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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의 요리사-162화 (162/314)

환관의 요리사 162화

선선했던 공기에 냉기가 감돌고 창가에 서리가 끼기 시작하자 소년은 결국 옷장을 열어야 했다.

솜이 두툼하게 들어간 솜옷에 질 좋은 사슴 가죽으로 만든 외투, 개중에는 호피를 대담하게 사용하여 멋을 낸 옷도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 소년이 꺼내 든 것은 고풍스러운 자수가 들어간 환관 예복이었다.

청색 비단에 은실 자수, 대모갑으로 만든 허리띠에 숫사슴 가죽신. 여기까지는 하복과 다를 바 없었지만, 동복은 안쪽에 도톰하게 솜이 들어가 있었고 허리띠의 장식도 더 화려했다.

오랜만에 꺼내 본 예복을 몸에 대어본 소년은 한숨을 내쉬었다.

“더럽게 불편해 보이네.”

좀 넉넉하게 만들지. 재단사에게 불평을 늘어놓은 소년을 보며 장소가 총총걸음으로 다가왔다.

“어? 어디 가실 일 있으세요?”

“응? 아아. 잠시 약속이 있어서 말이다.”

입는 것 좀 도와주겠니?

소년이 팔을 뻗자 장소는 능숙하게 소년의 시중을 들었다. 내의 위로 착 달라붙는 비단 재질의 상의를 입혀준 장소는 소년의 무기를 꽂을 칼집을 가져왔다.

튼튼한 가죽끈에 연결된 칼집을 소년의 옆구리 아래쪽에 매어주며 장소는 칼집에 무기를 꽂아 넣었다.

투척용 비수인 유성락.

무시무시할 정도로 잘 드는 혈옥비수.

그리고 소년이 비고에서 가져온 새로운 단검.

그것은 사람의 피를 탐하기 위해 만든 물건치고는 지나칠 만큼 화려했다. 무기라기보다는 차라리 장식용, 혹은 종교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법구(法具)에 가까웠다.

마치 금강저처럼 보이는 단검의 손잡이를 쥐어보며 장소는 허공에 몇 번 검을 휘둘러 보았다.

장식이 덕지덕지 붙은 탓인지, 아니면 칼날이 비틀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단검은 무게중심이 뒤틀려 있어 사용하는 데 몹시 불편했다.

숙련된 전사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무기였다. 화려함에 눈이 먼 애송이나 찾을 만한 무기를 굳이 가져온 것은 어째서일까. 장소의 시선을 느낀 소년은 쓴웃음을 지으며 변명했다.

“그건 무기가 아니란다. 뭐라고 해야 할까. 주술적인 물건이라고 해야 하나? 저주? 으음. 아무튼, 무기는 아니야.”

“그러면요?”

“음…… 그냥, 보험이지. 혹시나 모를 상황에 쓸 최후의 보루.”

제대로 작동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여간 판타지한 세계라니까.

웃으며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린 소년은 외투를 걸치고는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듯 혼자 골몰하던 장소는 나갈 채비를 하는 소년의 뒤로 바싹 따라붙었다.

“최후의 보루요?”

“그래. 진짜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 사생결단을 내야 할 때.”

그럴 때 쓰려고 가져온 물건이란다.

별일 아니라는 듯이 평온하게 말하는 소년을 보며 장소는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소년의 굽은 등을 쳐다보는 장소의 눈에선 나약한 자신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자신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최후의 보루를 준비할 필요도, 사생결단을 각오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한없이 작게 느껴지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장소는 소년에게 맹세했다.

“더 열심히 할게요. 그러실 일 없도록.”

장소의 얼굴에선 어린아이다운 오기와 호위무사의 집념이 느껴졌다. 소년은 주먹을 그러쥔 채 고개를 숙인 장소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그러고는 손을 올려 장소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럼. 믿지. 믿고말고.”

“그러면…….”

“그래. 그런 말 안 하마.”

가만히 장소의 좁은 어깨를 두드려준 소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짐했다. 장소가 안심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소년의 손길은 어쩐지 곧 떠날 사람의 마지막 인사처럼 희미하고 덧없었다.

불안감을 느낀 장소가 힘껏 끌어 안아오자 소년은 웃으며 장소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자, 이만 가야겠다. 약속 시간에 늦겠어.”

고개를 든 장소는 젖어 든 목소리로 물었다.

“어떤 분이랑 만나시는데요?”

“응? 안양비 님.”

그 말에 장소는 사레가 들린 것처럼 콜록거리며 가슴을 두드렸다. 한참 동안 기침하며 간신히 호흡을 회복한 장소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안양비 님이요?”

“그래. 슬슬 한번 뵐 때가 됐지.”

“그…… 어떤 일로 만나시는데요?”

장소의 질문에 소년은 표정을 굳혔다. 그러자 부드럽고 온화했던 분위기 또한 차갑고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마치 목숨을 걸고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지는 전사와도 같은 얼굴로 소년은 무겁게 입술을 열었다.

“실은, 후궁의 패권을 걸고 안양비 님과 한판 뜨기로 했단다.”

속된 말로는 맞짱이라고 하지.

숭고한 전투를 눈앞에 둔 전사의 목소리에 장소는 진지한 태도로 응답했다.

“아아, 그러셨구나. 네, 힘내세요.”

지나치게 뻔한 거짓말을 질책하는 듯한 장소의 태도에 소년은 웃으며 그의 머리칼을 헝클어뜨렸다. 꾹꾹 눌러가며 골고루 헤집어 머리를 새집으로 만들어준 소년은 피식 웃으며 손을 내렸다.

“이만 가자꾸나. 안양비 님께서 기다리시겠다.”

안양비를 보기로 한 것은 연좌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정원이었다.

북림궁에서 만난다면 소년이 압박감을 느낄 테니 일부러 중립적인 위치를 고른 것이리라. 정원까지 걸어가는 짧은 시간 동안 소년과 장소는 고향의 명절 음식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호오, 귀주에서는 입동절에 양고기를 먹는단 말이지. 하긴, 양고기는 온성의 식재료니 추운 겨울에 제격이지.”

“고기는 발라서 맵게 볶아먹고요, 뼈는 푹 우려서 탕을 끓여 먹어요. 탕에는 두부랑 배추랑 미나리가 들어가요.”

“호오, 그거 맛있겠는데.”

그것 말고도 대추를 넣고 오리를 찌기도 하고요, 또 구층병(九層皮)이라고 아홉 겹으로 만드는 떡도 먹어요. 저희 어머니가 떡을 정말 잘 찌시는데.

고향 이야기에 들떠있던 장소의 얼굴에 순간 서글픈 그리움의 빛이 감돌았다. 가만히 그 얼굴을 들여다본 소년은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묻지 말았어야 했다.

이 춥고 외로운 땅에서 그의 고향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말을 타고 달려도 몇 달은 걸리는 거리. 아직 부모의 품이 그리울 나이인 장소에게 그 거리는 얼마나 막막하게 느껴졌을까.

지금이라도 화제를 돌려야 할까. 고민하던 소년은 조금 느려진 장소의 발걸음에 맞추어 걸었다.

“귀주는 어떤 곳이니?”

그 질문은 서툴지만 다정한 소년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고향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에 얽힌 그리움과 슬픔, 원망까지도 들어주겠다는 소년의 진심. 잠시 입을 다물었던 장소는 천천히 담아두었던 말들을 꺼내놓았다.

“경사보다 훨씬 남쪽에 있어서, 따뜻한 곳이에요. 봄에는 유채꽃이 많이 피고,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고요. 다들 벼농사를 짓고, 또 귀주에서는 벼농사를 지을 때 논에 잉어를 풀어서 키워요. 벼꽃 잉어라고 하는데 크기는 작지만 기름지고 맛있어요.”

“좋은 곳이구나.”

“네, 물도 맑고, 겨울에도 따뜻해서 살기 좋은 곳이에요.”

오운 님도 나중에 놀러 오세요. 장소의 권유에 소년은 쓴웃음을 삼키며 그러겠노라고 약속했다.

묵혀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그리움이 조금 해소되었는지 장소의 얼굴에는 어느새 그늘이 걷혀 있었다. 생글생글 웃으며 앞장서던 장소는 손뼉을 치며 뒤를 돌아보았다.

“제 고향 이야기는 실컷 했으니까, 이번엔 오운 님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내 고향?”

잠시 생각에 잠긴 소년은 이내 장소의 속내를 짐작하고는 코웃음 쳤다.

요 녀석, 또 내 속을 떠보려고 하는구나.

잠시 고민하던 소년은 이내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주 무섭고 잔혹한 곳이었지. 배금주의에 찌든 황금의 망령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부패한 공직자가 넘쳐흐르며. 개인의 이기심이 극에 달해 모두가 차갑고 비정해진 참혹한 세계……!”

“어…… 의외로 저희랑 크게 다를 건 없네요.”

“뭐, 사람 사는 데는 다 거기서 거기인 법이지.”

뭐, 그 외에 이것저것 이야기할 건 많다만. 그건 조금 나중에 하자꾸나.

소년의 목소리가 가라앉자 장소는 순진한 어린아이에서 강직한 호위무사로 돌아왔다. 멀리서도 느껴질 만큼 압도적인 존재감. 저 멀리서 안양비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소에게 시선을 돌린 소년은 각오가 서린 사나운 미소를 지었다.

“그럼, 잘 부탁하마.”

“네, 맡겨주세요.”

반드시 지켜드릴게요. 어떤 위협에서라도.

* * *

정원 입구 부분에 놓여있는 큰 바위에 안양비가 걸터앉아 있었다. 값비싼 비단옷이 더러워지는 것 정도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호방한 자세에 질린 소년은 헛기침을 해 인기척을 내었다.

이미 소년이 왔음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안양비는 이제야 알았다는 듯 놀란 척하며 소년을 맞이했다.

“이제 왔는가?”

“예. 안양비 님. 후궁의 상호 오운이 왔사옵니다.”

“혼자 앉기엔 바위가 조금 넓군. 같이 앉겠나?”

엉덩이를 움직여 자리를 내주자 소년은 거리낌 없이 그녀의 옆에 앉았다. 그 당당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껄껄 웃은 안양비는 이내 친근하게 태감의 안부를 물어왔다.

“태감께선 무탈하신가?”

“예, 건강하십니다.”

“허어, 자네는 꽤 바쁘게 지냈다고 들었는데.”

“요즘은 많이 한가해졌습니다.”

그래? 그거 다행이군. 그런데 말이야. 안양비가 말꼬리를 흐리며 천천히 미끼를 던지기 시작하자 소년은 경계심 섞인 눈초리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자네가 그렇게 요리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말이야. 정작 나는 한 번도 자네의 요리를 먹어본 적이 없더군. 과자는 먹어보았지만 말이야.”

“허허, 과찬이십니다. 다른 분들이 좋게 봐주신 덕이지요.”

“지나친 겸손은 오히려 교만해 보이는 법이라네.”

안양비의 은근한 부탁에 소년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걸 어찌 대처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넘길 수 있을까.

침묵으로 자신을 옥죄어오는 안양비를 보며 소년은 각오를 다졌다. 어려울 때는 솔직한 게 제일이다.

“자신이 없습니다. 안양비 님.”

“자신이?”

“예.”

안양비 님의 상을 차리며, 음식에 독을 타지 않을 자신이 없습니다.

그것은 지나치게 날카롭고 직설적인 말이었다. 소년이 이렇게까지 담대하게 나올 줄 몰랐다는 듯 멍하니 소년의 눈을 들여다보던 소년의 말에 한 치의 거짓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박장대소했다.

“무례한 발언이군. 공식적인 자리였다면 목을 쳤을 게야.”

“다행이군요. 비공식적인 회담이라.”

“그래도 너무 솔직하지 않은가.”

“마음에 안 드십니까?”

너무 마음에 들지. 자넨 정말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사람이군.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프다는 듯 끅끅거리며 숨을 몰아쉰 안양비는 농담처럼 말했다.

“자네 요리라면 독을 삼키더라도 먹을 가치가 있겠어. 한번 시간 좀 내주지 않겠나?”

“글쎄요. 전 태감님의 요리사인지라.”

“쩨쩨한 사내로군.”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남자라고 기억해주십시오.”

영 신통치가 않군. 소년의 완고한 태도에 안양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양손을 들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시간을 내주겠나?”

안양비가 그의 눈을 들여다보자 소년은 갑작스럽게 가슴이 탁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그의 속마음을 낱낱이 까발려지는 듯한. 숨길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시선에 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사실은 무서워서 그렇습니다.”

“무섭다? 무엇이 그리도 무서운가?”

물론 내가 좀 무섭게 생겼다는 말을 자주 듣기는 하지만. 안양비가 능청을 떨자 피식 웃은 소년은 말을 이었다.

“제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게 무섭습니다. 안양비 님.”

안양비 님은 충분히 그럴만한 힘이 있으신 분이니까요. 소년의 말에 안양비는 멈칫하며 소년을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이해한다는 듯 조용히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지. 말은 만들고 꾸미기 나름이니. 자네의 걱정도 이해가 되는군.”

우리가 아직 그렇게 신뢰할 만한 사이는 아니지. 가만히 발을 까딱이며 생각에 잠겨 있던 안양비는 결심했다는 듯 말문을 열었다.

“어찌하면 되겠나.”

“예?”

“어찌해야 자네의 신뢰를 살 수 있겠나.”

그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믿을 수 있을까. 안양비를 신뢰할 수 있을까.

태감에게 들었던 안양비에 대한 악평, 그녀의 소문을 전부 잊고 소년은 자신이 보고 느낀 것만으로 그녀를 판단해 보았다.

믿을 수 있을까. 태감님의 정적을. 상념에 잠겨 있던 소년은 이내 그것이 자신이 결정할 수도, 결정해서도 안 되는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은 태감의 요리사였다. 소년의 얼굴에 떠오른 감정을 읽은 그녀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역시, 태감께 여쭈어야겠군.”

“죄송합니다. 제가 결정권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에도 없는 사죄를 입에 담으며 소년은 문득 자신이 안양비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이 안양비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태감에 의해 들은 것들이었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들을 기회가 왔을 때도 그녀의 강렬한 분위기에 휩쓸려 그녀의 본질에는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안양비.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할까. 그녀는 어째서 천하를 원하고, 그 이후에는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간신히 찾아온 평화의 시대에, 황후 자리에 오른 그녀는 무엇을 하려 할까. 적일지언정. 아니, 적이었기에 더더욱 소년은 그녀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약속해 주시겠습니까.”

“무엇을?”

“그 어떤 정치적 명분으로도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시겠습니까.”

그리해 주신다면, 제가 태감께 허락을 받아 보지요. 소년의 말에 안양비는 놀랐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나를 믿을 수 있겠는가?”

“믿기 위해선 우선 서로를 알아야겠지요. 알기 위해서는, 진솔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소년의 말이 끝나자 안양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 소년에게 안양비는 그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을 맹세했다.

“맹세하지. 절대로, 자네의 호의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은 소년은 그녀가 자리에 앉자 미뤄두었던 일들을 꺼내놓았다.

입동절 행사에 대한 합의는 오후가 훌쩍 지나 저녁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마무리되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안양비는 마지막으로 소년에게 강렬한 충고를 남겼다.

“그리고 말일세. 단검을 차는 위치는 조금 바꾸는 게 좋겠어.”

“예?”

“왼쪽 옆구리 쪽에 찬 모양인데 가능하다면 손을 바로 넣어서 뺄 수 있는 가슴 쪽으로 옮기는 게 좋겠네.”

그리고, 자네의 귀여운 호위 에게는 기척을 죽이는 법을 좀 더 수련하라는 말도 전해주고. 그녀의 말에 놀란 소년은 조금 늦게 대답했다.

“그, 유념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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