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관의 요리사 10화
배가 고파서인지 아니면 공연이 재미가 없었는지 거의 달음박질 치듯이 온 태감은 식탁에 앉자마자 가면을 벗어 던진 채 밥을 달라고 아우성쳤다.
그 고상한 외모의 반만큼만 우아하게 행동해 주면 좋겠는데…….
하는 행동은 꼭 골목대장 같으니 신기한 사람이다.
소년은 황제의 얼굴과 자꾸 겹쳐 보이는 태감의 외모에서 신경을 떨어뜨리기 위해 먼 곳을 보며 요리를 날랐다.
퍽 우스운 모습이었지만 음식에 정신이 팔린 태감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식탁 한가운데에 탕을 차리고 토마토 계란 볶음과 마파두부에 고추 잡채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청초육사(靑椒肉絲)와 속을 넣지 않는 밀가루 만두(화덕에서 구운 것).
거기에 채소가 부족하니 유채와 표고를 볶아 올리고 거기에 절임 요리로는 창황과조(怆黃瓜条)를 준비했다.
간장과 식초로 맛을 낸 즉석 오이피클 같은 음식으로 맛이 새콤달콤하여 무거운 음식의 입가심에 좋다.
만들기도 쉽고 마름모꼴로 썰어 예쁘게 그릇에 올리면 보기도 좋아 자주 만드는데 오이를 좋아하는 태감이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아삭아삭 와작와작. 쉴새 없이 움직이는 입을 보면 저렇게 입을 움직이는 데도 왜 저렇게 턱선이 가는 걸까.
분명 턱 근육 또한 단련되는 근육일 텐데. 저렇게 열심히 단련하면 자연스럽게 두꺼워 져야 하는 것 아닐까?
구운 만두에 청초육사를 끼워 한입 베어 물던 태감이 문득 고개를 들어 물었다.
“오늘 간식은 무엇이냐?”
“입에 든걸 다 삼키지도 않으시고 간식을 물으십니까?”
“점심은 점심이고 간식은 간식이지.”
“뭐 드시고 싶으신 거라도 있으십니까?”
다음번 간식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꽤 넉넉하니 조금 손이 가는 음식이라도 만들어 줄 수 있었다.
소년의 말에 진심으로 고민하던 태감은 이내 결심한 듯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달콤하면서도 속이 든든해지는 것으로 부탁한다.”
‘그거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부탁할만한 건수인가?’
속으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소년은 고개를 숙였다.
속이 든든해지는 간식. 무엇이 있을까?
점심 요리로 유명한 광동식 딤섬은 어떨까? 다양한 슈마이와 교자, 죽, 춘권에 작은 찜기를 사용한 각종 찜요리, 딤섬을 이야기하면 장분(腸粉, 얇은 쌀가루 피로 고기나 해산물 등을 감싼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얇게 쪄낸 쌀가루 피는 매끌매끌 하고 쫀득하며 달콤 짭짤한 간장소스를 듬뿍 뿌리면 향긋하고 속 재료에 따라 변화가 자유롭다.
홍콩의 유명한 비둘기구이 또한 맛이 좋고 홍콩 딤섬의 왕자를 뽑는다면 누가 뭐라 해도 차슈바오(叉烧包)를 첫손에 뽑는다.
달콤한 차슈를 가득 채워 넣은 폭신폭신한 왕만두는 만국 공통으로 사랑받는 요리였다.
하지만 소년은 점심 요리를 전문으로 공부한 요리사가 아니었고 공이 많이 드는 점심 요리를 몇 가지씩이나 내놓을 정도로 시간이 여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하나만 내기엔 부족하고…… 속이 든든한…….’
든든하다면 역시 밥, 그중에서도 찰밥을, 달콤하게 한다면 중국의 약밥이라고도 불리는…….
“팔보반(八寶飯)은 어떨까요.”
“팔보반! 그거 괜찮겠구나. 찰밥이니 속도 든든할 테고. 달콤하니 기분도 좋고. 오늘 간식은 그걸로 하자.”
해달라고 하시니 오늘 간식은 그걸로 결정. 건과일이라도 불려놓을까 싶어 자리를 뜨려던 소년을 잡고 태감이 물었다.
“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더냐?”
“예?”
“안양비 말이다. 네가 보기엔 어떤 사람으로 보이더냐?”
소년은 난감한 표정으로 태감에게 되물었다. 사실 소년은 황제와 태감의 얼굴을 비교하는 것에 정신이 팔려 안양비에 대한 첫인상은 대부분 지워진 지 오래였다.
“제가 말씀을 드릴만 한 위치가 아닌데…….”
“이 자리가 공적인 자리도 아니고 우리밖에 없는데 무얼 그리 따지느냐.”
“……그리고 솔직히 안양비 님을 뵙기 전에 태감님께 들은 말이 대부분 험담 인지라 평가가 편파적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데도 하라 하시니 뭐 어쩔 수 있나. 소년은 그가 느낀 점을 최대한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솔직하게 소년의 첫인상에 안양비는 아름답지만 표독스러운 사람이었다.
걷는 걸음걸이가 당당하고 거침이 없으며 시선에 흔들림이 없고 다른 비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모습은 자존심이 강해 보였고 힘 있게 닫은 입매에선 고집스러움이 보였으며 자주 황제 폐하의 옆자리인 황후의 자리를 곁눈질하는 것을 보면 권력욕이 강한 듯했다.
권세 높은 집안 딸의 외모가 아름다우니 어려서부터 남들의 머리 꼭대기를 보며 살았을 것이고 그러니 당연히 오만하고 남을 부리는데 능숙할 것이다.
궁내에 퍼진 소문을 보면 하나같이 잔인하고 냉혹하니 아랫것들에게 편한 사람은 아니다.
여기까지 말을 한 다음, 소년은 한 박자 쉬기 위해 미지근한 찻물을 삼켰다.
‘여기까지만 할까?’
이미 여기까지 말한 것만으로도 소년에겐 충분히 모험이었다. 궁에서 부림받는 처지인 환관이, 후궁의 사람이 감히 비를 두고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고 논한다는 것은 월권이었으며 지엄한 황실에 대한 모독죄였다.
만약 지금 소년의 말을 누군가가 들어 고해바친다면 소년은 산채로 가죽이 벗겨져 그 가죽은 저잣거리에 걸려 그 포고문의 종이로 쓰일 것이고 가죽이 벗겨진 소년의 몸은 개먹이로 토막을 쳐 던져지고 머리는 소금에 절여져 백 년 동안 어리석은 자라고 조리돌림을 당할 것이다.
하지만 소년의 우묵한 눈은 차갑게 빛났다. 어차피 자신에겐 뒤가 없었다. 이미 양 태감에게 모든 것을 건 이상 그에게 복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소문은 무성하나 실질적인 증거가 없으니 뒤처리가 깔끔하고 그것을 무마할 만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고 그 무성한 소문이 오히려 후궁에서 안양비 님의 무서운 위세에 기를 살려주니 세간의 평을 이용할 만한 지혜가 있다는 뜻이지요. 거기에 안양비 님의 주변으로 자리 잡은 비들의 표정에 여유가 있는 것을 보면 안양비 님의 파벌에 포섭되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이는 독살스러우나 동시에 웃으며 혀 밑에 칼을 숨길 정도의 정치력이 있으니 여자라 하여도 장부이고 뒤에 걷는 시녀들을 보니 얼굴에 그늘이 없더군요. 이는 잔인하나 자신의 사람들에게는 후하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은 소년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달콤한 말로 사람을 사귀다 가치가 다하면 팽하는 사람이 군주의 자질이 있을지 모르나 전 솔직히 겉으로는 잔인무도해도 자기 사람을 살필 줄 아는 그런 인물이 좋습니다. 총평하자면 잔인하고 오만하지만, 정치에 능하고 소문을 이용할 줄 알며 단호한 면이 있지만, 자신의 사람에게 후한 사람이니 난세였다면 능히 황후의 자리에서 전란의 시대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겠지요.”
그 말을 들은 태감은 묘하다는 얼굴로 소년을 보았다.
“혹시 관상도 볼 줄 아나?”
“그런 걸 어찌 알겠습니까.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말하는 겁니다.”
“그런 것 치고는 무척이나 자세하고 기세 좋게 말하는구나.”
스산한 빛을 내는 태감의 눈앞에서도 소년은 뻔뻔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미 태감에게 마음을 준 이상 더는 그를 속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의심을 사 팽 당하면 뭐, 스스로의 운명이 거기까지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이 천것이 어디서 안양비 님에 대하여 자세히 살필 일이 있었겠습니까. 그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을 재주껏 버무려 고했지요.”
그 말에 태감은 박장대소했다. 태감을 오래 모셔온 다른 환관들조차 처음 보는 유쾌한 홍소에 위정은 당황해 했지만, 소년은 귀찮다는 듯이 주방으로 가도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런 소년의 손목을 잡아채며 자신의 얼굴로 가까이 끈 태감이 다시 물었다.
“그래, 재밌다. 네 말이 재미있어. 그래서 어떠하냐? 네가 보기엔 안양비라는 사람이 괜찮아 보이더냐? 이 나라의 황후자리가 될 법하더냐?”
소년에겐 불편한 질문이 이어졌다.
“그걸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시대가 워낙 평화롭지 않습니까? 그리고 안양비께선 자신의 사람들에게 후덕한 분이신 듯하니 분명 친인척에게 아낌없이 베푸실 것이고 그럼 황궁의 법도가 어지러울 것이 뻔하지요.”
소년의 말이 크게 기꺼웠는지 태감은 거듭 되물었다.
“그래서 별로인 것 같으냐?”
“……하아. 태감님. 태평성대에는 무지렁이 도부수(刀斧手)도 난세를 만나 전장에 서면 용맹한 장수로 쓰이고 덕이 높고 온화한 선비도 전장에선 야만적인 백정만도 못한 칼받이일 뿐입니다. 칼은 쓰기 나름이고 사람은 부리기 나름이지요.”
그 말을 끝으로 소년은 인사를 올리고 자리를 피했다. 멀어져 가는 소년의 등을 보며 멍하니 응시하던 태감은 이내 또다시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그 모습을 멀거니 보던 위정이 이내 조심스러운 태도로 태감에게 이유를 묻자 태감은 눈가에 매단 눈물 자국을 훔치고 말했다.
“무엇이 그리도 우스우십니까?”
“우습지, 우습고말고. 저 어린것이 벌써 혀가 맵구나. 그래, 칼은 쓰는 사람에 따라 사람을 잡는 흉물도 되고 사람을 먹이는 식칼도 되며 사람을 살리는 도구가 될 수도 있지. 사람 또한 그와 같으니, 안양비가 권력을 휘두른다 한들, 황제 폐하께서 중심을 잡으시고 단호하게 행동하시면 아무리 황후의 기세가 높다 한들 황제의 권세에 비할 수는 없다. 결국, 폐하께서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아니겠느냐.”
그와 동시에 소년은 이리 말하고 있었다.
황제에게 그럴 깜냥이 되느냐고. 한 나라의 지존에게, 이 나라 제일의 사내에게 그리 말하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오만하고 이 얼마나 유쾌한 소년인지.
“장소. 저 녀석이 스스로를 구더기라고 부르라 했다고?
“예? 예…… 그렇습니다.”
창가 쪽에 쭈뼛거리며 서 있던 장소가 황급히 고개를 주억거리자 태감은 그럴법하다고 웃었다.
“그래, 그 말대로야. 음습한 곳을 기며 후궁의 좋은 꼴 나쁜 꼴을 모두 보았으니 독기가 숙성되었구나. 보기 좋은 말만 일삼으며 알랑거리는 이들보다 기껍구나.”
혀에 바늘을 심은 것처럼 독설을 휘두르는 소년을 기꺼워하는 태감 또한 보통 비범한 자가 아니라고 위정은 말하고 싶었지만, 그 말을 하기엔 태감이 너무 기분이 좋아 보여 그 말을 목 안으로 삼켰다.
그런 위정이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짐작한 태감은 그러나 말하지 않은 위정의 충정에 기뻐하며 말했다.
“위정, 그 녀석을 잘 받쳐 줘. 아직 황실의 예가 익숙하지 않으니 언제 어디서 실수를 할지 몰라. 그런 사소할 일로 잃기에는 아까운 녀석이다.”
혀끝으로 맛의 잔향을 더듬으며 태감은 의자에 깊게 몸을 묻었다. 나른한 시간, 또다시 참아야 할 지루한 공연을 상기한 태감은 한숨을 쉬며 한탄했다.
“하아, 지위가 높아 괴롭구나. 함부로 몸을 뺄 수도 없으니.”
* * *
팔보반(八寶飯)이란 본디 찹쌀, 좁쌀, 땅콩, 녹두 등 적어도 여덟 종류 이상의 곡물을 쪄서 만드는 음식으로 명절이나 축하연에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
여기서 여덟 종류의 곡물이 여덟 종류의 견과류나 건과일 같은 달콤한 재료로 바뀌고 여기에 시럽을 끼얹어 먹는 것이 현대의 팔보반인데 요즘은 연유를 끼얹거나 통조림 과일을 사용하는 등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고 있었다.
딱히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점심시간에 간식으로 잘 팔려 다양한 레시피를 숙지하고 있었다.
우선은 물에 불려둔 찹쌀을 찜통에서 이십여 분을 찌고 뜨거울 때 설탕과 돼지기름을 조금 넣어 잘 섞어 식힌다.
청매(푸른 매실)에 동과당(동과 과육을 달게 졸인 것) 금길병(금귤 열매를 달게 졸인 것), 호두, 은행, 연밥과 대추 건포도에 계원(말린 용안 열매)과 말린 살구 등 각종 재료를 딱딱한 것은 온수에 부드럽게 풀어주고 큰 것은 잘라 준비해 주고 그것을 밥에 섞어준다.
들러붙지 않도록 안쪽에 돼지기름을 발라준 밥그릇에 여분의 건과일을 올리고 그 위로 찰밥을 반쯤 채운다.
“여기에 저번에 찰떡을 만들고 남은 팥소를 둥글게 뭉쳐서 가운데에 올려주고…….”
팥소를 올리고 남은 찰밥을 마저 채워 평평하게 고른 다음 삼십여 분을 맛이 배어들도록 충분히 쪄준다.
뜨거울 때 뒤집어 그릇에 올리고 설탕에 절인 매화꽃으로 향을 낸 시럽을 넉넉하게 끼얹어 낸다.
시럽에 젖은 건과일이 보석처럼 빛나 보기 좋았는지 달콤한 냄새가 진동하는데도 태감은 한참을 그것을 들여다보았다.
“보기 좋구나.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보석처럼 예뻐.”
“먹을 수 있는 보석이니 식기 전에 드시지요.”
“오냐. 그러마.”
건과일과 견과류가 서로 다른 맛이 톡톡 튀는데 그것을 든든한 찰밥이 보조해줘 맛에 모난 구석이 없다.
쌉쌀한 보이차와 함께 먹으면 쓰고 떫은 그 맛이 혀 위에 진한 단맛을 씻어주고 혀에 남은 쓴맛을 팔보반의 짙은 단맛이 쓴맛을 부드럽게 밀어낸다.
“달고 상큼하면서도 든든하니 아직 추운 계절 밖에서 버틸 때 이보다 더 좋은 음식이 없겠구나. 물론 배고픈 상관을 두고 혼자서 배부르게 마파두부를 먹고 온 친구는 더없이 따뜻하겠지만.”
태감의 뒤끝이 작렬하자 찬물 맞은 고양이처럼 움찔거리는 장소가 안쓰러워 소년이 한마디 했다.
“너무 그러지 마십쇼. 대신 저녁에 연잎밥을 싸 보내겠습니다.”
“호오? 연잎밥을?”
흥미가 동했는지 장소를 갈구는 것을 멈춘 태감이 의자를 끌어 소년에게 가까이 왔다.
“예, 연잎에 방부효과가 있어 쉬이 상하지 않고 그 담담한 향이 그윽하여 여름철에 손꼽는 요리가 바로 연잎으로 찰밥을 지은 하포반(荷包飯) 아니겠습니까? 이 팔보반처럼 단 재료를 넣어 팔보하포반으로 먹어도 좋고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한 납육(臘肉)이나 향기로운 향장(香肠, 중국식 소시지)을 넣어 찌면 그 맛이 밥에 배어 맛이 좋지요.”
목울대가 크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미 반쯤 넘어 왔구만.
“아니면 닭고기를 듬뿍 사용해 나미계(糯米鷄)를 해도 좋지요. 닭고기와 표고를 넣고 찰밥을 지어 향도 좋고 맛도 부드러운 것이 가볍게 야식으로 먹기 좋고 간식으로 먹어도 훌륭하지요.”
태감은 벌써부터 기대되는지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아침에 놀린 것이 조금 미안해 소년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장소를 조금 더 도와주기로 했다.
“추운 밤공기에 눈앞에서 화려한 공연을 보며 따끈한 찰밥과 차를 마시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습니까? 그러니 이쯤에서…… 장소 님을 용서해 주시는 게…….”
소년의 말을 끊고 태감이 일어섰다. 소년의 어깨를 양손으로 쥐고 얼굴을 가까이해 순간적으로 한 대 치려나 싶어 소년은 움츠렸지만, 주먹 대신 다른 것이 소년의 정신을 후려쳤다.
“너도 와라.”
“……예?”
“아무도 없는 후궁에서 심심할 것 아니냐. 너도 와라. 좋은 구경시켜주마.”
“……예?”
아니. X벌, 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