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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마스터-45화 (45/268)

00045  2부 너는 누구냐 (ciipe님 쿠폰 20장 감사드립니다)  =========================================================================

1년후..

세종로 지상에 세워진 거대한 괴수방어 진지

이대수는 지금 거대한 석벽으로 이루어진 괴수방어 진지를 시찰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대수의 곁에는 경비실장 황종석이 공손한 자세로 시립해 있었다.

"수상 각하. 김달곤 전수상께서 기식이 엄엄하다 합니다."

이대수는 김달곤을 대신해 수상직무 대행을 수행하고 있었다.

"곤란하군."

"무슨 뜻이신지..?"

"말그대로 매우 곤란하게 됐다는 말이다."

이대수는 안색을 잔뜩 찌푸렸다. 이상태로 김달곤이 영면하게 된다면 미션이 전면 무효화 되는 것이다. 그리되면 이대수 필생의 숙원인 무적모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만 가봐라. 황종석."

"넵. 수상 각하."

잠시후 이대수는 세종로 방어진지를 나홀로 거닐기 시작했다.

이대수는 아직도 심각한 안색을 발한채 세종로 괴수방어 진지를 거닐고 있었다.

'김달곤을 살리기 위해서는 내가 지닌 모든 내력을 그의 단전에 쏟아부어야 한다. 그리하면 김달곤을 살릴수 있다. 그렇지만 내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된다. 이 험한 괴수들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공의 힘이 절대적이다. 그리고 호시탐탐 내 자리를 노리는 개같은 놈들이 주변에 한가득이다.'

이대수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있었다.

'미션이고 나발이고 최우선은 나의 목숨이다. 김달곤을 살리기 위해서 나의 내공을 포기한다는건 말이 안된다.'

결국 이대수는 자신의 목숨을 최우선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무적모드고 나발이고 자신의 목숨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일주일 후..

세종로 괴수방어 진지에서 성대한 화장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천여명에 달하는 생존자들이 김달곤의 사체가 맹렬한 화염에 의해 한줌의 잿더미로 산화하는 모습을 침중한 안색으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들중에는 이대수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대수는 지금 매우 허탈한 심정이었다. 이제 앞으로 5년만 더 김달곤을 보필하면 무적모드를 얻을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미션실패라는 최악의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시발.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김달곤의 명줄이 그것 밖에 안되는 것이다. 빌어먹을 홀로그램 퀘스트야!'

그렇게 이대수가 홀로그램 퀘스트를 향해 격한 불만을 표출할 무렵 갑작스럽게 장내에 거대한 퀘스트 문자가 멋드러지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 트루 라이프 최종 미션 실패. 현실 세계 리턴.>>>

'트루라이프 최종미션 실패는 뭐고 현실세계 리턴은 또 뭐냐?'

비로 그 순간 이대수의 뇌리에 찬란한 빛줄기가 폭풍처럼 덮쳐오기 시작했다. 더불어 그의 의식이 서서히 현실세계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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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올 모처의 IT 벤처회사 연구실

"시팔. 정말 현실 같았다. 우하하..."

이대수는 격한 환성을 내지르며 3D 헤드기어를 머리에서 벗겨내었다. 그러자 병색이 완연한 안경잽이 사내가 이대수를 향해 심드렁한 눈빛을 발했다.

"어떠냐? 트루 라이프를 최초로 해본 소감이?"

"끝내준다. 이건 뭐 내가 실제로 가상현실 게임에서 생생히 살아있는 것 같았다. 혁수야."

"그럴테지. 너의 뇌파가 완전히 무의식에 빠진채 우리가 세팅한 프로그램 인생을 실제 인생으로 자각하고 있더라."

"맞다. 정말 나는 프로야구 2군투수가 실제 나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이거 실제 게임으로 만들면 대박칠것 같냐?"

"당연하지 전세계 모든 게임을 완벽히 제패할거다."

"말이라도 고맙다. 하하.."

천재 프로그래머 김혁수의 얼굴에 파안대소가 떠올랐다.

"야. 그런데 내가 몇시간 동안 플레이 한거냐? 도저히 감을 못잡겠다."

"6시간 동안 플레이 한거다."

"정말이냐?"

"시계를 봐라. 자식아."

김혁수는 그리말하며 연구실 한켠에 달려있는 벽시계를 손짓했다. 벽시계는 지금 현재 오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내가 점심 무렵에 게임을 실행했으니.. 대충 6시간이 지났구만. 정말 안믿긴다. 수십년동안 게임을 한것 같은데.."

"원래 그렇다. 콜록.."

김혁수가 격렬한 기침을 내뱉었다.

"혁수야. 일도 좋지만 병원에 가봐라."

"괜찮다. 트루 라이프를 완벽히 가다듬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이 정도면 충분히 출시가 가능한것 아니냐?"

"아니다. 아직 버그가 많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 자체를 망각하기 때문에 게임등급 위원회에서 허가를 안내줄 가능성이 크다."

"그럼 자기 자신을 인식하면서 트루 라이프를 실행하는 쪽으로 프로그램을 변경할 생각이냐?"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허가를 받으려면."

"안타깝구만. 정말 감쪽같은 가상 현실 게임이었는데.."

"별수없다. 일단 짱개집에 가서 저녁이나 먹자. 대수야."

"오케이."

이대수와 김혁수는 근방의 짱개집에서 짬뽕을 폭풍흡입하고 있었다.

"혁수야. 앵간하면 직원 좀 뽑아라. 너 혼자 북치고 장구치기냐?"

"임마. 돈이 없다. 가상현실 장비 구입하느라 내 모든 재산이 날라갔단 말이다."

"자식아. 아무리 그래도 서포트 해주는 프로그래머가 있어야 할것 아니냐?"

"됐다. 지금 돈을 아껴야 한다."

"알았다. 자식아. 너 혼자 잘해봐라."

"아무튼 이 게임에 대해서 절대 누구에게도 말하지마라. 대수야."

"물론이지. 임마."

서울 모처의 허름한 연립주택

이대수는 39살 먹은 노총각 백수였다. 더불어 부모 형제 한명 없는 천애 고아였다. 아무튼 이대수는 알바를 병행하며 별볼일 없는 수도권 4년제 대학을 근근히 졸업한 후 이 직장 저 직장을 전전하였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렀다.

'통장에 단돈 3백만원이 전부구만. 집주인이 전세를 올려달라고 지랄하고 있는데..'

이대수는 2년 전세계약이 만료시점에 다다른 상태였다. 그리고 당연히 돈독이 오른 집주인은 이대수에게 전세보증금을 무려 2천만원이나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대수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혁수한테 돈 좀 빌려달라고 부탁을 해볼까?'

김혁수와 이대수는 고아원 동기동창 사이였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친형제보다 더 친한 사이였다. 그렇지만 김혁수 역시 트루 라이프란 가상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재산을 쏟아부은 상태였다. 당연히 돈 따위가 있을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아서라. 이대수. 혁수놈 역시 돈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런생각을 하다니..'

이대수는 자신의 후안무치함을 자책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모처의 허름한 빌딩

이대수는 지금 별볼일 없는 프랜차이즈 중소기업에서 입사면접을 보고 있었다.

"이대수씨의 이력서를 살펴보니 1년 안팎으로 회사를 이직하셨더군요. 무슨 문제가 있으셨습니까?"

"뭐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일하는 분야가 영업직이다 보니. 잦은 이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더군요."

깐깐하게 생긴 면접담당자가 냉랭한 눈빛을 발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직이 너무 잦군요. 아무튼 그건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이대수씨는 연봉을 무려 3천 6백만원이나 원하시는 겁니까?"

"네. 최소한 그 정도는 받고 싶습니다. 영업 경력되 꽤 되니.."

"이대수씨. 지금 일자리 없어서 난리인것 모릅니까? 나름 괜찮은 대학을 졸업한 젊은친구들이 열정페이에도 감지덕지하는 판국에.. 대수씨는 너무 안일한 사고방식을 갖고 계시는것 같습니다."

'개새끼. 연봉을 깍으려고 개수작을 하는구만.'

"그럼 얼마정도의 연봉이 적정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뭐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이대수씨가 아무리 경력자라고 해도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신입이나 마찬가지인지라.. 연봉 2천만원이 적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대수의 입에서 욕지기가 격하게 올라왔다. 그렇지만 이대수는 불굴의 인내심으로 욕지기를 간신히 참아낸 후 면접 담당관을 향해 마지막 질문을 발했다.

"그렇다면 영업용 승용차의 기름값과 보험료 세금 등등을 부담해 주시는 겁니까?"

"당연히 그건 이대수씨 본인이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면접 담당관의 냉랭한 답변이었다.

"웃기는군요. 연봉도 쥐꼬리만큼 주면서 영업용 승용차의 기름값과 세금 보혐료를 자비로 해결하라니.. 지금 장난 하시는 겁니까?"

"마음에 안들면 그만 가보십시오. 이대수씨 아니더라도 일할 사람은 많습니다. 후후.."

면접 담당관의 비웃음 가득한 발언이었다.

"시팔. 잘먹고 잘사쇼. 개같은 인간들!"

이대수는 그말을 끝으로 면접실에서 보무도 당당히 사라졌다. 거지발싸개같은 좆소기업에 정나미가 떨어진 것이다.

한달후..

이대수는 결국 원룸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도저히 전세금을 맞춰줄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대수가 원룸으로 이사한지 얼마후 그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평소에도 건강이 좋지 못했던 김혁수가 급성 폐렴으로 사망한 것이다.

경기도 벽제 화장터

일가친척 하나 없는 김혁수의 화장식을 이대수가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후 이대수는 김혁수의 유골을 근처의 야산에 흩뿌려 주었다.

"자식아. 다음생에는 부디 좋은 부모 밑에서 호의호식하면서 살아라."

이대수의 두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줄기줄기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구로디지털 단지에 위치한 IT사무실

이대수는 김혁수의 유산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기를 얼마후 이대수의 안색에 격한 허탈감이 떠올랐다. 김혁수가 살아생전 심혈을 기울였던 가상현실 게임인 트루 라이프의 모든 프로토콜이 완벽히 삭제된 것이다.

'이놈이 설마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있었던가?'

잠시후 이대수는 김혁수의 사무실에서 한장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었다.

< 대수야. 네가 이 일기를 볼때쯤이면 나는 하늘나라에 가 있을거다. 아무튼 대수야. 나는 가상현실 게임인 트루 라이프의 모든 자료를 삭제 폐기했다. 당연히 나의 죽음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결핵으로 많이 고생했다. 그러다가 얼마전 폐결핵 판정을 받았다. 아무튼 대수야. 내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다오. 사무실 책상의 맨 아랫쪽 서랍에 5백만원이 들어있다. 그돈으로 맛난거라도 사먹어라. 대수야.>

이대수는 닭똥같은 눈물을 또 다시 줄기줄기 쏟아내었다. 하나 밖에 없는 친우인 김혁수의 마음씀씀이에 감동한 것이다.

'혁수야. 고맙다. 부디 내생에는 행복하게 태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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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후..

이대수는 요즘 야간 대리운전을 하면서 호구를 해결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밤도 취객을 태운채 강변북로를 부리나케 내달리고 있었다.

"야. 이새끼야. 이까짓 대리운전하면서 무슨 3만원씩이나 쳐받냐? 이 좆같은 새끼야."

덩치가 산만한 조폭삘나는 양복쟁이 사내가 이대수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대수는 모른척하며 운전에만 집중했다. 그러자 덩치 사내가 부아가 치밀었는지 운전에 매진하는 이대수의 뒷통수를 솥뚜껑만한 손으로 거칠게 내리쳤다. 그러자 이대수는 두시골이 얼얼해지는 격렬한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대수는 이를 악물었다. 상대는 덩치가 산만한 조폭 스타일 사내였던 것이다. 이대수가 어찌해볼수 없는 절대갑에 도달한 사내였던 것이다.

"이 호로새끼야. 형님말이 말같지 않냐? 왜 댓꾸를 안하냐고? 이 호로새끼야."

"죄송합니다. 사장님. 운전에 집중하다 보니.."

이대수가 저자세를 발했다.

"개새끼야. 아무튼 형님이 지금 만원 밖에 없다. 그돈만 받아라. 알겠냐?"

"넵. 사장님."

이대수는 또 다시 저자세를 발했다. 덩치사내에게 엉겨붙어봤자 열나게 쳐맞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잠시후 이대수는 덩치사내가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에 승요차를 정차했다. 그러자 덩치사내가 이대수에게 만원을 내밀었다.

"자식아. 형님이 주시는 돈을 감사히 받아라. 하하.."

이대수는 기분이 매우 더러웠지만 덩치사내가 무서웠다. 그리하여 당연히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

"넵. 사장님."

그렇게 이대수는 하루하루를 엿같이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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