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5 5부 너는 너인가 (퓨키님 쿠폰5장 감사드립니다) =========================================================================
저녁 무렵..
이대수의 고물 승용차가 시카고 다운 타운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후 대수는 공중전화 부스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대수는 한국에서 사겼던 영어강사 샌디의 집으로 전화를 걸고 있었다.
[이곳은 샌디 아처의 집입니다.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대수의 귓전으로 자동응답 메시지가 들려왔다. 그러나 대수는 그같은 사실에 개의치않고 샌디의 집 전화에 메시지를 저장하기 시작했다.
[이대수다. 오랜만이다. 샌디. 시카고 다운 타운의 크롤링 샌드위치 전문점이다. 내 메시지를 듣는 즉시 이곳으로 나와주기 바란다.]
대수는 그말을 끝으로 근처에 위치한 크롤링 샌드위치 전문점을 향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수가 크롤링 샌드위치 전문점에서 샌디를 기다린지 얼마후 정장 스커트 차림의 쭉쭉빵빵한 팔등신 미녀 샌디가 놀란 얼굴로 대수의 면전에 나타났다.
"오마이갓. 너 언제 미국에 온거니?"
대수는 되는대로 답했다.
"얼마전에 왔다. 반갑다. 샌디. 내 옆에 앉아라. 서있지말고. 하하.."
"좋아. 대수."
샌디는 화사한 미소를 한가득 발했다.
"우리가 헤어진지 삼년만에 만나는 건가?"
"그 정도 됐을거야. 우리가 다시 만난지. 호호..."
"그동안 샌디는 어떻게 지냈냐?"
"나는 물류기업에서 일하느라 시간 가는지 모르고 바쁘게 지냈어."
"물류기업이라면 어디를 말하는거냐?"
"DHL 시카고 본점에서 일하고 있어. 운 좋게 재작년에 입사하게 됐어."
"세계적인 기업에 입사했구나. 축하한다. 샌디."
"고마워. 그런데 대수."
"왜?"
"대수랑 이름이 똑같은 한국 사람이 LA 지역에서 사고쳤다가 감옥에서 죽은 뉴스 봤거든."
대수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재빨리 샌디를 안심시켰다.
"샌디도 한국에서 생활해봐서 잘 알잖아. 한국에 동명이인이 숱하게 많은거."
대수의 그럴듯한 말에 샌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정말 한국 사람들은 이름이 똑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지.. 그래서 나는 그 흉악한 범죄자가 대수가 아닐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어."
"고맙다. 나를 끝까지 믿어줘서. 하하..."
"당연하지. 한국에서 겪은 대수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인데."
그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미국에 유학온거니?"
대수는 솔직하게 답했다.
"그건 아니고, 거의 이민온 것이나 매한가지다. 샌디."
"그럼 눌러 살려고 이민 온거니?"
"말하자면 대충 그래."
"그럼 어디서 거주할 생각인데?"
"일단은 뉴욕에서 자리를 잡을 생각이야."
"뉴욕에 누구 아는 사람 있니?"
대수는 입에서 나오는대로 답했다.
"친지들이 그곳에 여러명 자리잡고 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야지."
"그럼 다행이다. 요즘 워낙에 불경기라 쓸만한 직장 구하기가 만만치 않아."
"생각해줘서 고맙다. 그건 그렇고 우리 맥주바에서 시원하게 한잔 걸치자."
"좋아. 내 단골집으로 가자. 이 근처에 있어."
대수와 샌디는 시원한 생맥주를 즐기며 화기애애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나와 헤어지고 몇명의 여자와 사겼니?"
"샌디. 솔직히 말해서 너와 헤어진후로 딱 한명 잠깐동안 만났다."
"정말이니?"
"사실이다. 샌디."
"거짓말 같아. 대수는 타고난 마초남이라 주변에 여자들이 끊이질 않는 스타일인데.."
"샌디 너야말로, 나와 헤어진 후에 몇명의 남자를 만났냐? 솔직하게 말해봐라."
대수의 역공에 샌디가 머뭇거렸다.
"그럴줄 알았다. 제대로 답을 못하는것보니 여러명의 남자들과 깊이 사겼구만."
대수의 장난같은 힐난에 샌디가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미안해. 너무 외롭다보니..."
"이해한다. 너같은 팔등신 미녀를 이 세상 어떤놈들이 가만 냅두겠냐."
"그말 칭찬이니?"
"예스다. 하하..."
"짖굳어. 호호..."
그들이 흥겹게 담소를 나누고 있을 무렵 샌디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샌디가 대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전화좀 받고 올게. 잠깐만 기다려."
"알았다. 어서 받아라."
얼마후 통화를 끝내고 돌아온 샌디가 시무룩한 안색으로 대수에게 입을 열었다.
"집에 빨리 들어가봐야 할것 같아. 정말 미안해."
"샌디. 부담갖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봐. 무슨 일이냐?"
대수의 어르는 말에 샌디가 미국 여자답게 솔직하게 고백했다.
"사실 지금 나. 동거하고 있어. 우리회사 남자 직원과."
대수가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다. 샌디같은 팔등신 미녀곁에 사내가 없다는게 말이 안되는 것이다.
"알겠다. 어서 들어가봐라. 언제 뉴욕에서 한번 보자."
"그래. 내 핸드폰 번호 알려줄테니 앞으로는 이 번호로 연락해."
"오케이. 샌디."
대수는 말은 그리 했지만 많이 서운했다. 샌디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 쌓은 떡정이 장난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샌디가 자신의 앵두같은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뭔가를 결심한 것이다.
"대수. 이 근처 모텔에서 딱 두시간만 같이 있을까?"
"고맙다. 샌디. 나야 탱큐다."
대수는 불감청 고소원이었다. 쭉쭉빵빵한 팔등신미녀 샌디를 다시 한번 탐닉할 찬스가 찾아온 것이다.
얼마후 대수와 샌디는 근방의 모텔에서 격렬한 운우지정을 나누기 시작했다.
***
LA 경찰청 유전자 감식소
"경사님. 피터슨 정의 사체에서 발견한 체모와 이미 죽은 이대수의 DNA 샘플이 백프로 일치합니다!"
"박사님. 확실한 겁니까?"
"확실합니다. 경사님."
"혹시 쌍둥이의 체모일 확률은 없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경사님. 일란성 쌍둥이라 하여도 유전자가 이 정도로 일치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 체모는 사망한 백두산의 체모가 명백합니다."
LA 경찰청 조사실
리치먼드 경사와 그의 휘하 경관이 심각한 얼굴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모든 증거가 이대수가 살아있다고 말하고 있다."
"제가 보기에도 그런것 같습니다. 피터슨 정과 얼마전에 죽은 해럴드 스미스 모두 이대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자들 이었습니다."
"자세히 말해봐라. 경관."
"넵. 경사님. 피터슨 정은 약 1년전에 이대수에게 거액의 사기를 쳤습니다. 그의 합의금 백만 달러를 중간에서 가로챈 전력이 있던 자였습니다."
"확실한가?"
"증인들도 이미 확보해 두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대수가 주디스의 남편인 해럴드 스미스를 죽인 이유는 대체 뭐라고 생각하나?"
"경사님. 주디스 살해 사건의 진범이 해럴드 스미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경관. 자네의 말은 '이대수가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해럴드 스미스에게 복수를 했다' 라는 뜻인가?"
"그렇습니다. 경사님."
"경관의 말이 일리가 있다. 사실 나도 예전부터 해럴드 스미스를 의심했다. 증거는 없었지만 그놈에게서 냄새가 심하게 났었다."
"저도 그랬습니다. 경사님."
"그러나 이미 지난일을 어쩌겠나. 아무튼 이 사건을 어찌 처리해야할지 골치가 아프다."
"경사님. 이대수와 연관된 사건이라면 FBI에게 연락해야 하는것 아닙니까? 차라리 속편하게 FBI에게 이번 사건을 넘기시는것이 어떻습니까? 어차피 우리 관할 사건도 아닌듯 한데..."
"알겠다. FBI LA 지부에 연락을 전해라."
"넵. 경사님."
다음날..
LA 경찰청 조사실
리치먼드 경사와 FBI 요원 해크먼이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그런데 어쩐일로 저를 보자고 하신겁니까? 경사님."
"해크먼 요원. 미스테리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리치먼드 경사의 말에 해크먼이 두눈 가득 맹렬한 호기심을 일으켰다.
"일단 우리가 작성한 사건 서류를 읽어보십시오."
리치먼드는 해크먼에게 두툼한 서류철을 건네주었다.
잠시후 해크먼 요원은 리치먼드 경사가 건네준 서류철을 정신없이 탐독하기 시작했다.
며칠 후..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 시티 공동묘지
FBI 요원 해크먼이 이른 아침부터 공동 묘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후 해크먼의 건장한 신형이 이대수란 묘비명이 적혀진 무덤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해크먼은 광택이 절로나는 멋드러진 구둣발로 이대수의 봉분을 거세게 즈려밟고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해크먼의 두눈가득 이채가 발했다.
'봉분을 파혜쳤다가 다시 메꾼 흔적이 보인다. 분명 뭔가 있다.'
잠시후 해크먼은 공동묘지 관리소를 향해 부리나케 움직이기 시작했다.
육순의 공동묘지 관리인은 어색한 얼굴로 쩔쩔매고 있었다.
"그게 사실은 한달전에......"
"그게 뭔 말입니까?"
해크먼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공동묘지 관리인이 주눅든 얼굴로 사실을 말하기 시작했다.
"실은....한달전에...이대수란...자의...묘지에서.....시체가....사라졌습니다....."
"그같은 사실을 왜 관계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겁니까?"
"문책울...당할까......두려워서......"
살리나스 시티 경찰청
FBI 요원 해크만은 살리나스 시티 경찰국장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살리나스 공동묘지 근처의 cctv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국장님."
"언제적 자료를 원하는거요?"
"대략 한달전의 cctv 자료를 모조리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좋소. 조사국에 언질을 넣겠소."
"고맙습니다. 국장님."
FBI요원 해크먼은 살리나스 시티 경찰청 조사실에서 CCTV를 확인하고 있었다.
해크먼은 이대수의 얼굴 사진과 CCTV에 등장하는 벌거벗은 동양남자의 얼굴을 비교 분석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해크먼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
저녁 무렵..
뉴욕 플러싱 한인타운에 이대수의 고물 승용차가 등장했다. 그러기를 얼마후 고물 승용차가 인근에 위치한 한식당을 향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수는 돼지 김치찌개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언제먹어도 맛나는 고향의 맛이다.'
대수는 돼지 김치찌개를 봄날에 게눈감추듯 탐닉하기 시작했다.
대수는 플러싱 한인타운의 밤거리를 정처없이 발길 가는대로 산책하고 있었다.
'수중에 9천 달러 정도가 남아있다. 이 돈으로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에라이 모르겠다. 오늘은 일단 모텔방에서 하룻밤을 보내자. 그리고 내일 날이 밝자 마자 쓸만한 월세방을 알아보자.'
허름한 모텔방에 대수가 자리하고 있었다.
대수는 모텔방의 침상에 누운채 자신의 앞날을 설계하고 있었다.
'일단 내일 한인타운의 부동산 가게로 가봐야겠다. 그놈들에게 불법체류자라고 말하면 알아서 방을 구해주겠지.'
그렇게 속편한 생각을 하던 대수의 뇌리에 재미교포 사기꾼 피터슨 정이 떠올랐다.
"아니다. 재미교포 놈들 중에는 피터슨같은 사기꾼 양아치들이 너무 많다. 내가 불법체류자라고 밝히면 오히려 내 뒤통수를 치기 위해 무슨 일을 벌일지 알수 없다. 차라리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세놓음' 이란 표지판이 걸린 집들을 알아보는게 백번 나을것 같다. 그런 집들 중에서 신분증을 요구하지않는 집으로 세를 얻자. 그 방법이 가장 낫다.'
대수는 다음날부터 퀸즈의 길거리를 이잡듯이 싸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일주일 후..
대수는 뉴욕 퀸즈의 허름한 건물로 들어선 후 관리인 사무실의 문을 노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장년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열려있소. 들어 오시오."
잠시후 대수는 장년 사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사회보장카드가 없다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곤란한데..."
"웃돈을 드리겠습니다."
"생각을 좀 해봅시다."
그러기를 얼마후 장년의 관리인이 대수를 향해 호기롭게 입을 열었다.
"6개월치 월세와 관리비를 선불로 내시오. 그렇다면 방을 내주겠소."
"6개월치 월세가 대체 얼맙니까?"
"한달치 월세가 9백달러니 6X9 = 5천 4백 달러요. 거기에 6개월치 관리비를 합하면 대략 6천 달러 정도요."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방을 한번 둘러보고 싶습니다."
"좋소. 나를 따라오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