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관의 요리사 152화
“그렇다면 사양하지 않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한 가지 해결되자 소년은 안도의 기색을 보이며 숨을 내쉬었다.
이제 최소한의 준비는 한 셈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준비, 최소한의 성의일 뿐이었다.
지난 생은 얼마나 복잡하고 다사다난했는가. 오래전 외교관 만찬을 준비했던 추억을 되새기며 소년은 눈두덩이에 내려앉는 피로감을 느꼈다. 할랄 푸드를 먹는 무슬림, 코셔 푸드를 먹는 유대인.
그 외 종교적, 개인적 신념으로 채식만 하는 채식주의자, 극단적인 생명 존중 사상에 빠져들어 오직 과일만 먹겠다는 프루테리언.
그 모든 이들은 한꺼번에 대접해야 했던 고난에 비하면 고작 한 명의 비위를 맞춰주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눈두덩이를 문지른 소년은 본격적으로 질문을 시작했다.
“로샨 양께서 신관 지위에 계시니, 이야기가 빨라지겠군요. 괜찮으시다면 교리상 허가되는 식재료와 허가되지 않는 식재료에 대해서 여쭙고 싶습니다만.”
소년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긴 로샨은 신중하게 대답을 검토한 끝에 입술을 열었다.
“안달루스 정교는 의외로 관용적인 종교입니다. 신께서 허락하신 음식이라면 특별히 가리는 것이 없지요. 하지만 종교적인 신념 외에 관습적으로 기피하는 식재료가 있으니, 그것들을 알려드리지요.”
우선은 껍질이나 비늘이 없는 해산물입니다. 로샨의 말에 소년은 턱을 괴고는 생각에 잠겼다. 껍질이나 비늘이 없는 해산물이라?
“예를 들자면…… 음…… 해삼 같은 것들 말인가요?”
“예, 해삼이나 오징어, 문어 같은 두족류. 해파리 같은 생물들은 그 기이한 형태 때문에 악마의 자손이라 여겨지며 배척받지요. 그리고, 아귀 또한 꺼리는 편입니다.”
아귀라, 그러고 보니 아귀 먹은 지도 오래됐구나. 소년이 입맛을 다시자 로샨은 희미하게 웃음 지었다.
“그 외에는 어지간한 해산물은 다 먹지요. 라샤드국의 바다는 작지만, 매우 다양한 어종이 나기로 유명하답니다. 특히 신선한 새우와 가재 요리, 농어 요리를 즐기는 편입니다.”
해산물에 관용적이라니, 이 얼마나 즐거운 소식인가. 소년의 얼굴에 화색이 돌자 로샨은 한시름 덜었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두 번째는 가축입니다만, 안달루스 정교의 교리에 허가받지 않은 짐승은 포악하고 사나운 육식동물, 신의 사자인 신성한 말, 새끼를 가진 적 없는 낙타. 이 셋뿐입니다.”
육식동물은 그 포악함이 사람의 성품을 어지럽히는 것을 경계해서, 말은 신께서 구원자께 보내신 신성한 짐승이기 때문에.
낙타는 사막에서 가장 중요한 재산이기 때문에 가능한 출산 경험이 있는 낙타만을 도축하는 것이지요.
목이 탄 듯 차로 목을 축인 로샨은 그 외에는 딱히 주의해야 할 점이 없다며 소년을 안심시켰다.
“그 외엔 가장 무더운 혹서기엔 짐승을 도축하지 않는다. 정도가 주요한 관습입니다만, 이는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무더운 사막 기후의 특성상 부패를 경계하기 위함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확실히, 사막의 열기라면 제아무리 소금에 절이고 바람에 말린다 한들 부패와 변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합리적인 이유에 납득한 소년은 조심스럽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돼지고기는 금지하지 않으시나요?”
“예?”
“그, 사막의 종교 중에는 돼지를 금지하는 곳이 많지 않습니까.”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고 물과 식량을 많이 소비하는 돼지는 사막 지방에서 배척받는 가축이었다. 전생의 이슬람교, 유대교가 돼지고기를 금지한 것도 돼지가 사막에 적합하지 않은 짐승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소년의 말에 로샨은 난처한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확실히, 돼지는 비위생적이고 소나 양, 염소와는 달리 가죽이나 뿔, 뼈 등의 가치 있는 부산물을 제공하지도 않지요. 한때 라샤드국에서도 돼지의 수를 제한하고 다른 부가가치가 높은 가축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로샨이 말을 꺼내기를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그 대답을 대충 짐작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눈동자를 빤히 들여다보는 소년의 시선에 로샨은 결국 숨김없이 본심을 털어놓았다.
“어쩔 수 없지요. 돼지는 너무 맛있으니까…….”
느물거리는 미소를 입에 건 소년은 적극 공감한다는 듯 열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요. 돼지는 참 죄 많은 동물이지요. 어쩜 그리 맛있는지.
부끄러운 듯 헛기침을 하는 로샨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며 소년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로샨 양.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소년이 의례상 하는 인사말을 건네자 로샨은 입술을 깨물었다. 마치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는 듯이, 미련이 남은 표정으로 소년을 보던 로샨은 허리를 깊게 숙였다.
마치 속죄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죄인처럼, 그녀의 인사에선 절박함이 느껴졌다.
“고작 이 정도 도움은 제가 상호께 끼친 폐와 무례에 비하면 너무나도 약소하고 작은 것입니다.”
부디 필요하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어느 때라도 말씀해 주세요. 부리는 개나 소처럼 최선을 다해 보은하겠습니다.
그 부담스러운 열의에 거북함을 느끼면서도 소년은 그녀를 부끄럽게 하지 않을 만한 말을 골랐다.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래서는 마음이 편치 않으시겠지요.”
그때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소년의 의미심장한 한마디에 로샨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사명을 다하겠다는 듯이, 소년에게 자신의 목숨을 내주겠다고 거듭 다짐한 그녀는 그제야 마음의 짐이 가벼워졌는지 홀가분한 미소를 지었다.
* * *
형식적인 인사와 함께 궁을 빠져나온 소년은 기지개를 켜며 한숨을 내쉬었다. 불편한 자리에 뼈마디가 굳었는지 어깨에선 으스러지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노곤하게 늘어지는 근육과 나른하게 풀리는 긴장감에 굳어 있던 위장이 활동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꼬르륵 소리에 소년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배가 고프군.”
후궁의 살얼음판 같은 긴장감 속에서 위축되었던 그의 식욕이 갑작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맹렬하게 요동치면서도 까탈스럽게 음식을 고르는 자신의 위장에 황당함을 느끼며 소년은 위장이 들려주는 소리에 정신을 집중했다.
이렇게 배가 고팠던 것은 얼마 만인지. 침착하자. 지금 여기서 아무거나로 대충 배를 채운다면 열흘은 후회할 거야. 신중하게, 지금 내 위장이 원하는 요리를 찾아야 한다. 생선일까, 채소일 리는 없겠지. 틀림없이 육류다.
그리고 육류라면 틀림없이.
“돼지고기지.”
돼지고기는, 너무 맛있으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술에 취한 라하비를 간호하고 있을 로샨을 떠올린 소년의 얼굴에 음습한 그늘이 드리워졌다. 위장이 이토록 원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오늘은 불결한 돼지고기로 위장을 가득 채워볼까.
“그래. 불결한 돼지는 전부 치워버려야 해. 위장 속으로 말이지.”
소년의 말에서 담긴 섬뜩한 식욕은 조용히 소년의 등 뒤에서 그를 호위하던 두 소년의 위장에도 불을 붙였다.
위장이 연주하는 이중창과 함께 장소와 이삼이 소년의 옆으로 바싹 따라붙었다.
“맞아요! 돼지는 전부 먹어서 치워버려야 해요!”
“고기 한 점 남기지 않고 싹싹 치워야 해요!”
하여간, 우리 애들은 넉살도 좋지. 장단도 잘 맞춰. 아이들의 발랄한 목소리를 들으며 소년은 고민에 잠겼다. 지금 내 위장은 어떤 요리를 원하고 있을까.
오늘 뭐 먹을지에 대한 고민은 수십 년을 수행한 요리사도 풀기 어려운 난제였다.
광동식으로 달콤 짭짤하게 조릴까. 아예 부들부들하게 푹 조려서 동파육을 만드는 것도 괜찮겠지. 아니면 바삭하게 튀길까, 아니면 매콤하게 볶아볼까. 족발을 푹 삶아볼까.
아니면. 구울까. 생각이 구이로 넘어간 순간 소년은 자신은 통증에 가까울 정도로 강렬한 위장의 움찔거림을 느꼈다. 구이를 생각한 순간, 소년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수십 년간 몸에 익힌 중국 요리가 아니었다.
“돼지갈비. 그래, 오늘은 갈비 숯불구이다.”
가끔 고개를 들어 자신의 핏줄이 한국인임을 각인시키는. 일생의 대부분을 해외를 떠돌아다닌 그가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게 하는 원동력. 그 순간 소년의 혀는 맹렬하게 한식을, 돼지갈비를 원하고 있었다.
“역시, 아무리 배우고, 익혀도. 본성은 바꿀 수 없는 거야.”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면서도 소년은 후련한 듯 힘차게 걸음을 내디뎠다. 평생을 중화 요리사로 살았고, 한국에서 산 시간보다 해외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지라도. 그의 핏줄에 흐르는 것은 한국인의 피였다. 당연히 한국 요리가 그리울 수밖에.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며 주방으로 돌아온 소년은 도마 위에 두툼한 갈비짝을 올렸다.
이제는 꿈에서조차 흐릿해진 고향의 풍경을 그릴 수 있기를 바라며, 소년의 칼에 운석을 벼려낸 칼이 잡혔다.
반 뼘 크기로 토막 친 갈비에 칼날이 들어간다. 뼈와 거기의 경계선 쪽으로 깊숙이, 고기가 완전히 잘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포를 떠 고기를 길게 늘인다.
거기에 잘게 칼집을 넣어주고, 간장과 설탕, 과일과 양파를 갈아 넣은 양념에 재운다. 갈비는 참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다.
소년은 개인적으로 하루쯤 숙성시킨 갈비를 좋아했지만, 그의 굶주린 위장은 그 긴 시간을 기다릴 만한 인내심이 함양되어 있지 않았다.
위장의 패악질에 굴복한 소년은 어쩔 수 없이 마당에 숯불을 피우고 석쇠를 걸어야 했다.
황혼의 불빛마저 저물고 밤의 어둠 속에 별빛이 스며드는 시간. 밤의 어둠 한편에 내려앉은 별처럼 정원의 어둠을 밝히는 모닥불 속에선 향긋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타닥타닥 불티가 튀는 소리, 기름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그 매혹적인 화음 속에 이삼의 콧노래가 섞여들었다.
“이것 참 맛있어 보이는구나.”
기대감에 눈동자를 빛내는 태감을 보며 소년은 안쓰럽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거, 자꾸 아랫것들 회식에 끼지 마시고, 좀 직급에 맞는 분들이랑 노시지요.”
친구도 없습니까? 소년의 날카로운 말에 태감은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였다.
“나랑 직급이 맞는 인간들은 다 노친네들밖에 없어서 싫단 말이다. 왜, 불편하냐?”
“그럼 안 불편합니까?”
“불편할 게 뭐 있어? 편하게 있거라. 편하게. 사적인 자리 아니냐.”
이런 부장님 같은 새끼를 봤나. 댁 같으면 시발 편하겠수? 댁이 편한 건 윗대가리라 그런거고 이 양반아. 태감의 뻔뻔함에 입술을 내밀고 구시렁거리던 소년은 석쇠를 뒤집었다. 석쇠가 뒤집히자 갈비에 배어든 기름과 양념이 후두둑 떨어지며 요란스러운 소리가 났다.
매혹적인 불 향을 입은 갈비는 한입에 삼키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고혹적이었다.
그 유려하고 맵시 있는 자태에 홀린 태감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소년을 보았다. 애처롭게 흔들리는 그 눈동자에 소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의 허락이 떨어지자 태감은 자르지도 않은 갈비를 통째로 집어 들었다.
뼈 부분을 엄지와 검지로 살짝 쥐고, 고개를 들어 한입에 갈비를 밀어 넣었다. 마치 뱀이 먹이를 삼키는 듯한 광경이었다.
직화로 익어 가슬가슬한 갈비의 표면, 겉에 말라붙은 간장양념의 짭조름하고 달콤한 풍미.
씹으면 담뿍 배어 나오는 고소한 육즙. 양 볼을 가득 채워주는 고기의 충족감. 빗장뼈 안쪽에서부터 가득 차오르는 흡족한 감정에 태감의 입꼬리가 풀어져 헤벌쭉한 미소를 그렸다.
녹아내릴 만큼 달콤한 미소였지만 그에 익숙해진 소년은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장소와 이삼의 접시에 갈비를 덜어준 소년은 넌지시 태감에게 물었다.
“근데, 진짜로 친구 한 명 없는 건 아니죠?”
“친구? 그게 뭔데.”
와. 진짜? 농담 아니고 진짜로? 마치 공상 속의 존재를 말하는 듯한 태감의 말에 소년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
“흥, 친구 없어도 사는 데 지장 없다. 아니, 후궁에선 오히려 친구가 없는 게 속 편해.”
“이거 완전 그 뭐냐, 아싸였구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비아냥이라는 건 잘 알겠다.”
젊은 애들에게 주워들은 신조어를 떠올리며 낄낄거리는 소년을 향해 태감이 쏘아붙였다.
“그러는 넌 친구 있냐?”
“전 친구 많았습니다. 다 죽어서 그렇지.”
“너도 없는 거네!”
“원래 이 나이 때 되면 다 그래요.”
그리고, 없어진 것과 아예 없었던 게 같습니까?
소년의 잔학무도한 진실 공격에 태감은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지나치게 투여된 진실에 심장이 견디질 못하고 있었다.
꺼이꺼이 우는 시늉을 하는 태감을 보며 낄낄거린 소년은 그의 얼굴에 잘 익은 갈비를 들이밀었다. 어리둥절해 하는 태감에게 소년은 부루퉁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일단, 우리끼리는 친구인 걸로 합시다.”
그 퉁명스러운 제안에 태감은 멍하니 소년을 올려다보았다. 환한 달빛을 등 뒤에 둔 소년은 눈물이 날 만큼 신성해 보였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봐. 그런 말.”
“아 진짜.”
더럽게 찌질하네. 허우대는 멀쩡한 양반이. 툴툴거리는 소년에게서 갈비를 받아든 태감은 우걱우걱 갈비를 입으로 집어넣었다.
잘 먹는 아이 둘에 엄청 잘 먹는 태감 하나. 그럭저럭 먹는 소년까지. 네 명이 함께 달려들자 준비해 둔 갈비는 금세 동이 났다. 뜨거운 뼈를 쥐어 화끈거리는 손가락을 빨며 태감은 배를 두드렸다.
“이야, 잘 먹었다.”
“잘 드셨다니 기쁘군요.”
“못 먹어본 요리인데, 혹시 네 고향 땅의 요리냐?”
그 말을 꺼낸 직후 태감은 자신의 무신경한 발언에 경멸과 저주를 퍼부었다. 그 말을 이렇게 가볍게 꺼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아아, 나는 어쩜 이리도 둔하고 어리석은 걸까. 어찌 고향을 잃은 이의 앞에서 고향의 이야기를 물어본단 말이냐.
소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달빛이 그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기에 태감은 그의 슬픔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없었다.
아니, 어느 누가 짐작할 수 있을까. 다른 지방도, 다른 나라도 아닌.
다른 세계로 떨어진 이의 그리움을. 그 망향의 슬픔을. 돌아갈 수 없는 이의 한을.
이삼도, 장소도, 태감이라 할지라도 소년의 슬픔은 공감할 수도, 위로할 수도 없었다. 그저 침묵 속에서 소년의 말을 기다릴 뿐. 가라앉은 분위기를 느끼며 소년은 힘껏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뭐, 걱정하지 마십쇼.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니까.”
자신의 가슴 속에서 뜨끔거리는 통증을 무시하며 소년은 기세 좋게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제는 다 지난 일이라는 듯이. 정들면 그곳이 고향 아니겠냐는 말로 태감을 안심시키며. 하지만 소년의 혀뿌리에는 차마 내뱉지 못한 그리움이 남아있었다.
기억은 흐려질지라도, 맛은 흐려지지 않는다.
그리고 맛이 남는다면, 기억 또한 영원히 남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