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40 9부 또 다른 세상 MLB (민석아빠님 쿠폰 10장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고루거각이 즐비한 대장원
대수는 호피가죽으로 치장된 고급스런 태사의 앉아있었다. 더불어 그의 면전에는 박칠이 공손한 자세로 시립해 있었다.
"할 말이 뭐냐? 박칠."
"두령님. 광주아문의 지부대인이 면담을 요청 했사옵니다."
"그놈이 왜 나를 만나려고 하는 것이냐?"
"수작을 보아하니 뇌물을 원하는 것 같사옵니다."
"확실하냐?"
"넵. 두령님."
"알겠다. 그놈과 자리를 마련해 보거라."
"넵. 두령님."
고급 기루로 명성이 자자한 천화루
대수와 광주아문의 배불뚝이 관리가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대도회 회주로 취임한 이대수라고 합니다. 지부대인."
"난 광주아문을 책임지고 있는 왕방현 이오. 아무튼 만나서 반갑소이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약소하지만 인사치례로 받아주십시오. 지부대인."
대수는 은자 백냥 짜리 전표를 지부대인 왕방현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왕방현이 좋아죽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역시 소문대로 화끈하시오. 주먹만 쎈게 아니었구료. 하하.."
"감사합니다. 지부대인."
잠시후 그들은 소홍주를 들이키며 주거니 받거니 자음자작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도회의 전대회주인 육회주는 본인에게 한달에 은자 50냥씩, 꼬박 꼬박 상납을 해왔소이다. 그같은 사실을 아시고 계시오? 이회주."
"익히 알고 있습니다. 왕대인."
"역시 생긴것만큼 명석한것 같소이다."
"과찬이십니다. 왕대인."
왕방현이 은근한 눈빛을 발했다.
"이번에 하도 많이 죽어나간지라.. 위에서 말이 많습니다. 앞으로는 좀 자중해 주시오. 이회주."
"죄송합니다. 왕대인. 앞으로는 은인자중 하겠습니다."
"이회주는 말귀가 참으로 밝은것 같소. 젊은 친구라 그런것인가."
"고맙습니다. 왕대인."
"이회주. 우리 3층으로 올라가서 기생년들 엉덩이나 두들깁시다."
"좋습니다. 왕대인. 하하하..."
잠시후 대수와 지부대인 왕방현은 사이좋게 천화루 기생들의 엉덩이를 겁나게 탐닉하기 시작했다.
광주의 이름모를 주점
오늘도 수많은 취객들이 강호의 기이괴사들을 안주삼아 열불나게 이바구를 털고 있었다.
-자네들. 혈수무적이 대도회의 오백여 무사들을 눈하나 까딱하지 않고 무참하게 때려죽인 사실을 알고 있나?
-당연히 알고 있지! 이미 광동성 절강성 복건성 등지에 소문이 파다하네!
-나도 잘 알고 있지. 일주일 전에 벌어진 혈사 아닌가?
-정말 무시무시한 살성이 강호에 출현한게야! 그것도 바로 우리 안마당인 이곳 광주에서 말이지.
-그나저나 그 괴물같은 놈이 고려출신이란 말이 사실인가?
-맞네. 장백산에서 내려온 놈이라고 하더군.
-장백산 출신의 고려 무인들이 장난 아니라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맨주먹으로 살벌하기 그지없는 장도로 중무장한 대도회의 5뱅여 무사들을 순식간에 피떡으로 만든것을 보면, 혈수무적이란 자는 절대고수가 틀림없는것 같네!
-당연한 말 아닌가. 요즘 세상에 누가 있어, 그와 같은 경천동지할 무위를 발휘할수 있겠는가?
-구파일방이 있지 않는가?
-자네 약 쳐먹었나. 구파일방의 다 늙은 영감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맞네. 요즘 어떤 미친놈들이 산속에 쳐박혀서 일평생 내공수련을 하겠는가?
-요즘 구파일방에는 진정한 고수가 씨가 말랐네.
-맞는 말일세. 지금 시대는 강호의 수많은 고수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있는 백련교와 독과 암기의 대명사인 사천당가, 그리고 천하제일부를 자랑하는 석가장이 무조건 최고일세!
-자네는 당연한 말을 뭣하러 하는가. 마교인 백련교의 무력은 두말이 필요없을 정도고, 독과 암기술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천당가와,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수많은 강호의 칼잡이들을 고용한 석가장이 중원 최고라는 사실은, 세살먹은 아가들도 다 아는 사실 일세!
-아무튼 말일세. 혈수무적 정말 엄청나지않나. 아무리봐도 내공이 엄청난것 같네.
-내가 생각해도 그렇네. 요즘 세상에 보기드문 절세의 내공을 완성한 인물같네.
-나 역시 마찬가지일세. 태어나면서부터 벌모세수와 각종 영약들을 수도 없이 쳐먹어가며, 깊디깊은 산속에서 뼈를 깍는 내공수련을 밥먹듯이 행한 자가 틀림없을 걸세!
-나 또한 자네의 말에 백번 찬성하네!
광주 북단에 위치한 으리으리한 대장원
소도회 회주인 육순의 막소천이 입을 열었다.
"혈수무적이 광주아문의 지부대인을 만났다는게 사실이오? 군사."
"그러하옵니다. 회주님."
"둘이 만나서 뭘 한거요?"
"뻔한거 아니겠습니까? 뇌물을 먹이고 향응을 접대했을 겁니다."
소도회주 막소천이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복군사. 그 괴물같은 놈의 다음 목표가 어디 같소?"
"아무래도 우리 소도회를 노릴것 같습니다."
"복군사는 그놈의 무공수위를 어느 정도로 보고 있소?"
"소문이 사실이라면, 추측이 불가해한 엄청난 내가 고수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같이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보시오?"
"그놈은 혈혈단신 맨주먹으로, 살벌한 장도로 중무장한 대도회 오백여 무사들을 순식간에 때려 죽였습니다. 고심막측한 내공의 뒷받침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옵니다."
"음... 나도 복군사와 같은 생각이오.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절대고수가 출현하다니... 그것도 내 사업장이 있는 이곳 광주에..!"
"회주님. 교주님에게 도움을 청해보시는게..?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들의 힘만으로는 그를 막기가 역부족인듯 싶습니다."
"좋소. 교에 연락을 취하시오."
"넵. 회주님."
한달후..
대수는 대도회 12대 회주로 정식으로 취임했다. 오백여 명의 대도회 무사들을 수하로 거두어 들이자 마자 번갯불에 콩구워먹듯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시킨 것이다.
대수는 대도회주로 취임하자 마자, 대도회의 터줏대감이자 부군사로 벼락출세한 마전충을 자신의 호화스러운 대청으로 호출했다.
대수는 태사의에 멋드러지게 좌정한채 자신의 면전에 시립한 마전충을 향해 입을 열었다.
"마전충. 대도회의 사업을 간략하게 말해보거라."
"넵. 회주님. 우리 대도회는 광주 시가지의 객잔 주점 기루 찻집 그리고 도박장 등등에서 보호비를 받고 있사오며, 거기에 더해 최근에는 아편 밀매를 통해 일신우일신 급성장하고 있는 남부지방 최강의 흑사파 조직입니다."
"좋은 보고다. 마전충. 그렇다면 말이다. 그중 아편밀매로 거둬들이는 수입이 대략 어느정도냐?"
"일년에 대략 은자 오만냥 정도입니다. 회주님."
엄청난 액수였다. 21세기 한국의 돈으로 환산한다면 어림잡아 5백억에 해당하는 자금이었다.
"좋아. 그렇다면 주루 객잔 찻집 기루 도박장 등등에서, 일년에 거둬들이는 세금은 어느 정도냐?"
"제가 알고 있기로는 대략 일년에 은 1만냥 정도로 알고 있사옵니다."
21세기 한국돈으로 1백억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그렇다면 일년 총수입이 대략 은자 6만냥 정도라는 얘기냐?"
"그러하옵니다. 회주님."
"마전충 소도회의 일년 수입은 어느 정도냐?"
"자세히는 모르오나 우리 대도회와 비슷한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소도회의 아편밀매를 포함해서 말이냐?"
"그러하옵니다. 그놈들 역시 영국 동인도 회사에서 우리와 비슷한 물량을 받고 있는지라, 우리 대도회와 도찐개찐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수와 마전충의 밀담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다.
"마전충. 그동안 대도회의 일반무사와 당주급 무사들의 한달 봉급이 얼마였냐?"
"일반무사들은 한달에 은자 5냥 이옵고, 당주급들은 한달에 은자 10냥을 받았사옵니다."
"좋다. 앞으로는 일반무사는 한달에 은자 10냥, 그리고 당주급들은 은자 20냥으로 녹봉을 인상한다고 발표해라."
"넵. 회주님."
대수와 마전충의 밀담은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소도회를 언제 접수하면 좋겠느냐?"
"회주님. 소도회는 대도회처럼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상하군. 대도회나 소도회는 도찐개찐 아니더냐?"
"겉으로 보기에는 그러하오나, 소도회주 막소천과 군사 복운은 무시무시한 마교의 교인들 이옵니다."
"마교?"
"넵. 회주님. 마교의 후신으로서 만민 평등사상을 주창하는 사교의 무리들 이옵니다."
"그들의 정식 명칭이 무엇이더냐?"
"우리같은 외인들은 그들을 마교로 부르오나, 그들은 자신들의 집단을 백련교라 지칭하옵니다."
'맞다. 중국의 근현대사에서 백련교의 무리들이 중국 남부지방에서 대규모의 난을 일으켰다는 기록이 있었지. 그들이 마교였구나!'
"그들의 교주가 자칭 미륵불이라는 홍수전이냐?"
"맞사옵니다. 교주님. 홍수전이 마교의 교주 이옵니다."
"그들의 숫자는 어느 정도냐?"
"물경 백만명이 넘는 것으로 아옵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대수가 적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집단 이었다. 더불어 그들의 광신도적인 무시무시한 전투력에, 영국 프랑스 독일의 연합부대가 엄청난 악전고투를 치루었다는 기록마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수는 소도회를 집어삼켜야 했다. 아편밀매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라이벌 조직인 소도회를 붕괴시켜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들의 교도중에는 구파일방의 수많은 기라성 같은 고수들이 벌떼처럼 몰려 있습니다."
"구파일방?"
"넵. 회주님. 마교의 만민 평등사상에 심취한 구파일방의 청장년 고수들이 홍수전의 휘하에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사옵니다."
백련교는 진실로 엄청난 집단 이었다. 강호의 기라성같은 고수들과 일반 평민들이 만민평등 사상으로 똘똘뭉친 광신도 집단이었다.
한마디로 일반적인 무림의 방파가 전혀 아니었다. 그들은 새 세상을 열기위해 혁명을 도모하는 조직이었던 것이다.
"회주님. 소도회는 왠간하면 건드리지 않으시는게 좋을듯 싶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 이만 나가봐라."
"넵 회주님."
대수는 마전충이 장내에서 사라지자 마자 박씨 형제들을 모조리 호출했다.
"니놈들은 조선의 제물포로 들어가서 거점을 마련해라."
박이: 두령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호패가 필요 하옵니다.
박삼: 그러하옵니다. 두령님.
박오: 거기다 조선의 호패보다는, 청국의 호패가 더욱 더 쓸모가 있사옵니다.
박팔: 맞습니다. 두령님. 청국의 호패를 사용하면, 조선의 관원들이 얼씬도 못할 것입니다.
박십: 그렇습니다. 두령님. 저희가 조선의 제물포에서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청국의 호패가 필수적입니다.
"알겠다. 그점은 염려하지 마라."
박사: 두령님. 솔직히 저희는 두령님 곁에 있고 싶사옵니다. 이곳이 좋사옵니다.
"솔직히 말하겠다. 제군들이 내곁에 있는다면, 제군들은 분명히 무조건 죽는다."
박구: 왜 갑자기 그런말을 하시는 것이옵니까?
"본좌는 강호의 거대 세력들과 피튀기는 혈전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제군들이 내곁에 있는다면, 내가 마음놓고 움직일수가 없다. 더구나 제군들은 조선에서 해야할 일들이 아주 많다. 거점도 만들어야 하고,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도 모아야 한다. 한마디로 제군들이 있어야 하는 곳은, 이 곳이 아니라 조선이다!"
박이: 두령님의 말씀 깊이 새겨 듣겠습니다. 동생들. 두령님의 말씀이 옳다. 우리가 지금 있을 자리는 조선이다. 더이상 두령님에게 짐이 되서는 안될것이다.
박오: 박이 형님의 말씀이 옳다.
박삼: 두령님의 말씀대로 우리가 있을곳은 조선이다. 그곳에서 동지들을 규합하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 알겠느냐? 동생들.
"제군들이 할일이 매우 많다. 제군들이 조선의 제물포에 거점을 만들면, 내가 그곳으로 군자금과 무기들을 보낼것이다."
박이: 잘 알겠습니다. 두령님. 저희들은 언제나 두령님의 명을 따를 것이옵니다.
박사: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두령님.
박팔: 저 역시 두령님의 명령을 기필코 따를 것이옵니다.
박구: 저 또한 마찬가지 이옵니다. 두령님.
"고맙다. 제군들."
***
늦은밤..
천화루
대수는 광주아문 지부대인인 왕방현과 소홍주를 들이키며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왕대인.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말해보시오. 이회주."
"내 수하들을 조선으로 들여보내야 하는데 청국의 호패가 긴히 필요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광주아문에서 발행한 청국 호패 열개를 구할수 있겠습니까?"
"내가 힘 좀 써보겠소이다."
"고맙습니다. 왕대인. 약소하지만 몸보신에 사용해 주십시오."
지부대인 왕방현은 대수가 은밀하게 건네준 은자 3백냥짜리 전표를 품속에 갈무리하며, 호탕한 웃음을 열렬하게 발했다.
"역시 이회주는 통큰 사내요. 우하하....!"
"고맙습니다. 왕대인.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