“호호호, 마왕께서 아주 뿔따구가 났겠어요.”

“킥킥킥, 뭐, 그렇지.”

“그러고요? 계속 얘기해 줘요.”

“그러고 나서 어떻게 되었냐면…….”

제이크는 그동안 마계에서 있은 일을 하나하나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이린은 제이크가 하는 이야기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하지만 제이크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한 번 마계 군단장이면 영원한 군단장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마왕이 부르면 제이크를 데려올 수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물론 제이크는 강하게 거부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이크의 몸속에 흐르는 피의 운명은 거스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다시 5년의 시간이 흘러갔다.

“아, 진짜 공부는 내 적성에 안 맞아.”

“도련님, 그래도 공부는 하셔야 합니다.”

“싫어, 싫다고!”

“그럼 마님께 보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에잇, 맘대로 해!”

도니는 소리치며 공부방을 뛰쳐나갔다. 그러고는 복도를 따라 힘차게 내달렸다

“아이씨, 공부가 싫은 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난 공부보다는 검술 수련하는 게 더 좋은데.”

도니는 시무룩한 얼굴로 뛰어갔다. 그렇게 뛰어가던 도니가 어느 순간 걸음을 멈추었다.

“응?”

도니는 이상한 느낌을 받고 고개를 돌렸다.

“저곳은?”

도니가 바라본 곳은 바로 아버지 제이크가 검술 수련을 하는, 지하 연무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 허락 없이는 지하 연무장에 갈 수 없는데…….”

도니는 지하 연무장 앞에 서서 갈등했다.

아버지와의 약속이냐, 아니면 강한 끌림과 호기심이냐.

하지만 도니는 이제 고작 열다섯 살이었다. 아버지와의 약속보다는 호기심이 우선이었다.

“에이, 나도 몰라!”

도니는 지하 연무장으로 내려가는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냉큼 그 안으로 들어갔다.

도니는 넓은 연무장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야, 여기 좋다. 이런 좋은 연무장을 아버지 혼자 사용하다니. 치사해!”

도니는 입술을 삐죽이며 연무장을 확인했다. 그런데 한쪽 구석에 번쩍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도니는 자신도 모르게 그곳으로 이끌리듯 다가갔다. 마치 자석처럼 말이다.

“어? 이건…….”

도니가 도착한 곳에는 붉은빛이 감도는 갑옷이 하나 있었다. 그 갑옷을 발견한 순간, 도니의 눈이 흐릿해졌다.

“이야, 멋있다!”

도니는 저도 모르게 천천히 손을 뻗었다. 갑옷에 손을 대자 강한 빛이 도니를 감쌌다.

파아앗―!

그 순간, 도니의 귓가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와라, 주인!>

<『헬 나이츠』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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