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의 요리사-90화 (90/314)

환관의 요리사 90화

납치 대상의 발악에 사내들은 익숙하게 행동했다. 지시를 내리는 사내와 포대 자루를 든 사내는 뒤로 빠지고 앞과 뒤에서 두툼한 몽둥이를 쥔 사내들이 골목길 양 끝을 틀어막아 소년들을 포위했다.

몽둥이에는 두툼한 천을 감아 상처가 남지 않고 타격의 소음을 줄이는 치밀함이 보였다.

손때 묻은 손잡이는 이 장비가 얼마나 효과적이고 섬세하게 아이들을 침묵시켜왔는지에 대한 증명이기도 했다.

사람 한 명이 지나다니기 힘든 좁은 골목을 선택해 양 입구를 막아 포위를 좁히는 노련함, 인두겁을 쓰고선 저지르지 못할 패악적이며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름에서 망설임이 보이지 않는 익숙함.

하지만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후궁제일의 권력자. 태감의 심복인 호위무사 장소였다.

뛰쳐나간 장소가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소년이 그 정체를 파악하기도 전에 장소는 이미 납치범의 지척에 도달한 후였다.

몽둥이를 위에서 아래로 휘두르는 정직한 일격. 순간 장소의 신형이 풀썩 꺼졌다.

“아니?!”

한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자세를 낮춘 장소가 사내의 엄지발가락 대돈혈(大敦穴)을 내려찍었다.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의 경혈을 찍힌 무시무시한 통증에 사내가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수그린 순간, 장소의 무기가 솟구쳐 올라 사내의 아래턱을 바스러뜨렸다.

소년은 그제야 장소가 꺼낸 병기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톤파!”

검은 칠이 된 목제 단봉에 가로로 손잡이를 댄 것. 사내의 아래턱을 부수고 아랫니를 모조리 튀어나오게 만든 병기는 다름 아닌 괴(拐)였다.

검과 창을 중시하는 제국의 무술계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병기는 아니나 방어가 용이하고 은닉하기 쉬우니 언제나 태감을 밀착 호위해야 하는 장소에게 잘 어울리는 병기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제기랄, 철수! 보통 놈이 아니다!”

너덜거리는 아래턱에서 이빨과 핏물을 게워내는 사내의 모습에 질겁한 납치범들이 뒷걸음질 치자 장소는 품에서 날카로운 철침을 꺼내 들었다.

한 뼘 정도 길이에 새끼손가락 굵기의 철침은 이삼이 던진 비도술처럼 유려하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매서운 소리로 공기를 가르며 납치범들의 손을 꿰고 벽에 틀어박혔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처럼 비명을 지르는 납치범들의 비참한 꼴에 소년은 서둘러 달려갔다.

아무리 납치범이라 해도 인권이 있을 텐데 이 무슨 무참한 꼴이란 말인가! 어느새 인류애가 소년의 가슴에 싹튼 것일까?

“요 개새끼들 잘 걸렸다.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주지.”

“그…… 그만둬!”

납치범에게 인권은 무슨 인권. 소년은 불편한 다리 대신 자유로운 손으로 세상에 참 정의를 실천해 주었다. 손바닥이 꿰뚫렸을 때보다도 비참하기 그지없는 비명이 한동안 골목길에서 메아리쳤다.

잠시 후, 진정한 정의와 도덕을 실현한 소년은 그 대가로 더러워진 손을 씻으며 납치범들을 위로했다.

“그래도 너희들은 아래쪽만 불구가 되었지, 평생 죽만 먹으며 살지는 않아도 되잖아? 저 친구처럼.”

아직도 피거품을 게워내는 첫 번째 희생자의 모습에 납치범들은 긍정해야 할지, 만약 부정한다면 자신들도 저 꼴이 되지는 않을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긍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설령 사지를 다 깎아도 그곳만큼은 건들지 않는 것이 사내들의 암묵적인 약속이거늘, 되바라진 꼬맹이가 인의예지와 법도를 모르는구나! 납치범들의 시선에 소년은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그래, 그 몸으로 밥이라도 벌어 먹으려면 환관이라도 해야 할 텐데, 환관은 방울만 아니라 기둥도 잘라야 했지? 내 큰 실수를 했군.”

걱정 마친구들, 내 이래 보여도 칼솜씨는 쓸만하니, 고통은 적을거야. 비고에서 잠들어 있던 혈옥비수에게 피를 축여줄 생각에 소년의 얼굴에 음산한 그림자가 떠올랐다.

섬껏한 혈광을 번뜩이는 새카만 비수의 살기에 납치범들은 다리를 오므렸다.

아, 이거 잘못되면 진짜 X 되겠구나!

납치범들의 우두머리 격인 사내가 설설기며 소년의 비위를 맞추려 했다. 피를 철철 흘리는 손을 부여잡고 간사하게 웃는 꼴이 픽 우스웠다.

“아이고 나으리,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먹고 살기가 팍팍해 이놈들이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습니다.”

“크흑, 병든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는 집에 이제 막 젖을 땐 아이가 셋이나…….”

세상에 사연 없는 이가 얼마나 있겠는가. 듣자 하니 하나같이 사정이 좋지 않고 집에는 병든 가족이 줄줄이 딸려 있으니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동정심이 생기게 하였다.

비록 천하에 둘도 없이 사악한 범죄를 저지른 놈들이라고는 하나 그사연이 딱하니, 소년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너희들의 말이 맞다.”

“크흑, 나으리…….”

“그래 처맞는 말 씹새들아!”

소년의 왼발이 크게 앞으로 나가며 체중을 실었다. 육중한 진각을 밟으며 소년의 상체가 앞으로 나섰다.

주먹과 팔꿈치의 각도가 수직이 되는 갈고리 같은 펀치. 장렬한 레프트 흑이 사내의 턱을 후려쳤다.

비록 비루한 몸에 갇혀 제 성질을 다 내지는 못하고 살았지만 젊은 시절 소년은 홍콩의 뒷골목에서도 독종으로 소문 난 싸움꾼이었다.

작지만 옹골찬 주먹이 휘둘러질 때 마다 납치범들의 입에선 곡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염병할 새끼들이 사람을 호구로 봐도 유분수지.”

“관에 넘기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럼 어떻게 되는데요?”

“사형이죠.”

참으로 명쾌한 대답이었다. 평생을 인권을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시대에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살았던 소년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냉혈한 판단에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지옥에 너희들을 위해 특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기를 빈다 개자식들아.”

기분 좋게 납치범의 고간을 지르밟으며 소년은 이 세계에 태어난 이래 가장 환하고 사심 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 * *

오상비(五祥妃).

다섯 명의 존귀한 황후 후보자. 제국 각지에서 거르고 걸러 선출된 재녀 중의 재녀들. 제국에서 가장 은밀하고 조용한 곳에도 마침내 파란과 격동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었다.

시대가 변화를 원하고 있다.

“변화란 규칙의 파괴이며, 새로운 규칙의 생산이기도 하다.”

변화의 축이며 원인이기도 한 여인. 안양비는 다가올 시대를 보고 있었다. 지금껏 다른 비 중 가장 활발한 정치 활동으로 후굴 제일의 파벌을 일구어냈으나 결국 예측의 실패로 거대한 적을 마주하고야 말았다.

“새로운 규칙에 삼켜질 것인가, 규척을 만들어낼 것인가. 그도 아니라면 옛 규칙과 함께 몰락할 것인가. 그 첫 번째 분수령이 다가왔군요.”

미지근하게 식은 차를 데우며 장태감은 그녀가 그리고 있는 청사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시대가 오리라. 창과 칼 대신 혀와 돈으로 싸워야 하는 추잡한 전쟁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황후 후보자는 모두 적이라 생각했다. 애초에 처음부터 포용할 생각도, 손잡을 생각도 없었지. 그것이 나의 패착이다.”

홍엽비는 어렵지 않게 낙마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지기반이 약한 난화비는 적수가 아니리라 판단했다. 물욕이 없는 부여비는 적수로 돌릴 필요가 없으리라고 믿었다.

그것이 터무니없는 오판이었음을 깨달은 것은 세 명의 황후 후보자가 그녀의 적수가 되어서로 손을 잡은 후였다.

“양단.”

증오를 담아 씹어 뱉듯이 양 태감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안양비는 일그러진 미간에 손을 얹었다.

홍엽비의 마음을 치유한 것도, 지지기반이 약한 난화비의 기반이 되어준 것도, 물욕이 없는 부여비에게 욕망을 싹퇴운 것도 모두 그였다.

“정확히는, 양 태감님의 수완이 아니라 그분께서 부리시는 그 친구의 수완이 대단한 거였지요.”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란 말일세.”

그녀는 실패를 증오할지언정 거부하는 여인은 아니었다. 자기기만으로 인한 현실도피로 실패를 외면해본들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차가운 이성으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며 안양비는 후궁의 판도를 예측하려 했다.

“요리, 요리라. 양단, 그자의 판단이 옳았단 말인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야, 어찌 겸양을 알고 절제를 아는 이가 한낱 식욕에 정신을 판단말인가.”

대의를 꿈꿔온 여인에게 음식은 저급한 욕망의 일부분일지도 모른다.

안양비의 자기반성을 지켜보며 찻잔을 기울이던 장 태감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 그리 가벼이 말씀하시나이까. 겸양과 절제는 선비의 미덕일지도 모르지요. 하나 그것은 결국 범속한 이들이 선망하는 선비정신의 과장된 허세가 아니옵니까. 사람이 태어나 자라는데에 꼭 필요한 것세 가지가 의. 식. 주라지요. 입는 것과 먹는 것, 살 집이 없다면 사람이 어찌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장 태감의 말에 안양비는 범 같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그의 말에 반박했다.

“그런 범속한 욕망에 초탈한 것이 선비의 덕이요 절개가 아닌가. 입에 즐거운 화려하고 기름진 음식은 당장은 입을 즐겁게 하나 배에 기름이 끼게 만들고 몸을 둔하게 하며 정신을 나태하게 하는 법이지.”

안양비는 장 태감의 말이 탐탁지 않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장 태감은 몇 번이나 소년의 우수함을 거듭강조한 만큼 안양비 역시 소년이 범상한 자가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겠으나 그렇다고 그의 쓸모가 대사(大事)의 성패(成敗)를 좌우할 거라는 장태감의 말은 믿기가 어려웠다.

“그 친구 덕에 여러 번 대사를 그르치셨으면서도 아직 그 친구를 인정하지 못하시는군요.”

“소인배라 하고 싶은가?”

“어찌 존귀하신 분께 그런 망발을 하겠습니까.”

입꼬리를 비죽 올리며 교묘하게 비꼬아오는 장 태감의 언동에 안양비가 남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정숙함의 극치가 평가받는 후궁의 비라고는 믿을 수 없는 표정에 장태감은 후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살피며 경계했다.

눈앞의 여인이 타고난 투사이며 송곳니를 가진 야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날카로움과 강인함, 후궁의 비에 어울리는 덕목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장 태감은 자신이 모시는 여인이야말로 후궁의 정점에 설 것을 믿어의심치 않았다.

“그럼 우선, 다가올 일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겠군요.”

“큰일을 하기 위해선 작은 일부터 준비를 해야지.”

자신이 가진 패를 고르던 안양비는 태감이 식은 차를 데워 상에 낼 때 쯤 상념을 정리했다.

“내일, 옥린비를 부르게.”

난화비가 후궁의 비들에게 송하회(送夏會)의 초청장을 보낸 지 이틀째 되던 날. 북림궁의 그림자 아래에선 새로운 음모가 싹트고 있었다.

* * *

늘 따스한 봄일 것만 같았던 서난궁의 정원에도 가을은 찾아왔다. 끄트머리가 가을의 색채로 물들고 있는 나뭇잎을 보며 소년은 지난날 이정원을 찾았던 일이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제법 교분을 나눈 사이였지만 소년에게 난화비는 여전히 신비한 사람이었다.

기마 궁술이라, 보통 여인이 취미로 삼기에는 버거운 일이 아닌가.

하지만 군사국가인 제국에서 여인도 호신을 겸하여 무술 한 가지 익히는것이 큰 흠은 아니었다. 그 종목이 좀 독특할 뿐.

그렇기에 난화비가 그를 응접실이 아닌 연무장으로 그를 불렀을 때 소년은 그녀가 무엇을 보여주더라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소년은 지레짐작으로 이번엔 검무라도 보여주시려나 하는 생각을 했다.

흑단처럼 검고 윤기 나는 머리를 한줄기로 맣은 채 유려한 검 한 자루를 손에 쥔 여검사의 모습은 그림같을 테지. 소년은 아무리 그래도 대도나 도끼 같은 육중한 중병기를 휘두르고 계시지는 않을 거라는 희망을 담아 연무장의 문을 열었다.

소년의 기대와 희망을 무참하게 찢어발기며, 번뜩이는 창극은 벼락처럼 빠르고 매섭게 공기를 가르며 휘둘러졌다.

준엄한 심판을 약속하는 창날의 움직임은 소년의 기대 이상으로 유려한 것이었고 때때로 창날의 아래로 달린 용맹한 월아가 폭발적인 위력을 더해주었다.

육중한 칼날이 난화비가 흘린 땀만큼 밀도가 높아진 대기를 가로로 베어 갈랐다.

방천화극(方天畵戟) 그 인중룡 여포가 사용했다고 하는 육중한 장병기.

소년은 단번에 그것이 사람과의 전투를 상정한 것임을 깨달았다. 붉은 술을 허공에 흔드는 극이 허공에서 가속할 수록 상대는 입체적으로 소년에게 다가왔다.

중키의 성인 남성 무기는 우검 좌방패. 오른손잡이이며 몸을 사선으로 틀어 방패를 들어 올린 자세. 신중하게 반걸음씩 뒤로 물러서며 난화비의 공격을 흘리고 있다.

그 순간 난화비가 크게 뒤로 물러섰다. 사내가 공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방패를 내리고 찔러 들어온 것이다.

몸을 완전히 앞으로 내미는 자세, 팔의 길이게 검의 길이가 더해져 사내의 공격 범위는 단창에 필적했다.

하지만 난화비의 대처는 노련했다.

그녀는 극이라는 무기의 특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었다.

장병기의 특성상 회피하기에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던 그녀는 상체를 뒤로 넘기는 자세에서 극을 아래쪽으로 휘둘렀다.

월아를 이용해 상대의 다리를 베어낸 것이다.

“얕았군.”

난화비의 표정에서 소년은 그 회심의 공격이 신통치 않았음을 깨달았다.

방패를 든 사내의 대처가 상상 이상으로 노련했던 모양이었다. 그 순간 연무장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창극을 앞으로 내민 채 미동도 하지 않는 난화비, 틀림없이 간극을 재고 있는 것이리라.

‘앞으로 일 합 안에 승부를 낼 생각인가.’

장병기의 무게, 그리고 여성이라는 신체조건의 특성상 난화비는 필연적으로 단기 결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초반에 그토록 폭풍처럼 몰아친 것이리라.

창날이 살짝 아래쪽으로 처지는 자세, 팔의 위치가 높았다. 노리는 것은 방패로 가릴 수 없는 다리일까?

소년의 생각이 끝날 때 난화비가 선수를 쳤다.

정직하게 정면을 찌르는 자세, 방패를 든 상대에게 최악의 행동이었다. 틀림없이 방패의 곡선에 창날이 미끄러져 유효타를 먹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난화비의 자세가 기이했다.

보통 창을 내지르는 것보다 짧게 쥔 자세로, 난화비는 창날을 있는 힘껏 내미는 척하며 창대를 회전시켰다.

어느새 창날은 뒤를 향하고 있었고 창의 물미가 앞을 향해 휘둘러졌다.

난화비의 일격이 상대의 자세를 무너트린 순간 난화비가 상대의 틈을 파고들었다.

서로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결코 창수의 거리라고는 할 수 없는 근거리에서 난화비의 행동은 극적인 것이었다.

월아가 달린 창대 부분을 손으로 쥐고 직접 상대의 목에 날을 쑤셔박은 것이다.

양갓집 규수는 커녕 어지간한 무장들도 섣불리 하려 하지 않을 만큼 난폭하고 무도한 일격. 하지만 방금의 일격은 틀림없이 상대의 목숨을 끊었으리라.

이 훌륭한 무예를 박수로 화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년의 박수 소리에 그제야 한숨 돌린 난화비는 뺨을 발갛게 물들이며 소년에게 인사했다.

“보기 흉한 꼴을 보여드렸네요.”

“아뇨, 훌륭하셨습니다. 저 같은 놈은 분명 백 명 천 명이 달려들어도 당하지 못하겠지요?”

“후후, 어쩔지는 모르지요. 실전에서는 늘 변수가 따르니까요.”

땀방울을 호쾌하게 손으로 훔쳐내며, 가을의 높은 하늘을 배경으로 태양처럼 웃는 난화비의 웃음에 소년은 말없이 감동을 담은 박수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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