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6 6부 우리는 우리인 것인가 (백수귀족님 쿠폰 4장 감사드립니다) =========================================================================
대수와 이시장의 환담은 아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이회장님도 아실지 모르겠지만 서울시의 상암동 랜드마크 초고층 빌딩 사업은 수주권자의 과도한 요구로 인해 지금 현재 전면적으로 무산된 상태입니다."
"무산된 이유가 뭡니까?"
"수주권자인 건설회사 연합 컨소시엄측이 백층 이상의 빌딩 건설 계약 사항을 어기고 70층 높이의 고층 아파트 사업으로 전환하려고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 서울시 측에서는 그들의 사업권을 회수한 상태입니다."
"웃긴 친구들 같습니다. 계약 조건대로 백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계약사항을 손바닥 뒤집듯이 엎어버리다니.."
대수는 미국식 사고방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서면으로 작성된 계약조건은 그에게 있어 신성불가침의 절대적인 금과옥조인 것이다.
"무슨 말씀인지 대충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상암동 부지의 가격이 어느 정도 입니까?"
대수의 단도직입적인 발언에 이도연 서울시장이 희색이 만면한 얼굴로 즉답을 해왔다.
"만약 회장님이 상암동 랜드마크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겠다고 양해각서를 체결 하신다면 상암동 랜드마크 부지를 주변 토지의 절반 가격인 단 돈 4천억에 공급 하겠습니다. 회장님."
대수 입장에서는 별달리 손해볼 것이 없는 조건이었다. 일단은 땅값이 많이 저렴한 것이다. 더구나 대수는 2백조의 자산을 지닌 전세계 최고의 재벌이었다. 상암동 랜드마크 초고층 빌딩 건설은 대수에게 있어 껌값에 불과한 푼돈인 것이다.
"알겠습니다. 한번 고려해 보겠습니다. 이시장."
"고맙습니다. 회장님."
"그럼 나중에 봅시다. 이시장."
"알겠습니다. 회장님."
이도연 시장이 장내에서 사라지자 마자 개인비서인 이수현이 대수의 면전에 나타났다.
"회장님. 한국의 경단련이란 단체에서 회장님을 초청했습니다."
"경단련이라..?"
"한국의 재벌들이 친목을 도모하는 단체입니다."
"재밌군."
"참석하실 생각 이십니까?"
"재벌 양반들이 나를 보고 싶다는데 한번 가보는 것이 예의가 아니겠나. 초청에 응하겠다고 전언을 넣어라."
"알겠습니다. 회장님."
"너도 이만 휴식을 취해라. 이수현."
"넵. 회장님."
대수는 서울의 휘황찬란한 야경을 조망하며 한가닥 살기를 발하기 시작했다.
'김대웅. 개놈아. 니놈은 며칠안에 내손에 무조건 죽는다. 정소민을 살해한 죄를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다!'
대수의 음험한 살기가 장내에 거세게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서울시내의 모처에서 긴요한 밀담이 오가고 있었다.
"이진숙. 이번에 전세계 최고 재벌인 이대수의 인생사를 커버스토리로 다룰 생각이다. 니가 책임지고 기사 따와라."
"편집장님. 이대수는 언론사와 인터뷰 안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예요. 제가 무슨 재주로 그와 인터뷰를 하냐구요?"
"그건 내가 알바 아니야. 이기자. 우리 여성저널 판매 부수 올리려면 무조건 이대수의 인터뷰를 따내야 한다. 전세계 최고 재벌인 미혼남 이대수는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백마탄 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당연히 우리 월간 여성저널은 그를 무조건 커버스토리로 다뤄야한다. 이미 다른 여성 잡지에서도 이대수를 커버 스토리로 다루기 위해 물밑 공세를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누가 그걸 모르냐구요. 그렇지만 이대수는 전세계의 내노라하는 유명 매스컴들의 인터뷰 공세를 일언지하에 거절한 인물이예요. 거기다가 이번에 한국에 입국한 것도 비공개로 몰래 온거라고요. 한마디로 언론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인물이란 말이예요."
"이기자. 너는 미모가 반반하다. 그 미모를 무기로 이대수에게 접근해봐. 혹시 아냐? 그자가 너의 반반한 외모에 혹해서 인터뷰를 수락할지?"
"지금 나보고 창녀처럼 몸을 팔라는 얘긴가요?"
이진숙 여기자가 쌍심지를 돋으고 있었다.
"이기자. 니가 이번에 이대수 인터뷰를 따내면 너에게 부편집장 자리 내준다. 내가 장담한다. 이기자."
이진숙의 눈에 맹렬한 투지가 타올랐다. 부편집장이란 직책은 여성저널의 넘버 3였다. 한마디로 미래의 편집장으로 올라서는 징검다리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진숙은 두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좋아요. 최선을 다해서 이대수의 인터뷰를 따내 보겠어요."
"고맙다. 이기자. 한번 최선을 다해봐라. 이대수는 지금 현재 힐튼 호텔 로얄 스위트룸에 체류하고 있다."
"확실한 정보인가요?"
"확실하다. 지금 당장 그곳으로 가라."
"그것보다는 혹시 이대수의 한국 인맥을 알수 없을까요?"
"들리는 소문에는 대현그룹 후계자인 김수한과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져있다."
"김수한이요?"
"맞다. 이기자."
"그렇다면 지금 현재 김수한과 술자리를 즐길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군요."
"뭐 그럴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편집장님. 혹시 김수한의 단골 술집을 알고 계시나요?"
"김수한 같은 재벌가 로열 패밀리들은 강남의 엔씨 룸빵을 많이 애용한다는 소문이 은밀히 돌고 있다. 혹시 모르니 그곳도 체크해 보도록."
"알겠어요. 편집장님."
늦은밤..
서울 강남의 고급스런 엔씨 룸빵 출입구에 백인 흑인으로 구성된 무장 경호원들이 삼엄한 경호를 펼치고 있었다.
대수와 김수한은 탐스러운 룸빵걸을 옆구리에 낀채 끈적끈적한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수한아. 니 아버님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 자리를 한번 만들어봐라."
김수한이 룸빵걸의 풍염한 유방과 탱탱한 허벅지를 떡 주무르듯 주물럭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그래도 이미 그럴 생각이었다. 이상하게 우리 아버지가 너를 싫어하는것 같더라. 니가 갑자기 억만장자로 등극하자 배알이 뒤틀린것 같더라."
"정말이냐?"
"그런것 같다. 니가 이해해라. 원래 우리 아버지가 많이 보수적이다. 벼락출세한 사람들을 별로 안좋아한다. 그렇지만 속마음은 좋은 분이다. 너도 알지않냐? 너를 내 개인비서로 채용했을때 너에게 섭섭치 않게 대접해 준 사실을.."
"알고 있다. 조만간 자리나 한번 마련해라. 니 아버지에게 간만에 인사나 한번 올리고 싶다."
"알았다. 내가 한번 자리를 마련해보마."
"고맙다. 수한아."
"자식아. 친구끼리 그게 무슨 말이냐? 하하.."
"수한아. 그건 그렇고 백층 넘는 초고층 빌딩을 지을려면 건설비가 어느 정도 소요되냐?"
"그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런데 갑자기 그런 얘기를 왜 하는거냐?"
"실은 어젯밤에 이도연 서울시장과 미팅을 가졌다. 상암동 랜드마크 초고층 빌딩 투자 문제로."
김수한이 두눈을 반짝였다.
"그래서 한번 물어본거다. 내가 거기다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을 한번 새워볼려고."
"대수야. 너 정말 랜드마크 빌딩 건설할 생각이냐?"
"그래. 한번 건설해볼 생각이다. 상암동 부지에 랜드마크 빌딩 건설해서 내 이름을 박아넣을 생각이다."
김수한의 얼굴에 희색이 떠올랐다.
"대수야. 우리 대현그룹 계열사인 대현건설 사장에게 전화로 연락해서 건설비가 얼마나 드는지 한번 알아볼까?"
"그래. 해봐라.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초고층 빌딩 건설비가 얼마나 드는지 한번 알아보자. 연락해라."
"오케이."
잠시후 김수한은 대현건설 사장과 진지한 전화통화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후 대수에게 입을 열었다.
"대수야. 백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의 건설비는 대략 1조 5천억 안팎이라고 하더라. 대현건설 사장이.."
"몇푼 안하는구만."
대수의 그같은 언사에 김수한은 기가 죽었다. 대수는 스케일이 다른 것이다. 한국 재벌들은 쳐다도 못볼 에베레스트 최정상급의 천문학적인 재력을 자랑하는 것이다.
"정말 너는 엄청난 재벌이 됐구나. 조단위를 우습게 아는구나."
"임마. 내 재산이 2백조가 넘는다. 그런 나에게 조단위 액수는 껌값에 불과하다."
김수한은 진심으로 경탄한 표정을 지었다.
"대수야. 너 뉴욕 양키스를 3조원에 인수한거냐? 뉴스에 나온대로?"
"맞다. 일시불 완납 조건으로 5천억을 깍은거다. 원래 조지 스타인이 3조 5천억 달라고 한거다. 그래서 내가 3조원 일시불 완납 조건을 내걸고 3조원에 인수하게 된거다."
"부럽다. 임마. 너의 무지막지한 재력이.."
"자식아. 너도 얼마뒤면 니 아버지한테 수조원의 재산을 물려 받을것 아니냐?"
"야. 내가 아무리 아버지 재산을 물려받는다고 해도 너에게 비할수나 있겠냐? 후후.."
김수한의 자조섞인 말이었다. 대수의 무시무시한 재력에 두손 두발 다 든 것이다.
"대수야. 네가 만약 랜드마크 초고층 빌딩 양해각서를 체결한다면 우리 대현건설을 조금만 챙겨주라. 부탁한다."
김수한의 사업본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염려마라. 랜드마크 초고층 투자가 확정되면 네놈에게 크게 한턱 쏘겠다. 기대해도 좋다. 김수한."
"정말이냐?"
김수한이 격한 기쁨을 발하고 있었다. 건설비만 1조원이 넘어가는 랜드마크 시공을 자신의 대현건설에 맡기겠다고 대수가 확언하는 것이다.
"그래. 임마. 내 연락이나 기다리고 있어라."
"고맙다. 친구야. 정말이다. 하하.."
"알면 됐다. 자식아."
대수는 정소민과 김수한에게 부채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자신 때문에 정소민이 죽은 것이다. 김수한은 사랑하는 자신의 엄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것이다. 그런 이유로 대수는 김수한에게 커다란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임마. 호텔방 잡아라. 여자애들 데리고 가서 떡이나 좀 치자."
"오케이. 이년들아. 따라와라."
김수한의 명령에 싱싱한 룸빵걸들이 얼굴 가득 화사한 미소를 발하며 룸빵을 나서는 대수와 김수한을 조신하게 뒤따르기 시작했다. 더불어 여성저널의 이진숙 기자 역시 그들을 은밀히 따라붙기 시작했다.
'이대수란 억만장자도 여자에 환장하는 한마리 숫컷에 불과했군.'
이진숙은 그러한 속내를 발하며 대수와 김수한이 사라진 고급호텔을 물끄러미 응시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서울 힐튼 호텔 로얄 스위트룸
대수는 달달한 카라맬 마키아토를 음미하며 이수현 비서에게 명령을 하달하고 있었다.
"전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초고층 빌딩 설계 회사를 섭외해서 그들에게 초고층 빌딩에 관한 자문을 받아라."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대현건설 사장을 이곳으로 호출해라. 이것이 전화번호다."
대수는 그리말하며 대현건설 사장의 직통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쪽지를 이수현에게 건네주었다.
"넵. 회장님."
"그리고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되느냐?"
"오늘 점심 무렵에 서울시장과 오찬회동을 하신 후 저녁 시간에 경단련 회관에서 열리는 환영 만찬회에 참석하셔야 합니다. "
"알겠다. 그럼 이만 나가봐라."
"넵. 회장님."
점심 무렵..
서울의 고급 한정식집
대수와 서울시장이 점심 식사를 겸한 오찬회동을 즐기고 있었다.
"회장님. 결단을 내리신 겁니까?"
"그렇습니다. 내가 상암동 랜드마크 부지에 초고층 빌딩을 올려보고 싶습니다."
서울시장 이도연의 얼굴 가득 화색이 돌았다.
"진심 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내 이름을 딴 초고층 호텔을 건설해 보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회장님."
"지금 설계 사무소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양해 각서를 이른 시간안에 체결하고 싶습니다. 시장님. 나는 질질 시간 끄는걸 미치도록 싫어합니다. 내 신조는 속전 속결입니다. 한마디로 시장님 또한 나의 스피드에 맞춰 주셔야 한다는 얘기 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염려 마십시오. 회장님 말씀대로 우리 서울시도 속전속결로 인허가 문제를 매듭지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양해각서도 최단 시일안에 체결해 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이시장님. 우리 잘해봅시다. 하하.."
"넵.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