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8 2부 너는 누구냐 (ciipe님 쿠폰 20장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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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가?"
"그런것 같습니다."
"계속 지켜보게."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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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수는 30살 쳐먹은 프로야구 2군 투수다. 그리고 당연히 앞날이 상당히 암울한 현실에 처해있었다. 2군 시즌이 채 3개월도 남지 않은 싯점에 감독에게 퇴출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대수. 다음 시즌부터는 새 삶을 찾아라. 이제 도저히 너를 감싸줄 여력이 안된다."
"감독님.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이놈아. 최고 구속이 130킬로도 안나오는 주제에 왜 그렇게 미련이 많은거냐?"
"감독님. 어깨 수술 잘됏습니다. 재활만 꾸준히 하면 145킬로 까지 구속을 끌어올릴수 있습니다."
"이 자식아. 어깨 회전근개 수술하면 그냥 은퇴가 정답이야. 예전 구속 절대 안나온다고. 제발 살길을 찾아라. 이대수."
2군 감독은 매정한 얼굴로 이대수에게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내렸다. 이대수는 깊은 절망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대수는 고교 시절 150킬로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리던 유망주였다. 그런 이유로 이대수는 프로야구 1차 지망에 당당히 드래프트 되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랄까. 프로구단에 입단하자 마자 찾아온 어깨부상은 그의 야구인생을 송두리째 집어삼켰다. 상상조차 하기싫은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 이대수를 찾아온 것이다. 그리하여 이대수는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며 2군 무대를 전전하게 되었다. 더불어 150킬로에 달하던 강속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채 130킬로의 최고 구속을 자랑하는 똥볼러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대수는 절대 야구를 포기할수 없었다. 야구는 이대수의 모든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이대수는 자살을 택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필생의 꿈인 야구를 못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살 가치가 없는 것이다.
이대수는 30평생 야구만을 보고 살아왔다. 당연히 변변한 연애 조차 해본적이 없었다. 그러랬기에 자살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왔다.
새벽 어스름이 짙은 한강변에는 고즈넉한 정적만이 사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이대수 역시 한강변과 동화된채 한강의 몰속으로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다음날..
두산 베어스 2군 감독 김민철은 150킬로에 달하는 직구를 아무렇지 않게 내리꽂는 이대수를 향해 경악성을 발했다.
"믿을수 없다. 회전근개 수술을 한놈이 예전의 구속을 회복하다니.."
그러나 이대수는 김민철 2군 감독이 그러거나 말거나 이번에는 예리하게 아웃코스로 휘어져 나가는 멋드러진 슬라이드를 만천하에 열렬히 과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김민철 감독이 또 다시 격렬한 고성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저 놈. 영약이라도 쳐먹은 거냐? 직구와 슬라이더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좋아지다니.. 도저히 믿을수 없다!"
그렇게 이대수는 김민철 감독의 눈앞에서 자신의 150킬로에 달하는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시간 가는줄 모르고 뽐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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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후..
페넌트 레이스가 종반을 향해 치달을 무렵 이대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대산 베어스의 중간 계투진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그리하여 김민철 2군 감독은 예전의 구위를 완벽하게 회복한 이대수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심한다.
두산 베어스 2군 락커룸
"대수야. 내일 아침에 부산으로 원정간 대산 베어스 1군에 합류해라."
"그 말씀이 정말 이십니까? 감독님."
"그래. 이놈아. 이번 기회에 1군 감독에게 확실히 눈도장 받아라."
"감사합니다. 감독님."
이대수의 눈가에 한줄기 눈물이 흘려내렸다. 드디어 그의 필생의 소망인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자식. 계집애처럼 쳐울기는.."
"죄송합니다. 감독님."
다음날..
부산 사직야구장
대산 베어스 락커룸
김영문 감독과 이대수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앞으로 한달 동안 중간 계투진으로 활동해라. 이대수."
"감사합니다. 감독님."
"너의 투구 비디오를 보니 예전의 구위를 완벽히 회복했더라. 축하한다. 이대수."
"고맙습니다. 감독님."
김영문 감독이 대견한 눈빛을 발했다.
"어깨 수술 후에 예전 구속을 회복한 투수가 매우 드문데.. 너는 결국 부상을 이겨냈구나. 정말 놀랍다."
"신의 도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독님."
"좋아. 앞으로도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로 게임을 즐겨라. 곧 있으면 게임 시작이니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어라. 선불 투수가 난조에 빠질경우 너는 롱 릴리프로 등장해야 한다. 이대수."
"알겠습니다. 감독님."
이대수는 지금 사직 야구장의 불펜에서 백업포수인 김상철을 상대로 직구와 슬라이더를 연거푸 내던지고 있었다.
-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
"선배. 공이 참 좋습니다."
"고맙다. 상철아. 하하.."
그렇게 이대수가 김상철을 상대로 격렬하게 몸을 풀고 있을 즈음 불펜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김영문 감독이 이대수를 중간계투로 긴급 호출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대수는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사직 야구장의 마운드를 향해 보무도 당당히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이대수는 근 10여년 만에 프로야구 1군 마운드에 올랐다는 생각에 마음 깊숙한 곳에서 뜨거운 눈물이 맹렬히 치솟아 올랐다. 그렇게 이대수가 격한 감정에 휩싸일 무렵 고참 포수인 이동기가 마운드에 다가왔다.
"대수야. 긴장하지 말고 3이닝 동안 자신감있게 투구해라. 알겠냐?"
"넵. 선배님."
잠시후 이대수는 본격적으로 1군 마운드에서 자신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맹렬히 퍼붓기 시작했다.
-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
-스트라익 아웃!
-펑펑펑펑펑펑펑펑.....!
-스트라익 아웃...!
-펑펑펑펑펑펑펑.....!
-스트라익 아웃...!
이렇게 이대수는 데뷰 무대를 세타자 연속 삼진으로 화려하게 장식하게 되었다.
김영문 감독은 3이닝 동안 아홉명의 타자를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로 깔끔하게 요리하는 이대수를 만면가득 흡족한 얼굴로 주시하고 있었다.
"박코치. 이대수 저놈 물건 아니냐?"
"그런것 같습니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것도 놀라운데 직구가 아주 묵직한데다 덤으로 슬라이더의 각이 참으로 예리합니다. 감독님."
박순철 코치 역시 놀랍다는 얼굴로 덕아웃의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이대수를 돌아보았다.
"좋아. 당분간 이대수를 롱 릴리프로 계속 사용해보자."
"알겠습니다. 감독님."
그날 이대수는 이홉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기록하며 3이닝을 퍼펙트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부산 시내의 고급호텔
이대수는 지금 호텔의 라운지에서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수야. 축하한다. 드디어 네가 1군 무대에 올라갔구나.]
[고마워요. 아버지.]
[대수야. 몸관리 잘해서 앞으로도 꾸준히 1군 무대에서 활약해다오.]
이대수는 괜스레 눈가가 붉어졌다. 자신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공사판에서 꼭두새벽부터 힘든 미장일을 하는 아버지에게 미안한 감정이 복받쳐 오른 것이다.
[아버지. 염려마세요. 이제 제가 아버지랑 엄마 잘 모실게요. 저를 믿으세요.]
[말이라도 고맙다. 대수야. 그럼 이만 자라. 내일도 시합이 있잖느냐?]
[네. 그럼 아버지도 이만 주무세요. 그리고 엄마한테도 안부 전해주세요.]
[알았다. 대수야.]
다음날 저녁. 부산 사직 야구장
오늘도 대산 베어스는 락스 자이언츠와 원정 4차전을 치루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이대수는 오늘도 롱 릴리프로 마운드에 오르게 되었다. 대산 베어스의 선발 투수가 초반부터 난타를 당한 것이다.
이대수는 지금 최고 구속 150킬로에 달하는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락스 자이언츠의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김영문 감독과 투수코치 박순철은 만면가득 흐뭇한 얼굴로 이대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세세히 살펴보고 있었다.
"박코치. 저 놈 정말 물건 아니냐?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로 자이언츠 애들을 갖고 노느거 봐라."
"감독님 말씀대로 정말 간만에 보물을 얻은듯 싶습니다. 물론 나이가 좀 많지만."
"박코치. 이대수가 만약 한달 동안 저런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플레이오프 로스터에 올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것 아니냐?"
"감독님. 그럼 오경환은 어쩌실 생각입니까?"
"그놈. 발목 부상이 회복이 늦어지고 있잖아. 더군다나 발목 부상은 은근히 오래가는 부위다. 한마디로 그놈이 들어온다 해도 예전만큼의 구위를 보여준다는 보장이 없단 말이다."
"그렇기야 하지만 플레이오프는 오경환 같은 베테랑이 필요합니다."
"아무튼 일단 추이를 지켜보자. 박코치."
"알겠습니다."
그날도 역시 이대수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데 성공하게 되었다.
한달후..
이대수는 한달동안 대산 베어스에서 롱 릴리프로 활약하며 0.85라는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하게 되었다. 더불어 피안타율도 0.190푼에 달할 정도로 매우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게 되었다. 상황이 이리되자 대산 베어스 감독 김영문은 플레이오프 로스터에 이대수를 당당히 포함시키게 되었다. 그의 묵직한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준 것이다.
늦은 저녁. 대산 베어스 1군 훈련장
이대수는 지금 백업포수 김상철을 상대로 직구와 슬라이더를 연달아 내던지고 있었다.
-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
'직구의 스피드와 슬라이더의 각이 예전보다 무뎌졌어.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이대수의 미간에 깊은 골이 파이기 시작했다. 곧 있으면 플레이오프가 펼쳐지는 것이다. 그런 판국에 체력 문제로 직구와 슬라이더의 구위가 많이 가라앉은 것이다. 그렇게 이대수가 곤혹스러운 내심에 휩싸일 무렵 김상철이 이대수의 곁으로 다가왔다.
"선배. 직구랑 슬라이더가 좀 밋밋한것 같습니다."
"맞다. 나도 알고 있다."
"선배의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런것 같다. 나이는 속일수 없나보다. 20대의 팔팔한 체력이 제대로 안나오고 있다."
"그래도 선배는 30살의 나이에 고등학생 시절의 강속구를 회복했지 않습니까? 하하.."
"그야 그렇지만 내일 모레가 플레이오프란 말이다. 이 상태로 게임에 나가면 난타당할 확률이 높단 말이다."
"선배.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합시다. 그럼 오늘 훈련은 그만 하시죠."
"알았다. 나가자."
그날밤. 한강 고수부지
이대수는 한강변을 나홀로 거닐고 있었다.
'퀘스트 상태창이 다시 한번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체력강화를 보상으로 받으면 정말 좋겠다.'
그렇게 이대수가 퀘스트를 간절히 염원할 무렵 기적처럼 거대한 홀로그램 퀘스트창이 이대수의 전면에 등장하였다.
<<<퀘스트: 사람의 생명을 구하시오.
보상: 체력 50프로 증가. 제구력 50프로 증가. 직구 구속 10킬로 증가. 변화구 각도 50프로 증가.>>>
엄청난 보상이었다. 그러나 퀘스트가 문제였다. 사람을 대체 어디에서 구한단 말인가? 당연히 그런 이유로 이대수의 미간에 깊은 골이 그려졌다.
'사람을 어디에서 구할수 있을까? 어디에서..?'
그렇게 이대수가 사람의 생명을 구할 방도를 열렬히 강구하고 있을 즈음 그의 눈가에 검은색으로 일렁거리는 한강물이 세차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순간 이대수의 뇌리를 강렬한 섬광이 강타하였다.
'맞다. 자살자들이 속출하는 마포대교로 가자. 그곳에서 자살을 하려는 사람을 구하자. 그러면 퀘스트를 완수할수 있다.'
잠시후 이대수가 마포대교를 향해 부리나케 내달리기 시작했다.
새벽의 어스름이 짙어갈 무렵. 마포대교 북단에 이대수가 홀연히 등장하였다. 그러기를 얼마후 이대수가 마포대교의 중감어림을 향해 부리나케 발걸음을 놀리기 시작했다. 지금 그곳에서 장년의 사내가 한강을 향해 무참하게 뛰어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시발. 한발 늦었다. 어쩐다? 저 남자를 구해야 퀘스트를 완수할수 있는데.. 별수없다. 저 인간을 구하자. 용기를 내자. 이대수.'
이대수는 그같은 생각을 발함과 동시에 차디찬 한강으로 멋드러진 다이빙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대수는 물귀신으로 화한 장년사내의 와이셔츠를 굳세게 잡아챈 후 강변의 뭍을 향해 사력을 다해 자맥질을 퍼붓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장년의 자살 시도자는 이대수의 육체에 거머리처럼 달라붙은채 온몸을 맹렬히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수는 장년 사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강변의 뭍을 향해 젖먹던 힘을 다해 혼신의 노력을 발하고 있었다.
"허헉허헉헉..."
이대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퀘스트 완료창이 떠오르기를 열렬히 기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퀘스트 완료창은 이대수의 바람대로 홀연히 그의 전면에 아름답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퀘스트 완료. 보상 지급 완료.>>>
다음 순간 이대수의 입에서 커다란 앙천광소가 미친듯이 쏟아졌다.
"우하하하하하........!"
대산 베어스 1군 훈련장
백업포수 김상철은 눈이 휘둥그레진채 이대수의 160킬로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라이징 패스트볼을 연거푸 받아내고 있었다.
-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
"끝내줍니다. 선배. 거기다 제구력도 왜 이리 좋아진 겁니까?"
"상철아. 이번에는 슬라이더를 던진다. 받을 준비해라."
"넵. 선배."
다음 순간 이대수의 멋드러진 슬라이더가 김상철의 포수 미트속으로 연달아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펑......!
"우와.... 슬라이더 각이 그냥 아주 죽음입니다. 선배. 이건 숫제 일본 투수 다르빗슈 슬라이더랑 판박이 같습니다."
김상철은 진실로 경악한 표정을 발하고 있었다. 이대수의 직구와 슬라이더가 하루아침에 상전벽해를 완성한 것이다.
"상철아. 그만 놀래라. 우하하하..."
"형님. 혹시 무슨 약 하는겁니까?"
김상철이 진지한 눈빛을 발했다.
"임마. 내가 미쳤냐? 그런 짓을 하게."
"그럼 대체 어떻게 이런 구위를 보이는 겁니까?"
"나도 모른다. 자식아.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