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마스터-58화 (58/268)

00058  3부 우리는 누구인가 (타임리더님 쿠폰 20장 감사드립니다)  =========================================================================

서울시내를 벤틀리 리무진이 부드럽게 질주하고 있었다.

"이대수를 제주도의 안가로 피신 시켰습니다. 회장님."

비서실장 박태철의 보고에 이동구가 만면가득 흐뭇한 미소를 발했다.

"잘했다. 더불어 그놈을 수발할 새끈한 여자애를 붙여줘라."

"이미 그렇게 조치했습니다. 회장님."

"좋아. 아무튼 그놈은 정말 엄청난 놈이다."

"맞습니다. 혈혈단신 맨주먹으로 삼백여 명을 헤아리는 김호춘의 경호원들을 처참하게 작살 냈습니다. 더불어 권총으로 대항하던 김호춘의 대걸통 마저 단 일수에 처절하게 으깨 버렸다고 합니다. 회장님."

"우하하하하....."

이동구의 격한 광소가 벤틀리 리무진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회장님. 이제 손을 쓰셔야 할것 같습니다. 검경이 냄새를 맡은것 같습니다. 아무튼 김의원과 자리를 마련해 보겠습니다."

"알겠다.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근간에 자리를 마련해라. 검경이 꼬이면 골치가 아프니.."

"넵. 회장님."

성북동 대저택에 서울경찰청 소속 광수대가 들이닥쳤다. 그리고 얼마후 쌍칼이 입원한 병원에도 광수대 형사들이 들이쳤다. 그렇지만 그들은 별다른 정보를 얻어내지 못하였다. 단지 검은 복면을 뒤집어쓴 괴한이 명동 사채업자 이자 전직 전국구 조폭인 김호춘을 단매에 쳐죽였다는 사실 외에는..

서울경찰청 광수대

이기명 반장이 휘하 형사들과 의견을 취합하고 있었다.

"반장님. 첩보에 따르면 최근들어 명신그룹 회장인 이동구와 김호춘 간에 알력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해봐라. 김형사."

삼십대 중반의 김형사가 두눈을 은근히 빛냈다.

"그러니까 코스닥 바이오주를 상대로 주가조작을 하다가 이동구가 크게 데였다고 합니다. 무려 백억 이상의 손해를 봤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일을 주도한 자가 명동 사채업자 김호춘 이라고 합니다."

이기명 반장이 두눈을 빛냈다.

"그럴듯하군. 좋아. 그쪽으로 좀 더 탐문수사를 해봐라. 그리고 우형사는 이동구와 그가 스폰을 하는 도끼파 보스 김신행을 면밀히 감시하도록."

우직하게 생긴 우형사와 박형사가 동시에 복명했다.

"넵. 반장님."

"좋아. 그리고 박형사는 다시 한번 쌍칼을 만나서 복면괴한의 인상착의를 파악하도록."

"넵. 반장님."

"조형사와 민형사는 이동구를 설계한 놈들의 행선지를 파악하도록."

"넵. 반장님."

"최형사와 김형사는 지금 당장 이동구를 면담하도록."

"넵. 반장님."

명신그룹 종로본사 비서실

서울 경찰청 광수대의 최형사와 김형사는 비서실장 박태철과 면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번에 유명을 달리한 김호춘 회장과 이동구 회장간에 알력이 있었다고 하던데..?"

사십대의 고참 베테랑인 최형사의 유도심문에 박태철은 싸늘한 미소를 말아올렸다.

"저로서는 금시초문입니다."

"정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우리 회장님은 매우 바쁘신 분인 관계로 명동에서 사채업을 하는 김회장과 평소에 내왕 자체를 전혀 안하셨습니다."

"이상하군요. 우리 경찰 파일에는 두분이 소싯적부터 친분이 있었다고 나와 있는데.. 조직세계에서 말입니다."

베테랑 최형사는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박태철은 여전히 싸늘한 눈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건 옛날 얘기 입니다. 우리 회장님은 과거를 청산하신 후 지금은 견실한 기업가로 사회에 봉사하고 계십니다."

"그건 조사해 보면 나올겁니다."

"아무튼 이만 돌아가 주십시오. 최형사님. 김형사님."

"좋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 오겠습니다. 그럼 이만."

며칠후..

강남의 고급 요정

명신그룹 회장 이동구와 집권여당의 산전수전 다 겪은 노회한 다선 국회의원 김형철이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김의원님. 요즘 광수대에서 저를 들들 볶고 있습니다."

"그놈들이 왜?"

간신배 스타일의 면상을 자랑하는 김형철이 은근한 눈빛을 발했다.

"솔직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평소에 저와 알력이 있었던 명동 사채업자 김호춘이 얼마전에 비명횡사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광수대에서 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웃긴놈들이군. 건실한 기업가인 이회장을 살인혐의로 조사하다니..."

"그렇습니다. 김의원님. 그러니 이번에 힘을 좀 써 주십시오. 이런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 저의 명신그룹 대외 신인도에 커다란 타격이 발생합니다."

"알겠네. 염려말게. 이회장."

"감사합니다. 김의원님."

얼마후 이동구는 큼지막한 사과박스에 5만원권 다발을 뭉테기로 담은채 김의원의 에쿠스에 실어보냈다.

경찰청창실

"야. 이 시발놈아. 지금이 어느땐데 건실한 기업가를 살인혐의로 조사하는거냐? 너 죽고싶어서 환장했냐?"

광수대 이기명 반장은 올것이 왔다는 심정이었다. 명신그룹 이동구 회장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청장님. 그놈은 전직 전국구 조폭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암암리에 조직을 봐주고 있습니다."

"시발놈아. 헛소리 집어치우고 지금 당장 이동구 수사를 전면중지해. 알겠냐?"

결국 이기명 반장은 이동구 수사를 포기해 버렸다. 증거도 부족했거니와 상부의 압력이 엄청났던 것이다. 이렇게 명동 사채업자 김호춘 살해사건은 유야무야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이동구는 신중한 인간인지라 이대수를 제주도에 좀 더 쳐박아 두었다. 그런 이유로 이대수는 제주도에서 팔자좋은 한량신세를 자의반 타의반으로만천하에 과시하게 되었다.

제주도의 그림같은 별장

이대수는 오늘도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나홀로 해안가를 산책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대수가 제주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벗삼으며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을때 그의 지근거리에 거칠게 생긴 사내가 홀연히 등장했다. 그는 바로 이대수를 수발하는 도끼파의 조직원 김명석 이었다.

"형님. 날이 어두워 지고 있습니다. 이만 별장으로 들어 가시지요."

"아니다. 날씨도 선선한 것이 매우 기분이 좋다. 좀 더 산책을 즐겨야겠다."

"형님. 그러지 마시고 근처에 있는 삼겹살 집에서 소주나 마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김명석이 간절한 눈빛을 발했다. 삼겹살에 소주가 미치도록 땡기는 것이다.

"네 놈 눈빛을 보니 아주 삼겹살과 소주가 먹고싶어서 환장한듯 싶구나."

"솔직히 그렇습니다. 형님."

김명석이 거친 얼굴에 어울리지않는 살살 거리는 웃음을 떠올렸다.

"좋다. 가자."

"넵. 형님."

잠시후 이대수와 김명석은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며 기분좋은 술자리를 즐기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형님이 정말 김호춘을 죽였습니까? 더불어 그놈을 가드하던 경호원 삼백여 명을 작살낸 겁니까?"

김명석이 격한 호기심을 발하고 있었다.

"넌 몰라도 된다. 앞으로는 그런 얘기를 절대 입에 담지 말아라."

이대수가 무표정한 얼굴로 김명석을 주시했다. 그러자 김명석은 호랑이 앞에 강아지처럼 오금이 저리기 시작했다. 그도 이대수의 격투실력이 어마어마 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경기도의 이름모를 도끼파 수련장에서 이대수의 핵펀치에 뜨거운 맛을 봤던 경험이 있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제가 쓸데없는 말을 한것 같습니다."

"알면 됐다. 그건 그렇고 경숙이는 지금 어디에 있냐?"

"지금 서울의 룸빵에서 손님을 접대하고 있습니다."

"그년의 여체가 탐스러웠는데.."

"그래도 형님. 여기 제주도 룸녀들도 나름 괜찮습니다."

"그야 그렇지만 경숙이 년의 육덕진 여체보다는 못하다."

"그럼 형님. 제가 조직에게 연락을 취해서 경숙이를 다시 보내달라고 청을 넣겠습니다."

"아니다. 됐다. 귀찮게 일을 만들지 마라."

광수대는 요즘 이동구의 수사를 중단한 대신에 그가 뒷배를 봐주는 도끼파를 열불나게 들쑤시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김신행은 아주 죽을 맛이었다. 허구한날 조직원들이 광수대로 달려들어간 것이다. 그리하여 김신행은 서울시내 안가에서 이동구 회장과 독대를 나누고 있었다.

"요즘 네 밑의 애들이 많이 달려 들어갔냐?"

"그렇습니다. 회장님. 뭔가 대책이 필요합니다. 우리 도끼파가 관리하는 업장에 피해가 막심합니다."

"알겠다. 그럼 자수할 놈들을 선정해라. 이대수 대타로. 뒤는 내가 봐주겠다."

"몇명 정도를 말씀 하시는 겁니까? 회장님."

김신행이 마땅찮은 표정을 지었다. 이대수 대타로 살인혐의를 뒤집어씌울 수하들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금쪽같은 새끼들이 오래도록 감빵 살이를 해야 하는 것이다.

"한 열명 정도를 선정해서 자수시켜라. 전관예우 변호사를 사서 형량을 최대한 낮춰주겠다. 더불어 빵에서 나오면 후하게 하사금을 내려주겠다."

"그 방법 밖에는 없는 것입니까? 회장님."

"그렇다. 잔말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시행해라."

까라면 까야 하는 것이다. 김신행에겐 이동구같은 엄청난 스폰서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만사가 편해 지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광수대 반장 이기명은 줄줄이 제발로 자수한 도끼파 조직원들을 보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시발놈들. 대타를 잔뜩 준비해 뒀구만."

"어쩌겠습니까. 반장님. 제놈들이 빵에 가고 싶다고 난리 부르스를 추는데.."

우직한 우형사 역시 헛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개같구만. 이렇게 김호춘 살인사건은 막을 내리는 것인가."

이기명 반장의 말대로 김호춘 살인사건은 도끼파 특공대의 범행으로 일단락 지어졌다. 그렇지만 이대수는 아직도 제주도에서 잠수를 타고 있었다. 그의 전용 딱갈이인 김명석과 같이.

제주도의 고급 룸빵에서 여인네의 달뜬 신음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이대수의 강철 육봉은 여리디연한 여인네의 색스러운 비부를 무참히 유린하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대수는 기분좋은 회포를 푼 후 제주도의 별장을 향해 유유자적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당연히 그의 꼬붕인 김명석 역시 그와 함께였다.

"형님. 언제까지 제주도에서 머무를 생각 이십니까?"

"회장님에게 연락이 올때까지."

이대수는 무미건조한 얼굴을 발했다.

"형님. 이제 김호춘 살인사건도 일단락 지어졌는데 회장님에게 서울에 가겠다고 청을 넣어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됐다. 난 이곳 제주도가 참으로 마음에 든다.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냐."

"그래도 형님. 제주도는 너무 심심합니다. 서울처럼 화끈한 곳이 좋단 말입니다. 저는 말입니다."

"기다려라. 근간에 연락이 올것이다."

김명석이 은근한 눈빛을 발했다.

"그럼 이번 기회에 저도 회장님을 모실수 있는 겁니까? 형님."

"정말 그렇게 도끼파를 나오고 싶은거냐?"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 도끼파에 있어봤자 미래가 암울하단 말입니다. 형님처럼 회장님의 직속 경호부대로 들어가야 신세팔자를 고친단 말입니다."

이대수와 김명석은 많이 친해졌다. 그런 이유로 김명석은 이대수에게 자신의 소원을 성취해 달라고 허구한날 메달린 것이다.

"알겠다. 회장님에게 청을 넣어 보겠다."

"감사합니다. 형님."

김명석이 좋아죽는 눈빛을 열렬하게 발했다.

한달후..

평창동 대저택

이대수는 고급스런 응접실에서 이동구 회장과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동안 고생했다. 이대수."

"아닙니다. 회장님."

"그렇게 생각해주니 내가 고맙구만."

이동구 회장은 그리 말하며 이대수에게 발렌타인을 따라주었다.

"시원하게 한잔해라."

"넵. 회장님."

잠시후 이대수와 이동구는 사이좋게 발렌타인을 따라 마시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당분간 강남 안가에서 지내라. 그리고 김명석을 너에게 붙여주겠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리고 이건 비상금이다. 필요할때 마다 꺼내 써라."

이동구 회장은 이대수에게 카드를 건네주었다.

"고맙게 받겠습니다."

"쌔끈한 여자들과 간간히 회포를 풀어라. 그래야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너의 직속 수하인 김명석을 너무 믿지마라. 속정을 주지 말란 말이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더불어 도끼파 보스인 김신행을 관심있게 지켜봐라. 너에게 불만이 많은 모양이다."

"그 말씀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렇게 이동구 회장의 덕담은 끊임없이 길게 이어지기 시작했다.

늦은밤. 강남 초고층 주상복합

이대수의 직속수하로 편입한 김명석이 맛갈나는 김치찌개를 끓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후 이대수와 김명석은 봄날에 게눈 감추듯 김치찌개를 후딱 헤치우기 시작하였다.

"맛있군. 네놈의 음식 솜씨가 쓸만하구나."

"감사합니다. 형님."

"내 밑으로 온것에 후회는 없느냐?"

"없습니다. 형님. 억대 연봉을 회장님께서 보장해 주셨는데 후회가 있다면 제가 미친놈입니다. 하하.."

"그렇군."

"그런데 형님. 도끼파 애들이 그러던데 형님이 회장님의 칼이라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역시.."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이만 퇴근해라. 혼자 있고 싶다."

"넵. 형님. 그럼 내일 아침에 오겠습니다."

이대수는 서울의 밤거리를 나홀로 거닐고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후 그의 눈가에 허름한 행색의 지저분한 노숙자가 한가득 들어왔다. 그리고 잠시후 이대수는 노숙자의 면전에 다가섰다.

"왜 일을 안하고 노숙을 하는 겁니까? 겉으로 보기에 건강해 보이는데.."

"형씨가 참견할 일이 아닙니다. 내가 노숙을 하든 말든 댁이 무슨 상관이쇼."

노숙자가 잡아먹을 듯한 눈빛을 발했다.

"희안하군. 말하는 것도 힘이 있어 보이는 사내가 자기 스스로 거지꼴을 즐기다니.."

이대수는 그말과 동시에 노숙자에게 오만원권 한장을 날려 보냈다. 그러자 노숙자가 엄제 쌍심지를 켰냐는 표정으로 이대수를 향해 공손한 자세를 발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강남 고급 클럽 줄리아나

도끼파 보스 김신행은 자신의 아지트인 줄리아나 룸빵에 자리한채 행동대장 류덕수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이대수는 지금 현재 이동구 회장이 마련해준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놈의 여자 관계는?"

"별다른건 없고 주기적으로 룸빵에서 떡을 친다는 정도입니다."

"돈 관계는?"

"그것도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습니다. 이동구 회장의 신용카드를 간간히 사용할 뿐입니다."

"정말 특이한 놈이야. 돈 욕심도 없고 거기다가 여자 욕심도 특별히 없어."

"그렇습니다. 형님. 이대수라는 새끼는 정말 이상한 개놈입니다."

"바로 그점 때문에 이대수라는 씨팔놈이 너무 거슬린단 말이다. 이동구가 이대수를 신임하는 이유가 바로 그점이다."

"그래봤자 이대수는 히트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큰형님."

"아니다. 이대수는 범상한 놈이 아니다. 필시 내 앞길에 커다란 장애물이 될 것이다."

"큰형님. 이동구 회장의 후계자가 되려고 하시는 겁니까?"

김신행의 두눈 가득 격렬한 탐욕이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맞다. 언제가 됐든 이동구를 제끼고 내가 명신그룹을 먹을 생각이다."

"큰형님. 이동구는 장성한 아들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큰형님이 명신그룹을 먹을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염려마라. 적절한 시기에 이동구를 겁박해서 그가 지닌 명신그룹의 주식을 빼았으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큰형님. 이동구의 경호부대는 우리 도끼파 못지않게 강력합니다. 더불어 도끼파에도 이동구의 눈과 귀가 수두룩하게 깔려 있습니다. 너무 과욕을 부리시지 마십시오."

"그래서 네놈에게 이런 속엣말을 하는 것이다. 내가 믿는 유일한 놈이 바로 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도끼파 행동대장 류덕수는 김신행의 외가쪽 친척이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김신행은 류덕수에게 허심탄회하게 속말을 내뱉은 것이다.

"그래도 형님. 이동구는 정말 엄청난 실력잡니다. 제발 욕심 부리지 마십시오. 까딱하다간 제명에 못 죽습니다."

"알고있다. 언젠가 기회가 오면 내 뜻을 펼친다는 말이다. 너무 앞서나가지 마라."

"넵. 큰형님."

"그건 그렇고 근간에 이대수를 호출해라. 그놈에게 누가 위고 아래인지 확실하게 각인시켜 줘야겠다."

"큰형님. 이대수는 이동구의 직속수하입니다. 괜한 봉변을 당하실수도 있습니다."

"내가 설마 이대수의 주먹을 무서워 할것같으냐? 대 도끼파 보스가."

"그래도 큰형님. 이대수는 정말 무서운 놈입니다. 제발 그놈을 자극하지 마십시오. 혈혈단신으로 수백여 명의 사내들을 무참하게 박살낸 놈입니다."

"알았다. 그놈을 쓸데없이 자극하지 않겠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나부끼는 한강 고수부지 벤치에 건장한 두 사내가 자리하고 있었다.

"반갑다. 이대수."

"나도 반갑습니다. 김신행 사장님."

이대수는 김신행을 사장으로 호칭하고 있었다. 그에게 김신행은 자신과는 상관이 없는 일반인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지만 김신행은 이대수의 핵주먹에 겁을 잔뜩 집어먹은지라 별다른 반발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왜 나를 보자고 한겁니까? 김사장."

"별건 아니고 너 때문에 빵에 들어간 부하들 문제로 보자고 했다."

"그건 내 알바 아닙니다. 김사장."

김신행은 이대수의 뻣대는 발언에 부아가 미친듯이 들끓기 시작했다. 성질같아서는 이대수를 천찬만륙으로 도륙내고 싶었지만 이대수는 가공할 격투술을 자랑하는 살인머신 이었다.

"이대수. 아무리 그래도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간단히 말해 그놈들의 가족들에게 부조를 해주는것이 이 바닥의 도리인 것인다."

"거듭 말하지만 그건 내가 알바 아니오. 그럼 이만."

이대수는 그말을 끝으로 장내에서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와 더불어 김신행의 마음속에서 이대수를 향한 살의가 불곷처럼 피워오르기 시작했다.

'네놈을 언젠가는 기필코 산산조각으로 찢어 죽이겠다. 이대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