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관의 요리사 124화
참수도에 피가 마르지 않고. 저잣거리의 장대엔 머리가 걸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
황제가 뽑아든 분노의 칼이 정계를 헤집고 썩은 고름을 짜내는 동안 소년은 더없이 한가하고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심심해 죽겠네.”
속 안쪽으로 개미가 돌아다니는 것처럼 간질거리는 가슴팍을 벅벅 긁으며 소년은 한숨을 내쉬었다. 병자 생활도 한 일주일 정도는 즐거웠지만 한 달씩이나 창밖의 잎이나 보며 누워 있으니 좀이 쑤셔서 죽을 맛이었다.
난화비에게 다녀온 이래로 소년은 단 한 번도 밖으로 나서지를 못했다. 극성스러운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하는 수 없이 침대에 매여 있었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소년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지 오래였다.
“고양이 불러다 드려요?”
보다 못한 장소가 에니멀 테라피를 권하자 소년은 솔깃했는지 생각에 잠겼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귀여운 것도 하루 이틀이지, 뭔가 활동적인 것을 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것만 같았다.
“그거나 좀 가져다주렴.”
“네.”
이삼과 장소가 가져온 것은 사람모양으로 만든 두꺼운 나무판자와 표창 한 무더기였다.
판자는 이미 과녁으로 사용한 지 제법 되었는지 패인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고, 표창은 소년이 평소사용하던 육중하고 둔탁한 유성락이 아닌 한 뼘이 채 안 되는 작고 가벼우며 끝에 붉은 술을 단 것이었다.
침대에 누운 소년은 무료한 표정으로 표창을 손에 쥐었다. 쥐는 법은 손잡이 부분이 아닌 날 부분. 누운 자세인 만큼 할의 기동 범위 또한 제한적이었기에 힘이 실리지 못한 표창은 느릿하게 날아갔다.
탁-
“머리. 만점.”
목질의 판자에 둔탁한 소리가 울리고 무미건조한 이삼의 목소리가 소년의 득점을 알렸다. 한 달을 넘게 이 짓만 했더니 이제는 수련도 지겨워졌다. 소년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 아직 더 누워계셔야 하는데…….”
“됐다. 이제 질렸어. 산 사람을 송장마냥 모셔놓으면 그게 송장이지, 사람이냐? 사람이면 사람답게 땀 흘리면서 살아야지.”
힘을 쥔다. 힘이란 움켜쥐는 것이다. 고목처럼 메마른 팔근육에 천천히 근육이 융기했다.
절뚝거리며 앞을 향해 나가선 왼다리의 대퇴근이 팽창하며 발가락이 바닥을 잡고 오른 다리가 뒤를 받친다. 석궁 위에 화살을 잰 듯한 긴장감. 멧돼지가 적을 향해 돌진하려는 자세.
전신의 힘이 팽창한 허벅지에 실린다. 천천히 오른발이 앞으로 나선다.
방아쇠에 검지를 올리듯이 신중하게. 소년의 시선 속에서 둔탁한 목판은 검은 옷의 암살자가 되었다.
“저…… 저거!”
감탄사가 나올 만큼 강렬한 진각과 함께 소년의 주먹이 판자를 후려쳤다. 우지끈 소리와 함께 둔탁한 목판이 부서지고 사방으로 나무 파편이 튀었다.
두 동강 난 합판을 지르밟으며 소년이 말했다.
“태감님께 전해. 오늘부터 일선 복귀하겠다고.”
“하지만…….”
“칼 좀 맞았다고 언제까지 환자 취급할 생각이야?”
때마침 방문을 열고 들어온 태감에게 소년은 이젠 쉬는 것도 질렸다고 하소연했다. 태감은 별 해괴한 놈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소년을 보았다.
“거 참 쉬는 게 지겹다고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또 처음이구나.”
“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한 달을 내리 누워있는데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리고, 슬슬 제 음식이 그립지 않으십니까?”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소년의 당당함에 태감은 실소를 흘렸다. 확실히 오 한 달간 소년의 식사를 입에 대지 못한 태감은 보는 사람의 애간장을 끓어 오르게 할 만큼 여위어 있었다.
가뜩이나 격무에 시달리고 있으면 식사라도 잘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소년이 보내오는 연민의 시선에 태감은 씁쓰름한 미소를 지었다.
“그립구나. 어머니의 모유보다도 그립고 어린 시절의 추억보다도 그리워.”
“그러면 먹어야지요. 잠시만 기다리십쇼.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 올릴 테니.”
소년의 말은 깨달음을 얻은 자의 가르침과도 같이 태감의 심장에 스며들었다.
그의 등 뒤로 열은 후광이 떠오르는 듯했고 거칠게 갈라진 목소리는 천상의 선율이었으며 그의 걸음걸이 마다 연꽃이 피어나는 듯했다.
소년의 뜨거운 시선을 마주하자 태감은 자신의 눈동자가 멀어버릴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탁하게 물든 맹인의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분명 낙원일 것이다. 그 낙원을 거닐 수만 있다면 눈이 멀어도 좋으리.
코끝으로 느껴지는 낙원의 향기에 태감의 입가가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하지만 냉엄한 그의 의무가 그의 표정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늘은 안 된다.”
“아아. 약속이 있으십니까?”
“약속. 틀린 말은 아니군.”
오늘은 같이 외식을 해야겠다. 시름이 깃든 태감의 말에 소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창고에 식재료가 넘치는데, 굳이 바깥에 나가서 밥을 먹자고요?”
“좋게 생각하면 너의 완치를 축하하는 기념에서 내가 거하게 쏘겠다는 거지. 아니면 단체 회식이라고 해도 되고.”
“뭣 하러 돈 낭비를 합니까? 돈이 썩어 넘치…… 아니, 썩어 넘치시겠지만.”
소년의 떨떠름한 얼굴만큼이나 태감 역시 내키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직장 일을 하다 보면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할 때가 있는 법.
그것이 먹기 싫은 음식을 자기 돈을 주고 먹는다는 끔찍한 일일지라도, 해야만 하는 것이다.
“가을의 끄트머리쯤에, 서방에서 사절단이 온다. 서방의 진귀한 물산을 진상하기 위해 각 나라에서 오는 사절단을 황제 폐하께서 소홀히 대접할 수는 없지.”
“총 책임자는 식방 각주. 외궁 총괄조리장이겠군요.”
“그리고 오늘 가는 곳은 총괄조리장의 수제자가 개업한 곳이다.”
소년의 눈동자에 열화와 같은 찬성의 의사가 떠올랐다. 병석에 메여 옴짝달싹 못 해 미칠 것 같았는데, 이런 기회를 줄 줄이야!
“가서 깽판을 치고 오잔 말씀이시군요. 아주 좋습니다.”
인생에 녹아든 진상 대처의 노하우를 모조리 보여주마. 심연을 본 자는 심연이 되듯이, 한평생을 진상손님을 상대하며 살아온 소년은 그누구보다도 강렬한 진상이 될 준비가 되어있었다.
소년의 열의에 태감은 헛기침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무슨 소리냐. 그냥 가서 먹어보고 솜씨를 가늠해보자는 거지.”
“깽판을 쳐서 사건을 키우려는 것아닙니까? 음식 맛이 거지 같은데 이거 총괄 요리장 솜씨도 안 봐도 뻔하다. 하면서-”
“어허, 여기가 저잣거리도 아니고. 그렇게 빤히 보이는 수가 먹히겠느냐? 총괄조리장을 끌어내리는 것은 내가 알아서 할 일이다. 넌 그냥 요리를 먹어보고 총괄조리장이 어떤 요리사인지를 느끼면 돼.”
소년은 뚱한 표정으로 삐딱하게 태감을 올려다보았다.
식방각주인지 뭔지, 어차피 나보다 젊은 놈일 텐데 요리를 하면 얼마나 하겠소. 걍 적당히 합시다.
소년의 표정에 태감은 엄격하고 냉철한 눈빛으로 응수했다.
몇 번 먹어봤는데 솔직히 그저 그렇긴 하더구나. 사실 나도 귀찮고.
태감이 흔들리자 소년은 꿀에 절인 복숭아처럼 달콤하고 은근한 불에 졸인 꿀처럼 농밀한 제안으로 태감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러지 말고 궁에서 먹읍시다. 닭도 튀기고. 오리도 굽고. 아, 오랜만에 족발이나 푹 고아서 먹는 건 또 어떻습니까.”
“족발?”
“족발 좋죠. 껍질은 부들부들하고 말캉한 것이 씹으면 혀 위에서 사르르 녹아내리고, 푹 조려진 고기는 결대로 죽 찢어지면서 육즙이-”
“크으! 못 참겠군! 천하에 네 실력에 비견될 요리사가 또 어디 있겠느냐! 금화 상단의 자금력을 뒤에 엎고 올라온 허수아비가 너에게 비할 수는 없지!”
“커흠!”
뒤에서 지켜보고만 있던 위정의 엄중한 경고의 헛기침에 태감은 금세 데친 시금치처럼 풀이 푹 죽었다.
“그래도 이번 일의 중요함을 생각하면 만전을 기하는 것이 옳다. 가자꾸나.”
“그렇지요. 금화 상단을 끌어내리는 일이니, 공을 들여야지요.”
서방에서 온 사절단은 오직 사절단만 오는 것이 아니다. 사절단과 함께 각국의 진귀한 물산을 실은 판매하기 위한 교역단 또한 함께 오는 것이다.
각국의 정예병이 함께하는 사절단의 비호를 받는 교역단의 상인들은 평소였다면 운송 중 발생할 위험을 감당하지 못해 시도하지 못했던 값비싼 물건들을 짊어지고 온다.
“평소였다면 사막의 도적이 무서워 가져올 엄두도 못 내던 일각수의 뿔, 상아와 용연향 같은 보물들이 오니 경사의 시장이 떠들썩해지지.”
“지금까지는 그것들을 금화 상단이 도맡아 팔아치웠지요. 구매한 가격의 수십 배나 되는 금액으로.”
“그것이 독점거래의 좋은 점이지. 그래도 남는 장사이니 서방의 상인들도 기를 쓰고 교역단에 참가하려하는 것 아니겠느냐?”
그들의 횡포가 가능한 이유는 교역단은 오직 황실이 지정한 상단에만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제국의 법 때문이었다.
이는 제국의 거래품목인 은과 철이 과도 하게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렇기에 은과 철을 취급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상단 중 가장 황실에 세운 공이 많은 금화 상단이 늘 독점권을 따낼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지.”
“하지만, 상단은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표가 상단은 은과 철의 취급권이 없고…….”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만들어둔 유령 상단이 있다. 이번엔 그 상단을 앞세우고, 투자는 내 개인 비자금을 이용해야지.”
그 단호한 결의에 소년은 식은 땀을 흘렸다. 정치인에게 돈이란 곧 기반이며 무기였다. 그 기둥뿌리를 투자하는 일이라면…….
“실패한다면 내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흔들리게 될 거다.”
“빨리 먹으러 가시죠.”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듯 걸음을 재촉하는 소년의 등을 보며 태감은 실소를 흘렸다.
“원 걱정도. 어차피 실패하면 비고에 가서 슬쩍 빼오면 되는데.”
“태감님.”
“알았다 알았어. 남 앞에선 이런말 안 한다.”
위정에게 가면을 건네받으며 태감은 쓰디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냥 궁에서 밥 먹고 싶다.
* * *
경사에서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음식의 맛, 그리고 가격 모두가 첫손에 꼽을 만큼 대단하다 하다는 하당월색(荷塘月色)의 특실. 특실은 가게가 자랑하는 연못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마련되어 있었다.
최고급 식기들과 선녀 같은 종업원들이 시중을 들며 나오는 요리는 그유명한 황궁의 식방각주에게 사사했다는 점주가 직접 만든 것이었다.
그야말로 금을 물 쓰듯 써야만 누릴 수 있는 최고급 호사를 누리면서도 식탁을 둘러앉은 이들의 얼굴은 펴질 줄을 몰랐다.
“간이 밍밍하네.”
“고기가 질기다.”
“저…… 이거 다 먹어야 해요?”
“적당히 먹고 남기거라.”
꿩고기와 전복, 해삼 등으로 만든 봉황 냉채부터 꿀과 함께 쪄낸 곰발바닥 요리 홍소웅장(紅燒熊掌).
가게를 대표하는 요리인 하당오복성(荷塘五福星)까지. 점주인 동시에 총주방장인 홍일문의 장기 요리가 줄줄이 나왔는데도 손님들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나오질 않고 있었다.
“큰일이구나. 저 가면을 쓴 분은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사례 태감이실 텐데, 만약 그분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면 가게의 명성이 땅에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례 태감께서는 평소에도 유명한 요리점에 혹평하시기로 유명한 분이신데…….”
“멍청한 놈! 본래 사람이란 좋은 소문은 흘려듣고 나쁜 소문은 주워섬기는 법이다! 가뜩이나 시기하는 이가 많은 우리 가게에 안 좋은 소문이 퍼지면 어찌 되겠느냐!”
그동안 그의 명성에 눌려 있던 이들이 승냥이 떼처럼 들고 일어나 그를 헐뜯을 것이다. 총괄조리장이 가르쳤다는데 솜씨가 형편없나 봐! 이거 총괄조리장도 별거 없는 거 아냐?
스승님에게까지 소문이 미칠 것을 생각하자 홍일문은 다급해졌다. 존경하는 스승님의 뒤에는 무시무시한 금화 상단이 있었다.
지금껏 그 비호를 받으며 다른 가게를 찍어 눌러 승승장구한 홍일문은 그 칼날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순간 벌어질 끔찍한 미래를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에이, 그래도 하나뿐인 수제자신데. 총괄조리장께서 그 정도로-”
그 모습을 보던 주방 보조가 괜한 걱정이 아니냐며 웃자 홍일문은 핏발이 선 눈으로 으르렁거렸다.
“멍청한 놈. 네놈은 그분을 뵙지 않아서 모르는 거다.”
그분이 얼마나 지독한 분인데, 작은 티끌 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으신 분인데. 나 같은 놈은 잘못 걸리면 목이 달아날 거야.
쥐도 새도 모르게 야산에 묻힐 거라고. 섬뜩한 상상이 점점 예정된 미래가 되려 하자 홍일문은 덜덜 떨리는 손을 부여잡으며 요리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최고로 좋은 녹용을 극상의 육수로 우려낸 청탕녹용(淸湯鹿茸)과 함께 귀하디귀한 재료를 사용한 비장의 요리를 들고 홍일문은 직접 특실로 향했다.
“요리는 입에 맞으시는지요. 본 점의 주인인 홍일문이라고 합니다.”
“아아, 잘 먹고 있소.”
키와 함께 혀도 반 토막 난 것 같은 건방진 꼬맹이가 혀를 놀려도 홍일문은 이를 악물고 내색하지 않았다. 속에선 천불이 끓을지라도 혀는 사근사근하게. 손님은 왕이라는 격언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홍일문은 자신이 직접 상에 탕을 올렸다.
“귀하신 분이 오셨기에 좋은 녹용으로 탕을 끓여보았습니다. 그리고…….”
홍일문의 지시에 상에 올라온 요리는 퍽 기이한 것이었다. 둥그런 것이 겉은 하얗고 속은 검은색과 녹색이 섞여 기이한데 그 안엔 흰 메추리 알 하나가 올라가 있었다.
“진귀한 재료가 들어와 한 번 솜씨를 부려보았나이다.”
그 요리의 이름은 명월조금봉(明月照金鳳)이라 했다. 봉황의 알을 비추는 밝은 달이란 뜻으로, 사슴의 눈알을 쪄서 만드는 요리였다. 분명진귀한 요리지만. 틀림없이 진귀한 요리였지만.
도저히 선뜻 손이 가질 앉았다.
이것은 맛이 좋거나 약효가 뛰어나 먹기보다는 진귀한 것을 먹었다는 사실을 즐거워하기 위하여 먹는 요리였다. 배에 뒤룩뒤룩 살이 찐 늙은이들이라면 모를까, 파릇파릇한 청춘들에게 대접할 만한 요리는 아니었다.
“이보쇼. 애들 먹는 음식인데 좀 어지간한 걸 만들어야지. 만들어도 하필……”
한 번.
“애들 먹을 건데 좀 모양이라도 가리던가. 보기 흉물스럽게 이게 뭐야.”
두 번째.
“거 참……. 이왕 만들 거면 맛이라도 있게 만들지. 맛도 영 어중간하고.”
세 번째. 그것이 결정타였다.
그 마지막 일격에 이성이 불타버린 홍일문은 입에 게거품을 물고 분노의 욕설을 토해냈다.
“이 먹을 줄도 모르는 것들! 이 진귀한 재료를 대접해 줘도 알지도 못하는 천박한 입을 가진 주제에 외궁의 총괄조리장께서 전수하신 요리를!”
얼굴을 벌겋게 물들이고 씩씩대는 홍일문을 보며 소년은 슬쩍 고개를 돌렸다. 탕을 한술 떠먹고 한숨을 내쉬던 태감은 소년과 시선이 마주치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허락을 받은 소년은 입꼬리를 귀밑까지 찢으며 홍일문을 조롱했다.
“그래? 그렇다면 그 총괄조리장이라는 양반 수준도 알만하군.”
아니면, 배운 놈이 병신이라 그런가? 듣는 이를 오싹하게 할 만큼 차가운 모욕을 던지는 소년의 얼굴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