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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의 요리사-132화 (132/314)

환관의 요리사 132화

배금성의 눈동자는 당장에라도 핏줄이 터질 것처럼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가슴속에 묻었던 비밀.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어야 하는 치부가 폭로되자 그를 구성하고 있었던 사회적 가면이 모조리 무너져 내렸다.

짐승처럼 숨을 몰아쉬는 그를 보며 소년이 빙그레 미소 지었다.

“왜? 궁금한가?”

“누구한테 들은 거냐……. 누구한테!”

“누구한테 들었을까. 죽은 사람한테서?”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라도 했을까? 아니면 몰래 지켜본 목격자가 있었을까. 소년의 혀는 독사처럼 은밀하고 치명적이었다.

당장에라도 달려들어 주먹이라도 갈길 것 같지만 배금성의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두려움이 담겨 있었다.

두렵겠지. 승승장구해 온 인생의 유일한 흠인데. 그 티끌 같은 흠 하나로 발판이 무너져 내리면 얼마나 속이 쓰리겠어.

즐겼던 음식이 입에 맞지 않게 되고. 좋아하던 놀이도 유치해지고. 아침마다 뿌듯함을 느끼게 해 주었던 물건도 기가 죽으면.

남자에게 남은 것은 오직 명예뿐이다. 소년은 그 점을 교묘하게 물고 늘어졌다.

“대단하신 식방각주께서, 실은 칼 한 자루 때문에 하나뿐인 친구를 찔러 죽인 살인자라니. 옛말에 은혜를 모르는 자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라고 했는데, 이제 보니 식방각주께선 사람이 아니라 짐승 새끼였구먼.”

“네놈……!”

“어이쿠. 황제 폐하께서 납시시는데. 무릎을 꿇어야지. 응?”

저 멀리서 황제의 행차를 알리는 웅장한 연주가 울려 퍼졌다. 만백성의 아버지. 대제국의 지배자. 위대한 용의 아들.

황제의 행차에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이 무릎을 꿇고 존귀한 용의 아들을 향해 경배했다.

오늘 경합을 참관하기 위해 모여준 백성들에 대한 감사. 오늘 경합을 벌일 두 요리사에 대한 치하의 말과 서로 속임수 없이 떳떳한 승부를 펼치라는 덕담.

평소였다면 경청하는 척이라도 했을 황제의 연설이었지만 배금성의 시선은 오직 소년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원망의 감정이 질척거리는 목소리로 배금성은 소년에게 물었다.

“원하는 게 뭐냐.”

“호오. 여기까지 와서 원하는 게 뭔지를 물어? 회유라도 하시게?”

“돈을 원한다면 네깟 놈이 평생 만져보지 못할 거금으로 보답하마. 여자? 땅? 말해. 말만 한다면 뭐든지 이뤄주겠다.”

고개를 슬쩍 돌려 배금성의 얼굴을 본 소년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어야 했다.

무릎 꿇고 절을 올리는 그의 얼굴은 도저히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만큼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온 세상의 불화와 억울함을 얼굴로 표현하는 듯한 배금성의 표정에 소년은 끅끅거리며 몸을 들썩거렸다.

“거, 얼굴 좀 피지 그러쇼. 소원 들어준다는 양반이 그런 얼굴로 있으면 누가 믿나.”

“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구나. 사지를 찢어발겨 돼지 먹이로 주고 싶다만, 바른대로 말하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인내심의 한계? 이야……. 왕년에 무협지 좀 열심히 보셨나 봐?”

이거 잘하면 요리하기 전에 고혈압으로 사람 골로 보낼 수 있겠는데? 배금성의 귀에만 들리도록 작은 소리로 깐족거리며 소년은 젊은 날의 유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젊은 시절, 그는 주먹만큼이나 혀도 독하기로 유명했었다.

‘상하이 뒷골목에서 정당방위 김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

뒤탈 없도록 늘 먼저 치게 유도한 다음에 싸웠으니까. 젊은 날의 수줍은 추억을 발판삼아 소년은 신들린 것처럼 혀를 놀렸다.

어린아이의 창의력과 젊은이의 강렬함. 노인의 노련함이 담긴 절묘한 비아냥이 쌓일 때마다 배금성은 발작적으로 끓어오르는 듯한 신음성을 내었다.

인신공격은 비겁하나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분기를 참으며 소리 없이 절규하는 듯한 배금성을 보며 소년은 슬며시 미소 지었다.

비겁하지만. 우리도 정정당당하게 솜씨를 겨룰 만큼 여유롭지는 않거든. 쓸 수 있는 수단은 다 써야지.

어차피 스포츠맨십 지켜가며 싸울 만큼 정다운 사이도 아니잖아?

“그럼. 정정당당하게 경합에 임하라.”

황제의 말이 끝나자 건장한 체격의 고수(鼓手)가 소가죽 북을 치기 시작했다. 사람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울림. 마치 전장을 연상시키는 북소리를 들으며 둘은 마지막이 될 대화를 나눴다.

“한 가지만 묻겠다. 백윤은 살아 있느냐?”

“궁금하면 목매달고 직접 확인해 보지? 아니다. 댁은 지옥 밑바닥에 떨어질 테니 그 양반 얼굴은 구경도 못 하겠네.”

“네가 원하는 것은 이 칼이겠지.”

소년의 조롱을 무시하며 배금성이 칼을 들어 올렸다. 운철로 만들어진 칼. 백윤이 소년에게 부탁한 그 칼이었다.

“네가 이긴다면 이 칼을 주마.”

“진다면. 사실대로 말하라?”

“너로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제안이지. 그렇지않느냐.”

“그래, 그렇지.”

소년의 입가에 스산한 미소가 어리기 시작했다.

관객들의 열광. 흥분. 고수의 북소리.

그것들은 소년에게 오래전 암흑 요리계의 기억을 상기시켰다.

상하이의 암흑 요리계. 삼합회와 야쿠자, 마피아, 갱.

뒷 세계의 이권이 걸린 차가운 검투장에서 소년은 무패를 자랑하는 검투사였다.

칼 한 자루만을 가지고, 무대 위에 상대와 솜씨를 겨룬다. 패배하여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패배자들의 마지막 단말마가 북소리 속에 섞여 메아리치는 듯했다.

비릿한 추억 속에서 깨어난 소년이 눈을 떴다.

내기의 상이 칼뿐이어서야, 재미가 없지.

소년의 굳어 있던 심장이 피를 갈구하기 시작했다. 악의를 절제할 필요 없는 ‘적’을 상대로, 소년의 마음속에선 흉심이 깨어났다.

완전히 작살을 내주기로 약속했지. 더 이상 사람 구실 못하도록. 백윤과의 약속을 떠올리며 소년이 조건을 추가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그 목소리는 모든 온기와 인정이 메말라 버린 것처럼 거칠게 갈라져 있었다.

숨길 수도, 숨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명백한 살의가 배금성의 목을 가리켰다.

“비밀과 함께 내 목을 걸지.”

“무슨 소리를…….”

“대신, 내가 이기면 칼과 함께 당신의 오른팔. 그걸 받아야겠어.”

손해 볼 것 없는 제안이잖아? 그것은 거절할 수 없는 강요였다. 배금성의 입술이 떨리며 비명과도 같은 말이 튀어나오기 직전. 소년은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왜. 자신이 없나?”

“……후회하게 될 거다.”

배금성의 구차한 엄포를 들으며 소년은 칼을 들었다. 백윤이 밤을 지새우며 벼려준 칼. 칼을 통해 세상이 보였다. 칼이 그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세상을 보았으니. 이제는 세상에 보일 차례다. 소년이 요리를 시작했다.

* * *

황제의 기미를 담당하는 환관. 송반(松盼)은 낙천적인 사내였다. 어린 나이에 팔려와 거세를 당하고 환관이 되었을 때도 그의 낙천성은 늘 그와 함께했다.

거세 좀 당하면 어때. 헌신도 짝이 있다는데 세상에 나 좋다는 여자 한 명이 없을까.

그런 그였기에 늘 죽음의 위험이 따라붙는 기미환관의 자리도 웃으며 받을 수 있었다.

어차피 한 번 살다 죽는 인생, 맛있는 거 실컷 먹다 죽으면 남는 장사 아니겠는가. 그가 독특하고 긍정적인 가치관과 낙천성 덕분에 송반은 빠르게 황제의 총애를 얻을 수 있었다.

“흐아아, 냄새 좋다아아…….”

“그러냐? 네 것 떠갈 때 좀 넉넉하게 떠가거라.”

“엇, 그럼 사양 않고, 잘 먹겠습니다.”

바로 대제국의 지배자이며 만백성의 아버지이신 황제 폐하와 시시껄렁한 농담 따먹기를 하며 웃고 떠들 수 있는 분에 넘치는 총애를 말이다.

그는 황제가 유일하게 태감에게만 보여주었던 민낯을 보여주게 된 사내였다.

황제라는 가면을 쓰지 않은 진비운(秦榧雲)이라는 이름의 청년은 의외로 정이 많고, 웃음도 많은 유쾌한 사람이었다. 그는 불쾌하지 않은 농담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좋은 이야기 상대였다.

그리고. 그가 아주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송반은 알아버렸다. 사실은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얼마 없고, 늘 격무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송반은 알아버리고야 말았다.

아마 평생 그를 배신할 수 없겠지. 위대한 지배자의 약한 모습을 본 순간 송반은 자신의 목에 채워진 형태 없는 목줄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모여든 백성들을 굽어보던 황제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송반에게 물었다.

“누가 이길 것 같으냐.”

“예? 그…… 그야 노련하신 식방각주께서 이기실 확률이 높겠지요. 그분은 오랜 시간 황실의 식탁을 책임져와 폐하의 입맛을 파악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 확신하느냐?”

장난기가 담긴 눈동자를 마주하며 송반은 또다시 황제의 승부욕에 불이 붙었음을 알아차렸다.

황제는 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 누구와도 겨룰 수 없는 높은 자리에 올랐기 때문일까?

천상의 존재를 어찌 지상의 존재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가 원하는 대로 어울려 주는 것이라면 이 미약한 자신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송반은 도발적인 표정을 한껏 꾸며내며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확신합니다!”

“오호라. 아주 자신만만하구나. 그럼 나는 오상호가 이긴다는 쪽에 걸어야겠구나.”

“어, 근데 폐하께서 심사를 보시는데…… 혹시?”

송반의 눈동자가 의심스럽다는 듯이 구르자 황제는 허리를 펴고 근엄한 표정으로 그의 알량함을 꾸짖었다.

“어허! 법의 수호자인 짐이 알량한 승부에 눈이 멀어 공정함을 잃으리라 생각했느냐?”

“저번에도 전례가 있으셔서…….”

“어찌 짐의 신하 되는 자가 믿음이 없는가!”

추상같은 황제의 기세를 받으면서도 송반은 고개 숙여 구시렁댔다. 저번에도 막 억지 쓰시고 그러셨으면서. 황제는 헛기침하며 화제를 넘겼다.

“아무튼, 내기라면 뭔가 거는 것이 있어야지.”

“노래는 절대 안 할 거예요!”

내기에 진 대가로 반룡궁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했던 송반은 얼굴을 새파랗게 물들이고 고개를 저었다. 황제는 그 표정이 재밌었는지 노래도 괜찮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도 금형부에 출두해서 조사를 받았단 말이에요!”

“어허, 이번엔 짐이 미리 금형부사에게 말을 해두마. 괜찮을 거다.”

“다음에 또 오면 그땐 곤장을 치시겠다고 했는데……!”

한참을 실랑이한 끝에 송반의 벌칙은 반룡궁 내원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럼 상은요?”

“흠. 요 옥가락지는 어떠냐? 청옥으로 만든 거라 제법 값이 나가는 물건이다.”

“맨날 물질적인 걸로만 때우려고 하시고…….”

송반은 울상을 지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 작은 가락지 하나가 그의 몇 년 치 봉급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젊은 친군데, 너무 놀리지는 마십시오.”

옥구슬이 구르는 듯한 청아한 미성에 송반이 고개를 들었다, 새카만 흑단 가면을 쓴 사내가 황제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태감은 인사 후 황제의 허락도 없이 그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송반은 그 또한 황제의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황제의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 사석에서나마 황제와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 송반은 그가 특권 계층에 껴 있다는 사실에 살짝 우월감을 느꼈다.

“자네가 송반인가?”

“예. 황제 폐하의 기미 환관인 송반이라고 합니다.”

태감이 그의 이름을 부르자 송반은 방금 전 우월감을 느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긋이 그를 굽어보던 태감은 황제를 보며 자신의 가면은 톡톡 두드렸다.

벗어도 될까요?

황제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굽실거리는 송반을 내려다보았다. 좋은 친구지. 인성도 좋고. 밝고, 명랑하고. 황제는 고개를 저었다.

황제의 부정을 받아들이며 태감은 씁쓰름한 미소로 송반을 동정했다.

정을 주셨으나, 결국 받아들이지는 않으셨군요.

황제란 외롭고,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그렇기에 때때로, 그 외로움을 희석시킬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외로움이 짙어지면, 고독이 골수까지 차오르면 미쳐 버리고 말 테니까. 황제란 미칠 수도 없는 존재였다.

잠깐이나마 고독을 잊을 수 있도록. 웃고, 떠들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황제가 그에게 요구하는 것은 딱 거기까지였다.

황제는 이해를 바라지 않는다. 위로를 바라지 않는다. 함께 울어줄 사람을 바라지 않는다.

그의 유일한 정치적 동반자이며, 그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인 태감도 그와 함께 울어줄 수는 없었다.

그를 이해하고, 그를 위로하고. 그와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오래전에 죽어버렸으니까.

‘부디 저 젊은 친구가 자신의 주제를 망각하지 않기를. 외로움에 지친 용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기를.’

그리된다면. 그를 기다리는 결말은 비참한 것일 테니. 태감은 진심으로 기원했다.

고수의 북소리가 끝나고. 요리가 종료되자 환관들이 요리에 뚜껑을 덮어 황제의 앞으로 가져왔다.

“이제 네가 일할 시간이구나.”

황제의 말에 송반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나선 것은 식방각주였다.

“외궁의 총괄 조리장. 식방각의 각주여. 그대가 오늘 준비한 요리는 무엇인가.”

황제의 목소리에 식방각주는 마른 침을 삼키며 접시의 뚜껑을 들어 올렸다.

“절심금탕대어시(絶心金湯大鱼翅)라 하옵니다.”

식방각주가 뚜껑을 열자 관객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실로 훌륭한 상어지느러미였다. 황금빛 육수에 담겨 있는 지느러미는 뭉개지거나 흐트러진 곳 하나 없었고 크기는 식방각주의 상반신이 가려질 정도로 거대했다.

대기하고 있던 환관들이 황제의 상까지 요리를 날라왔다. 상어지느러미의 위용에 압도되어 있던 송반은 조심스럽게 은 숟가락으로 상어지느러미의 끄트머리 부분을 잘라냈다.

“폐…… 폐하. 그럼…….”

“그래.”

황제의 허락에 송반은 조심스럽게 지느러미 조각을 입으로 가져갔다.

뭉클거리고 오돌토돌한 질감의 지느러미가 혀 위에서 미끄러지며 입안에 진하게 조려낸 상탕의 감칠맛이 가득 퍼졌다.

닭과 오리의 진득한 고소함. 짭조름한 화퇴의 맛.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요리의 맛에 빠져 있던 송반은 황제의 헛기침 소리를 듣고 나서야 숟가락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였다.

“독은 없습니다.”

“흠, 그래.”

무덤덤한 표정으로 숟가락을 든 황제는 상어지느러미를 떠 입으로 가져갔다. 우물우물, 몇 번 씹는가 싶더니 꿀꺽 삼킨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매우 훌륭하구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식방각주가 물러나자 이번엔 소년이 나섰다.

“후궁의 상호 오운, 그대는 오늘 어떤 요리를 준비하였는가?”

황제의 말에 소년은 조심스럽게 접시를 덮은 뚜껑을 열었다. 뜨거운 김과 함께 갇혀 있던 향기가 피어나는 순간.

그 향기에 바람은 춤을 멈추었고 새는 날갯짓을 잊었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찾아든 향기에 취한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떠들며 환호해야 하는 관객의 본분마저 잊고 아스라이 사라지는 향기의 잔향을 쫓았다.

침묵이 내려앉은 광경을 만족스럽게 훑어보며 소년이 입을 열었다.

“요리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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