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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마스터-192화 (192/268)
  • 00192  6부 우리는 우리인 것인가 (백수귀족님 쿠폰 4장 감사드립니다)  =========================================================================

    민수는 요즘 낮에는 노량진 고시학원에서 공시 수업을 듣고 밤에는 한강 고수부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2년안에 승부를 보기로 악착같이 결심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민수를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민수의 아버지였다. 일평생을 노가다 판에서 미장 기술자로 살아온 민수의 아버지는 멀쩡한 회사를 때려치고 하루아침에 공시생으로 전환한 그를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민수의 아버지는 허구한날 그를 들들 볶았다. 아침 댓바람부터.

    "이 정신나간 놈아. 잘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이게 대체 무슨 등신짓이냐?"

    "아버지. 그런 거지같은 회사에 다닐바에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게 백배 낫다고요."

    "에라이.. 이 정신나간놈아. 네 사촌동생인 철민이는 이번에 현진중공업에 취직해서 지 부모 동남아 여행도 시켜줬다고 하더라."

    "철민이는 공대 출신이니까 그렇죠."

    "이 등신아. 그럼 너도 공대에 들어가지 그랬냐?"

    "이미 지난간 일을 지금 말해서 뭐해요."

    "딱 1년만 내가 봐준다. 그러니까 그 안에 합격하란 말이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아버지."

    "웃기지마. 개놈아. 1년안에 합격 못하면 아무 회사라도 들어가. 알겠냐?"

    "내가 알아서 한다고요. 그러니 제발 짜증나게 들볶지 말라고요."

    민수는 그말을 끝으로 잽싸게 밖으로 나왔다. 아버지의 지긋지긋한 잔소리가 너무 싫은 것이다.

    새벽 무렵..

    한강 난지고수부지 편의점

    민수는 손님이 거의 없는 한강 편의점에서 새벽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공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민수가 혼자만의 여유를 온몸으로 즐길 무렵 그의 면전에 트레이닝복을 걸쳐입은 장대한 체구의 사내가 나타났다. 더불어 그의 손에는 캔맥주가 너댓개 들려있었다.

    "얼마냐?"

    "2만원 입니다. 손님."

    장대한 체구를 자랑하는 사내는 오만원권을 내밀며 중저음의 바리톤을 발했다.

    "남는 돈은 가져라."

    "넵. 감사합니다. 사장님."

    민수는 좋아죽는 눈빛을 발하며 장대한 체구의 사내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통크게 팁을 내지른 그에게 불같은 호기심이 솟구친 것이다.

    '저 엄청난 체격하며 강한 눈빛 거기다 주변에 위치한 보디가드로 짐작대는 사내들을 보아하니 이 남자는 십중팔구 조폭 보스다. 분명하다.'

    민수는 장대한 체구의 사내를 조폭 보스라고 확신했다. 그의 만인을 압도하는 패도적인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던 것이다.

    "대학생이냐? 공부를 하는걸 보니 학생 같은데.."

    "공시생입니다. 사장님."

    "공시라.. 그게 뭐냐?"

    "공무원 시험 준비생입니다."

    "취업준비생이군."

    장대한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맞습니다."

    "알았다. 욕봐라."

    장대한 사내는 편의점 파라솔에서 캔맥주를 물처럼 들이붓고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후 덩치 사내가 편의점 안에 자리한 민수를 손짓했다.

    "야. 너도 캔맥주 마셔라. 나 혼자 먹기 심심하구나."

    "괜찮습니다. 사장님. 더구나 근무 중에는 술을 하면 안됩니다."

    "염려마라. 내가 책임진다. 어여 와라. 진미 오징어 두어개 들고."

    민수 역시 맥주를 참 좋아하는지라 마지못한 표정을 발하며 장대한 사내와 사이좋게 캔맥주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몇살이냐?"

    "32살입니다."

    "젊군."

    "사장님은 연세가..."

    "나. 40살 넘었다. 그러니까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라."

    "그래도 됩니까?"

    "된다.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 이라면 인연 아니겠냐?"

    그렇게 민수와 장대한 사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저.. 그럼 성함이 어찌 되십니까?"

    "그냥 대수 형님이라고 불러라."

    "알겠습니다. 대수 형님."

    "그건 그렇고 공부는 잘되냐?"

    "아.. 예. 그럭저럭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사는구나."

    "뭐 살려면 어쩔수 없는것 아니겠습니까? 형님."

    "나이를 보아하니 직장에서 일도 해봤을것 같은데..?"

    "네. 맞습니다. 중소기업에서 1년 정도 일을 했습니다."

    "그럼 일하다가 때려친거냐?"

    "네. 워낙 푼돈으로 사람을 부려먹어서 열이 받더라고요."

    "푼돈이라..?"

    "네. 일년에 2천도 안주면서 일주일을 풀로 부려먹는데 사람이 아주 돌 지경이더군요."

    "노동법을 신경 안쓰는 기업인가?"

    "원래 중소기업이 다 그렇습니다. 토요일 일요일이 없습니다. 오너가 나와서 일하라고 하면 때려죽여도 나가서 일해야 합니다."

    "그럼 야간이나 휴일 근무수당은 제대로 챙겨주냐?"

    "말도 마십쇼. 야간 휴일 수당 달라고 말했다간 그 즉시 회사에서 왕따로 찍힙니다. 아주 살벌해 집니다. 분위기가."

    "양아치 같군. 오너라는 새끼가."

    "맞습니다. 형님. 그냥 생양아치나 마찬가집니다."

    "듣고보니 내가 더 열이 받는구만. 하하.."

    덩치사내는 그리 말하며 시원한 캔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런데 형님은 혹시.. 그 쪽에서 활약 하시는 분입니까?"

    "그쪽이라니?"

    민수가 은근한 눈빛을 발했다.

    "조직에서 일하시는것 같아서..?"

    "내가 조폭 보스같냐?"

    "솔직히 그렇습니다. 형님."

    민수가 그리 답하자 덩치 사내가 파안대소를 발했다.

    "우하하하하하...."

    그렇게 덩치 사내는 한동안 기분좋은 웃음을 발한 후 민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오늘 참 재미 있었다. 언제 한번 나를 찾아와라. 번듯한 자리를 주겠다."

    덩치 사내는 그리 말하며 금으로 도금된 한장의 명함을 민수에게 건네준 후 장내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당연히 민수는 금으로 도금된 덩치 사내의 명함을 홀린듯이 쳐다보았다.

    '저 아저씨. 장난 아닌 조폭 같다. 이거 분명 골드 명함이 확실하다. 아주 거물 중의 거물 조폭인가. 흔히 말하는 전국구 조폭?'

    민수는 그같은 내심을 격하게 발하며 덩치사내가 사라진 방향을 열렬히 응시했다.

    상암동 초고층 호텔 88층 대수제약 회장실

    대수의 면전에 비선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이동혁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제 네가 홍보실장 역할도 겸임해라."

    "알겠습니다. 회장님."

    "1조원을 줄테니 그 돈으로 대수제약의 광고를 대대적으로 때려라. 지상파 5할 신문 2할 종편 케이블 3할의 비율으로."

    "넵. 회장님."

    "그리고 당연히 한점의 의혹도 없이 깔끔하게 예산을 집행해라. 만약 네놈이 견물생심을 발한다면 넌 내손에 죽는다."

    "명심 하겠습니다. 회장님."

    "받아라. 홍보팀 계좌 통장이다."

    대수는 그리 말하며 1조원이 들어있는 대수제약 홍보팀의 계좌 통장을 이동혁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이동혁이 대수를 향해 깊숙이 허리를 조아렸다.

    "나가봐라."

    "넵. 회장님."

    잠시후 이동혁이 장내에서 사라지자 마자 조아라가 그의 면전에 나타났다.

    "왠일이냐?"

    "자기랑 상의할 일이 있어."

    "말해봐라."

    "자기야. 이제 우리 대수 복지재단의 기금이 백조가 넘잖아."

    "그래서?"

    "그러니까 이제 좀 그럴듯한 복지사업을 해보고 싶어."

    "그게 뭔데?"

    "임대 아파트를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대규모로 건설하고 싶어."

    "우리 아라가 간만에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구나. 좋다. 한번 추진해봐라."

    "고마워. 여보야. 사랑해. 쪽.."

    조아라는 얼굴가득 화사한 미소를 발하며 대수의 볼에 사랑스러운 볼키스를 발했다.

    서울 시내 커피샾

    민수와 그의 여자친구가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민수씨. 이제 우리 그만하자. 민수씨만 바라보고 사는 내가 너무 힘들어."

    "갑자기 왜 그런거냐? 설마 다른 남자 생긴거냐?"

    "왜 그런식으로 생각하는거야?"

    "그럼 왜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하는거냐?"

    "오래전부터 이런 생각을 하다가 드디어 말하는거야?"

    "내가 변변치 못해서 실망한거냐?"

    민수의 여자친구가 곤혹스런 안색을 발했다.

    "맞구만. 30살이 넘도록 제대로 된 직장도 없이 빌빌거리는 나에게 실망한거군."

    "좋아. 솔직히 말할게. 나 이제 민수씨를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어. 나도 내일 모레면 30살이야.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나이라고. 집에서도 아빠 엄마가 허구한날 선보라고 난리를 친단 말이야."

    "그럼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하면 돼잖아."

    "바보야. 공시생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하면 엄마 아빠가 참도 좋아하겠다."

    "시발. 그래서 이제 그만 만나자 이거냐?"

    민수의 여친이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미안해. 우리는 이제 아닌것 같아. 민수씨."

    "빌어먹을.. 너 마음대로 해라. 시팔."

    민수는 그말을 끝으로 장내에서 쏜살같이 사라졌다.

    새벽 무렵..

    한강 고수부지 편의점

    민수는 공시 서적을 펼쳐든채 눈에 전혀 들어오지 않는 활자에 억지로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당연히 민수의 뇌리에는 얼마전에 헤어진 여친 생각이 한가득 들어차 있었다.

    '개같은년. 내가 자기한테 얼마나 지극 정성을 들였는데.. 내 처지가 별 볼일 없다고 걷어차다니.. 두고보자. 개년아. 보란듯이 성공해서 네년을 좆나게 비웃어 줄테다. 시발년아.'

    민수는 그렇게 자신을 걷어찬 여자 친구에게 격렬한 분노를 발하고 있었다.

    ***

    10개월 후..

    늦은 밤..

    한강 난지고수부지

    민수는 깡소주를 연거푸 들이킨채 한강변을 나홀로 쓸쓸히 헤메이고 있었다.

    "개같다. 정말. 나는 왜 이다지도 복이 없는 것이냐?"

    민수는 또 다시 9급 공시에 낙방한 것이다.

    "죽자. 더 이상 이 개같은 세상을 살아갈 힘이 없다. 차라리 속편하게 죽자."

    민수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서러웠다. 집에서는 부모들이 허구한날 들볶고 있었으며, 밖에서는 백수막장 취급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더러운 세상. 죽으면 그만이다. 으아아악....."

    민수는 그렇게 악을 쓰며 차디찬 한강물 속으로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그러기를 얼마후 서서히 정신줄을 놓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민수가 자살시도를 열렬히 시도할 무렵 때마침 근방을 헤메이던 장대한 사내가 존재하고 있었다. 세인들에게 절대재벌로 불리우는 대수가 한강으로 밤마실을 나온 것이다. 당연히 대수는 민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호기심 넘치는 시선으로 은밀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대수는 한강 물속에 빠져든지 한참이 지난 민수를 간단히 뭍으로 끄집어 내었다. 무시무시한 허공섭물을 발현한 것이다. 잠시후 대수는 민수를 어깨에 들쳐멘후 장내에서 유령처럼 사라졌다.

    다음날..

    상암 초고층 호텔 스위트룸

    민수는 자신이 멀쩡히 살아있음을 자각하며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치뜨기 시작했다. 그러자 민수의 눈가에 호화찬란한 실내가 한아름 들어왔다.

    '시발. 여기가 대체 어디지?'

    그렇게 민수가 만면가득 의아함을 발할 무렵 강인하게 생긴 사내가 장내에 나타났다.

    "회장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일어나라."

    "여긴 어딥니까?"

    "그건 차차 알게 될거다. 따라와라."

    잠시후 민수는 강인하게 생긴 사내를 뒤따르기 시작했다.

    민수는 지금 어안이 벙벙했다. 자신이 조폭 보스라 생각했던 아저씨가 알고보니 전세계 최고 재벌인 이대수였던 것이다.

    "왜 놀랐냐?"

    "그렇...습니...다...회장...님.."

    "자식. 말까지 더듬는구만."

    "너무...놀라..서...."

    "됐다. 그건 그렇고 대수제약에서 일해볼 생각이 없냐?"

    민수는 초고액 연봉을 자랑하는 대수제약에서 근무할 절호의 찬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시켜만...주신....다면...최선을....다해...서....일해보...겠습니...다..."

    "자식아. 말 좀 그만 더듬어라."

    "죄송...합니...다...회장...님..."

    대수는 오태구 경호실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오실장. 이놈에게 밥 좀 먹여라."

    "넵. 회장님."

    잠시후 민수는 상암 초고층 호텔의 산해진미를 걸신들린 아귀처럼 폭풍 흡입했다.

    그에게 새 인생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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