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마스터-4화 (4/268)

00004  1부 나는 누구인가 (이대수 추종자님 쿠폰 25장 감사드립니다)  =========================================================================

며칠후..

서울로 컴백한 이대수는 자신이 사망선고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김미향이 그를 사망신고한 것이다. 더불어 그가 애지중지하던 강남의 빌딩 역시 김미향이 매각했다는 얘기를 나이 지긋한 빌딩 관리인에게 전해들었다. 더불어 김미향과 그의 아들놈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는 소식마저 엿듣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대수는 김미향의 하나 밖에 없는 친오빠인 김필상에게 한통의 전화를 넣었다.

조필상은 전국구 조폭이었다. 물론 지금은 장년을 바라보는 나이라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아직도 그의 말 한마디에 불나방처럼 달려들 조폭들이 수두룩했다. 조필상은 그런 파워를 이용하여 고리사채와 중소기업 털어먹기 등등의 야비한 사업을 두루두루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조필상의 명을 받은 깍두기들은 경기도의 야산에서 중소기업 사장을 흠씬나게 두들겨 패고 있었다.

-퍼어억......! 퍼어억......! 퍼억....!

-크아아아악.....

얼마후 중소기업 사장은 자신이 피땀을 흘려 일군 기업체를 조필상에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넘겨주었다. 매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조필상이 오늘 하루를 산뜻하게 마감할 찰나 그에게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다.

[형님. 이대숩니다.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미향이랑 아들놈이 정말 미국으로 이민을..?]

이대수의 전화였다. 김필상으로 위장한 조필상은 아닌밤중에 홍두깨를 만난 심점이었다. 죽은지 일년이 넘은 이대수가 새파랗게 살아서 자신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그러나 조필상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양하게 겪은 백전노장인지라 놀란 내심을 가라앉힌 후 차분한 목소리를 발했다.

[정말 매제 자넨가?]

[그렇습니다. 형님.]

[귀신이 곡할 노릇이로군. 자넨 지리산의 동굴에서 죽었다고 하던데..?]

[운이 좋았습니다. 지리산의 심산유곡에서 천우신조를 만났습니다. 그런 연유로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입니다.]

조필상의 얼굴에 똥십은 표정이 떠올랐다. 그렇지만 조필상은 예의 사람 좋은 목청을 돋우며 이대수를 안정시켰다.

[일단 만나서 얘기를 해보자.]

[그럽시다. 형님.]

[그럼 매제가 성산동에 있는 내 집으로 오게.]

[알겠습니다. 형님.]

잠시후 조필상은 험상궂은 수하를 향해 냉랭한 목소리를 발했다.

[성산동 안가에 애들을 집합시켜라. 오늘 한놈을 무조건 죽여야 한다.]

[알겠습니다. 사장님.]

새벽 어스름이 사위에 짙게 깔린 시각. 성산동 단독주택

이대수는 김미향의 오빠로 위장한 조필상의 성산동 안가를 찾아들었다. 그러나 이대수를 반긴건 열명 남짓한 사시미 부대였다. 그들은 이대수가 성산동 저택에 나타나자 마자 그를 향해 무자비한 칼침을 폭포수처럼 퍼부은 것이다. 그러자 이대수는 본능적인 몸짓을 발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이냐? 왜 이런 놈들이 형님의 집에 숨어 있는 것이냐?'

그러나 이대수는 더 이상의 생각을 이어갈수 없었다. 그의 눈앞으로 무시무시한 칼날들이 쉴새없이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대수는 젖먹던 힘을 다하여 성산동 저택을 날다람쥐마냥 뛰어넘었다. 그러자 믿기지 않게도 3미터를 상회하는 저택의 담벼락을 이대수가 손쉽게 넘는 기적이 발현되었다. 그의 몸에 쌓여있는 공청석유의 신묘한 효능이었다. 그러나 이대수는 그런 것을 따질 계제가 전혀 아니었다. 날카롭기 그지없는 사시미를 휘두르는 깍두기들이 길바닥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리하여 이대수는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젖먹던 힘을 다해 장내에서 바람처럼 사라졌다.

성북동 대저택

전국구 조폭 조필상이 길길이 날뛰고 있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사시미로 무장한 열놈 새끼가 병약하기 그지없는 이대수를 못잡다니..!"

"사장님. 면목이 없습니다. 그러나 밑에 놈들의 말로는 그놈은 숫제 날다람쥐 같았다고 합니다. 어찌나 빠르던지 칼질 자체가 불가능 했다 합니다."

"씨팔새끼들아. 변명은 집어치워. 지금 당장 이대수를 죽이란 말이다."

"안그래도 수하들에게 이미 수배를 내렸습니다. 조만간 연락이 올겁니다."

"이대수를 무조건 죽여야 한다. 그놈이 살아서 입을 나불댄다면 검경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단 말이다."

서초동 고속버스 터미널에 이대수가 나타났다. 그리고 얼마후 이대수는 지리산행 고속버스에 지친 몸을 실었다.

이대수는 고속버스 뒷자리에 널브러진채 서울에서 겪은 일장박투를 심사숙고 하고 있었다. 그는 바보가 아닌지라 김필상으로 위장한 매형 조필상에게 크나큰 위혹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성산동 집에 나타나자 마자 깍두기들이 나타났다. 나를 죽이려고 말이다. 그리고 내가 성산동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존재는 김필상 그 인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 인간이 나를 죽이려 한다는 말인데... 왜 그런 일을 벌인걸까?'

이대수의 내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시작했다.

'설마 내 빌딩을 처분한 돈을 김필상이 갖고 있는 것일까? 맞다. 충분히 그럴수 있다. 돈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마물이다. 그렇다고 해도 자그마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필상이 어디서 그런 깍두기들을 동원한 것일까? 뭔가 이상하다. 아주 심각하게.'

그렇게 이대수가 김필상으로 코스프레한 조필상에 대해서 열렬히 궁구할 무렵 그를 태운 고속버스가 지리산 근방에 도착했다. 그리고 잠시후 이대수는 그에게 생명을 되찾아준 지리산의 비밀 지하동부를 향해 바람처럼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리산 심산 계곡의 은밀한 지하동부

이대수는 김도사에게 서울에서 겪은 일을 소상히 설명했다. 그러자 김도사가 자신의 허연 수염을 어루만지며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무래도 너의 매형이란 김필상이 매우 의심스럽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스승님."

이대수는 김도사를 사부로 대하고 있었다.

"일단 이곳으로 잘 돌아왔다. 네놈이 서울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면 필시 김필상에게 해를 입었을 것이다."

"사부님의 고견이 맞습니다."

"일단 네놈은 이곳에서 공청석유의 영묘한 효능을 온전히 네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무슨 말씀 이십니까?"

"이 바보같은 놈아. 네놈의 몸속에 잠재한 공청석유는 물경 20갑자(1천200년)가 넘는 엄청난 용량이란 말이다."

"무협지에서 흔히 말하는 내공의 단위를 말씀 하시는 것입니까?"

"그렇다. 게다가 너의 얘기를 들어보니 김필상이란 놈은 조폭들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위치에 서있는 개놈이다. 그런 놈을 상대하려면 필히 네놈이 절정 고수의 반열에 올라서야 하느니라."

"그냥 경찰에다 신고하면 안될까요?"

김도사가 한심하다는 눈빛을 이대수에게 발했다.

"증거가 있느냐? 증거도 없는 주제에 김필상을 신고한다면 도리어 네놈의 명줄을 재촉할 뿐이다."

이대수가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가 생각해도 바보같은 물음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곳에서 공청석유를 본신진기로 합일 시켜라. 그리되면 그까짓 조폭 나부랭이들은 우습게 해치울수 있다."

"무협지에서 처럼 장풍을 내뿜을수 있다는 말씀 이십니까?"

"그뿐만이 아니다. 하늘을 새처럼 날수도 있고 너의 한주먹으로 수백여 명을 일순간에 폭사 시킬수도 있느니라."

이대수는 허황된 김도사의 발언에 내심 헛웃음을 흘렸다. 그러자 김도사가 이대수를 향해 멋드러진 지팡이를 휘둘렀다.

-따악....

-으악..

"개놈아. 사부님의 말씀을 헛으로 듣다니.."

"그래도.. 지팡이로...머리를.."

"아무튼 네놈의 전신에 퍼져있는 영약 덩어리를 본신진기로 합일할 생각에 매진해라. 그러면 오늘은 이만 늦었으니 내일 아침부터 본격적인 수련에 들어가겠다."

한달후..

성북동 대저택

조필상이 면전에 시립하고 있는 깍두기에게 지엄한 명을 하달하고 있었다.

"아무리봐도 이대수는 서울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놈이 기사회생의 천우신조를 만난 지리산을 수색해야 할 것 같다."

"애들을 지리산으로 내려보내라는 명령 이십니까?"

"그렇다. 네가 관리하는 애들을 등산객으로 위장시켜서 지리산에 내려보내라. 그리고 애들에게 이대수의 실물사진도 넘겨주고."

"알겠습니다. 사장님."

"지리산은 매우 넓으니 아무리 못해도 백명 정도는 필요할 거다."

"넵. 사장님."

며칠후부터 지리산에는 험상궂은 깍두기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손에 손에 이대수의 실물사진을 받쳐든채.

지리산의 심산 유곡에 위치한 신비한 지하동부

이대수는 벽곡단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김도사의 사문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는 단룡심법(丹龍心法)을 하루 24시간 연마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대수가 단룡심법을 연성한지 한달 만에 전신에 퍼져있던 공청석유의 막대한 기운이 그의 단전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대수의 사부로 환골탈태한 김도사가 싸늘한 외침을 발했다.

"지금이 고비다. 단전이 제대로 기틀을 잡는 순간이다. 잡념을 버리고 단룡심법을 마음속으로 외우고 또 외워라. 그리하면 모든 잡생각들이 씻은듯이 사라진채 너의 단전으로 공청석유의 막대한 기운이 차곡 차곡 쌓일 것이다."

이대수는 눈빛으로 대답을 대신한 후 단룡심법의 구결을 속으로 열불나게 읇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대수가 지리산의 비밀스런 지하동부에서 단룡심법을 불철주야 연마할 무렵 서울 시내 모처에서 조필상과 장재식은 간만에 회합을 나누고 있었다.

"지리산을 이잡듯이 뒤졌지만 이대수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장사장."

"조사장. 뭘 그리 걱정하는거냐? 경찰에 알아보니 이대수의 주민등록은 여전히 사망자로 말소된 상태다."

"그래도 만사불여튼튼 아니냐?"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제와서 그놈이 뭘 어쩌겠냐?"

"그야 그렇지만 왠지 기분이 꿀꿀하다. 장사장."

"조사장. 그놈은 겁을 잔뜩 집어먹고 음지로 숨어들었다. 한마디로 신경쓸 필요가 전혀 없는 쥐새끼라는 말이다."

"장사장의 말이 맞다."

"그러니까 조사장. 오늘 나랑 코가 삐뚫어지도록 술이나 빨자."

"오케이."

============================================================

5년 후..

지리산의 비밀 지하동부

이대수는 천인합일의 경지에 오른 내가공부의 초고수로 환골탈태했다. 공청석유의 막대한 기운과 천고의 심법인 단룡심법 덕분이었다.

"그런데 사부님. 우리 단룡문에는 권법이나 검법 따위는 전혀 없는 것입니까?"

"당연히 그런건 너에게 전혀 필요가 없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너같은 내가기공의 초고수는 손짓 발짓 그 자체가 살인무예니라. 한마디로 검법이나 권법이니 각법이니 하는 것이 하등 쓸모가 없다는 말이다."

이대수는 김도사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김도사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신법은 존재한다."

"육지비룡술을 말씀 하시는 겁니까?"

"그렇다. 육지비룡술을 12성 대성한다면 너는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닐수 있느니라. 물론 너의 단전에 갈무리된 1천 2백여년의 내공 덕분이다."

김도사는 그리 말하며 이대수를 대견하다는 눈빛으로 주시하였다.

"아무튼 네놈은 현시대에 다시 볼수 없는 초고수로 올라섰다. 이제 네놈의 실력이라면 조폭 나부랭이는 수백 수천명이 달려든다 해도 식은죽 먹기처럼 후딱 해치울수 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것은 사부님의 하해와 같은 은덕 때문입니다."

"아니다. 전부 네놈이 타고난 전생의 복덕이니라. 하하.."

김도사는 기분좋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정성들여 키운 막내제자 이대수가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사부님은 세속으로 정말 나가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사부는 이곳이 좋다. 이곳에서 천수를 누리다 선계로 우화등선 하는 것이 지상 목표니라. 그러니 네놈은 더 이상 내 걱정일랑 하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스승님."

"그럼 언제 속세로 내려갈 생각이냐?"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오늘 밤에 내려갈 계획입니다."

"잘 생각했다. 그럼 세속에 나가더라도 항상 진중함을 잃지 말도록 하거라."

"스승님의 하늘과 같은 명을 마음 속 깊이 새기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