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6 5부 너는 너인가 (퓨키님 쿠폰5장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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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
백악관 지하 핵벙커에는 약 만여 명의 사람들이 생존을 영위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 중에는 대수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대수는 장내를 가득 메운 군중들에게 명령을 하달하고 있었다.
"이제 백악관 핵벙커에는 식량과 식수가 거의 사라졌다. 그런 이유로 제군들은 살길을 찾아 이곳을 떠나야 한다."
대수의 명령에 군중 속에서 커다란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각하. 저희는 어디로 가야 하는 겁니까?"
"당연히 핵전쟁의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 호주나 뉴질랜드로 떠나야 한다. 그곳이 지상에 남은 마지막 파라다이스다."
"각하. 그러나 호주는 이곳에서 수만 킬로나 떨어진 곳입니다. 어떻게 그곳까지 갈수가 있습니까? 더구나 지상은 핵 방사능에 위해 초토화 되었으며, 해안가 역시 수시로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는 관계로 배를 타고 갈수도 없습니다."
"당연히 비행기를 타고 가야한다. 방호복을 입은채로."
"각하. 백악관에는 비행기가 단 백대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백대 모두 헬기를 포함한 소형 경비행기 입니다. 더구나 전지구적인 기상 이변에 의해, 하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장담할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소형 비행기와 헬기를 탄다면 십중팔구 죽는다는 말입니다. 각하."
"어쩔수 없다. 도박을 해보는 수밖에. 앞으로 24시간 안에 모든 준비를 끝마친 후 백악관 격납고로 모이도록. 어차피 이곳에 더 이상의 식수와 식량은 전무한 상태다. 이곳에서 죽나 나가서 죽나 매한가지란 말이다. 제군들."
결국 대수의 그러한 결론에 의해, 백악관 핵벙커에 숨어있던 만여명의 사람들은 소형 비행기와 헬기에 올라탄 후 호주와 뉴질랜드를 향해 기약없는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당연히 그들은 거의 대다수 태평양의 바닷속으로 추락하였다. 연료 부족과 기상이변 때문이었다. 당연히 대수는 예외였다. 그는 여전히 팔팔한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수는 태평양의 깊은 바닷속을 맹렬하게 헤엄치고 있었다. 그와 같이 출발했던 모든 사람들이 죽었지만 대수는 아직도 멀쩡했다. 바닷가에 밀어닥치는 해일과 시시각각 출몰하는 상어떼에게 수많이 물리고 찢어졌지만 그럴때마다 대수는 자신도 놀랄 정도로 감쪽같이 신체를 회복한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대수는 자신이 불사의 육체를 타고난 존재라는 사실을 뼈져리게 자각하게 되었다.
'난 불사의 존재였구나. 절대 죽지않는.'
대수는 진실로 신에게 감사했다. 그의 사랑 브룩이 피신해 있는 호주로 갈수 있는 불사의 육체를 선물받은 것이다.
'난 무슨일이 잇어도 호주에 가야 한다. 그곳에 자리잡고 있는 브룩을 만나야 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대수는 그같은 결의를 다지며 호주가 있는 남서쪽을 향해 맹렬히 헤엄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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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바다의 망망대해를 한가로이 외롭게 떠다니는 장대한 동양 사내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는 태평양의 쪽빛 바다를 베개 삼은채 푸르디 푸른 창공을 무심한 시선으로 관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핵전쟁이 발생한지 언 30년이 넘어서 그런건가? 기후가 많이 좋아졌다. 핵낙진도 많이 사라진듯 하고. 그건 그렇다치고 어떻게 된것이 왜 아직 호주 대륙이 보이지 않는 것이냐? 내가 태평양 바닷가를 헤메고 다닌지 3년이 넘은것 같은데.'
대수는 태평양 바다 위를 장장 3년 동안이나 누비고 다녔지만 아직도 호주나 뉴질랜드 대륙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브룩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30년이란 세월이 지났으니 그녀도 많이 변했겠지. 에라 모르겠다. 브룩은 그렇다 치고 사람이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런데 브룩은 지금 뭐하고 지낼까? 브룩이 잘먹고 잘지냈으면 좋겠다.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그걸로 족한거다.'
대수는 브룩에 관한한 언제나 한없이 인자한 아빠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반면 그가 벌인 끔찍한 핵전쟁에 관해서는 일말의 가책도 전혀 받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핵전쟁은 필수불가결한 선택 이었던 것이다.
'나에게 다시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난 그때에도 똑같이 핵전쟁을 시도할 것이다. 내 조국 미국을 위협하는 놈들을 절대 용서할수 없다.'
대수에게 각인된 cia의 애국 세뇌는 이 정도로 무서웠다. 그의 애국 세뇌는 대수에게 핵전쟁의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좋은 먹잇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대수는 양심의 가책을 털끝만치도 받지않은채 이제나 저제나 하며, 호주대륙을 발견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1년 후..
짙은 어둠에 잠긴 호주 시드니 해안가에 장대한 신형을 자랑하는 벌거숭이 동양인이 나타났다. 그러기를 얼마후 거대한 동양사내는 시가지를 향해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수는 어둠에 휩싸인 시드니 시내를 벌거슝이 몸뚱이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네온싸인이나 전광판 등등이 전부다 소등되어 있다. 전기를 아끼는 것인가? 하긴 호주는 석유가 안나오는 국가니 그럴수도 있겠군. 그래도 호주는 식량 자원과 각종의 천연자원이 많은 나라이니 살만한 형편일 것이다.'
대수는 그러한 내심을 한가득 발한채 길거리에 즐비한 불꺼진 상점을 하나둘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입을 옷과 허기진 배를 달래줄 음식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대수가 짙디짙은 어둠에 휩싸인 시내를 두리번 거리고 있을 즈음 그의 시야에 마네킹에 옷을 걸어둔 의류상점이 맹렬히 포착됐다. 그와 동시에 대수의 신형이 의류 상점을 향해 번개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후 대수는 청바지와 티셔츠를 걸친채 재빠르게 장내에서 사라졌다.
대수는 의류점에서 청바지와 티셔츠 그리고 약간의 호주달러를 훔칠수 있었다.
'호주 10달러 정도면 한끼 식사 정도를 해결할수 있는건가?'
대수는 그와같은 속내를 발하며 이번에는 식료품점을 찾아 어둠에 휩싸인 도시를 전전하기 시작했다.
대수가 어둠에 휩싸인 시드니 시내를 전전한지 수시간 후, 그의 시야에 귀하디귀한 식료품점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희안하게도 식료품점은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희미한 조명등이 밝혀져 있었다. 더불어 건장한 사내 여러명이 손에손에 총기를 든채 주변을 삼엄하게 경비하고 있었다.
'식량이 귀해서 저런 행동을 보이는구나. 하긴, 호주라고 해도 핵전쟁의 여파에서 결코 자유로울수는 없겠지. 아무리봐도 식료품의 약탈 행위를 막으려는 자경단으로 보이는군.'
대수는 일단 그들을 관찰하기로 결정했다. 뭔일이 일어날것만 같았다. 대수의 동물적인 직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후 일단의 사내들이 말을 탄채 장내에 나타나자 마자, 자경단으로 짐작되는 사내들에게 무차별적인 총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않아 자경단으로 추정되는 사내들이 하나둘 총탄을 맞고 길바닦에 처량하게 나뒹굴기 시작했다. 숫적인 면에서 절대열세였던 것이다.
'수십명이 무자비한 총격전을 펼치니 소수의 자경단으로는 역부족 이구나. 그건 그렇고 저놈들 왜 말을 타고 나타나는거지. 자동차는 어쩌고? 맞다! 석유가 생산이 안되는 호주다. 그런 이유로 지금 호주는 전기 생산과 자동차 등등이 전면 올스톱 된 것이다. 전지구가 멸망한 지금 호주가 석유를 구할 방법은 전무하다. 그런 이유로 호주는 지금 19세기 시대로 회귀한 것이다.'
대수의 끝도없이 이어지는 자문자답 이었다. 그렇게 대수가 자문자답을 발하고 있을 무렵 말을탄 수십 여명의 약탈자들이 식료품점을 싹쓸이 하다시피 순식간에 전부 털어갔다.
'전광석화구만. 큼지막한 식료품점을 빵 한조각 남기지않고 전부다 탈탈 털어갔구나.'
몇달 후..
대수가 시드니에 나타난지 여러달이 지났다. 그동안 대수는 호주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가를 주도면밀하게 조사했다. 그결과 대수는 몇가지 주요한 사실을 알아낼수 있었다.
호주는 지금 현재 심각한 에너지 문제에 봉착해 있었다. 석유로 돌아가던 모든 기간 산업들이 올스톱 됐던 것이다. 자동차와 철도 발전소 공장 등등이 전면적으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그런 이유로 식료품을 생산하던 수많은 공장들과 자동차를 기반으로 움직이던 유통 회사들이 문을 닫게 되었다. 당연히 호주의 도시는 심각한 식량부족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런 이유로 호주의 도시에서는 식량 약탈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만큼 식료품 문제가 심각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호주 정부는 석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식량의 운송을 석탄을 기반으로 하는 증기열차로 해결하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석탄을 캐낸다고 하여도 수요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호주 국민들의 난방과 조명등에도 석탄이 사용되었던 것이다. 더불어서 최근에는 호주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가솔린과 경유차를 개조하여 석탄으로 돌아가는 증기 자동차를 은밀히 사용하는 자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호주의 석탄 공급은 수요에 비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적었다. 그러다보니 석탄을 생산하는 광업회사들이 천문학적인 부를 쌓기 시작했다. 그만큼 석탄이 귀했던 것이다.
이것이 대수가 알아낸 호주의 현실이었다. 더불어 호주 사람들이 자신을 히틀러를 능가하는 악마라고 칭하는 사실 또한 뼈져리게 깨달았다. 호주 사람들은 찬란한 문명을 파괴하고 수십억의 인류를 죽인 장본인을 이대수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들은 이대수가 핵전쟁을 일으켜서 인류가 멸망 당했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대수는 자신의 이름을 떳떳하게 밝힐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대수는 남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마운틴 리'라고 간단히 알려주었다. 그렇게 대수는 인류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지상낙원인 호주에 서서히 정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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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
시드니 교외에 위치한 대규모 젖소 농장
대수는 젖소의 젖을 시원하게 짜고 있었다. 그렇게 대수가 젖소의 젖을 짜내고 있을 즈음 그의 곁으로 히얀 턱수염이 더부룩한 노인장이 다가왔다.
"마운틴. 오늘은 이만하고 식당에 가서 다른 일꾼들과 저녁밥을 먹게."
"알겠습니다. 영감님."
잠시후 대수는 근처에 자리한 식당을 향해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수는 수십여 명의 일꾼들로 들어찬 허름한 식당에서 빵과 쇠고기 스튜 그리고 신선한 우유와 치즈로 저녁을 때우고 있었다.
"마운틴. 넌 나이가 몇살이냐?"
흑인 덩치가 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연히 대수는 되는대로 답했다.
"25살."
"난 28살이다. 마운틴."
"그러냐?"
"응. 너보다 3살 많다. 하하.."
은근히 나이를 자랑하는 흑인 덩치였다. 대수에게 씨알도 안먹히는 소리였다.
"야. 나이 타령은 그만하고 제럴드. 너의 부모님은 어디에서 왔냐?"
"응. 우리 부모님은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이다. 사업차 호주에 머무르고 있을 당시에 핵전쟁이 벌어졌다고 하더라. 그런 이유로 운좋게 지구에 마지막 남은 지상낙원인 이곳 호주에서 생존하게 된거다."
"운이 좋았구나."
"그런 너의 부모님은 어디에서 오셨냐?"
대수는 이번에도 대충 둘러됐다.
"한국에서 옛날에 호주로 이민 오셨다."
"너희 부모님도 운이 좋았구나. 아무튼 우리들은 운이 좋다. 다른 지역은 핵전쟁의 여파로 모든 문명이 파괴됐다. 당연히 미국도 마찬가지고."
"그래도 아직 미국에는 핵벙커에서 안전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꽤 많다. 신문에서 그러더라. 제럴드."
"나도 그 뉴스 신문에서 봤다. 그렇다고 하여도 이곳 호주에서 처럼 맑은 하늘을 즐기지도 못하고, 칙칙한 지하 핵벙커에서 살아가는것 아니냐? 그 사람들은 참 불쌍한 인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