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1 1부 나는 누구인가 (이대수 추종자님 쿠폰 25장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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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가?"
"여전합니다."
"계속 지켜보게."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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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수는 40대 중반의 병약한 몸뚱이를 타고난 사내였지만 재력가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난지라 온갖 호사를 누리며 성장했다.
대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미국 명문대로 유학을 떠났다. 그후 유학을 끝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자 마자 부모님들이 교통사고로 일찍 돌아가셨다. 당연히 수백억에 달하는 거액의 유산을 순조롭게 상속받았다.
부잣집 철없는 한량이었던 대수는 세월아 네월아하며 주지육림에 푹 파뭍혀 지냈다. 그를 컨트롤 할수 있는 부모님들이 사라진 탓이었다.
그런 연유로 대수의 주변에는 그의 돈을 노리는 양아치들과 꽃뱀들이 자연스럽게 몰려들었다. 그렇지만 대수는 사람좋은 무골호인 인지라 날파리처럼 꼬여든 양아치들과 화냥년들의 호구노릇을 하며 돈을 물쓰듯 펑펑 써제꼈다. 대수는 수백억의 재력가였던지라 아무리 돈을 펑펑 써도 돈이 줄지를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대수는 자신이 너무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돈벌이에 여념이 없는데 자신만은 허구한날 주색잡기에 올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남들이 다하는 주식투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단 십년만에 물경 오백억에 달하는 엄청난 재산을 모조리 탕진해 버렸다. 무시무시한 주식놀음인 것이다.
대수는 알거지 신세가 되었다. 더불어 그를 왕처럼 떠받들던 주변의 양아치 친구들과 꽃뱀년들이 하루 아침에 자취를 감춰버렸다. 인간사 새옹지마라는 격언처럼 대수에게 뜯어먹을 돈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친 것이다.
그렇게 대수는 허구한날 소주를 들이부으며 서울역 노숙자로서 새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오백억이 넘는 재력가였던 대수의 기막힌 인생유전이었다.
대수는 오늘도 서울역 대합실에서 소주를 벗삼으며 날밤을 까고 있었다. 얼마후 대수의 술기운 그득한 몽롱한 두눈에 진한 어둠이 스며들었다.
***
다음날..
서울역 대합실
대수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서울역 대합실의 날짜 전광판이 잘못된 것이다. 그리하여 서울역을 관리하는 역무원에게 친절하게 전광판을 가리켰다.
"여보쇼. 저기 전광판 날짜가 왜 저런거요. 금년은 2000년인데 전광판은 1999년 아뇨."
서울역 관리자는 대수의 남루한 행색을 돌아보며 이맛살을 잔뜩 찌푸렸다.
"노숙자 양반. 금년은 1999년 입니다. 에휴.. 한심한 인간."
서울역 관리자는 쌀쌀맞은 낯빛을 발했다. 그렇지만 대수는 해연히 놀랐다.
'설마 이게 말로만 듣던 타임슬립인가?'
대수는 수많은 사람들을 붙잡고 금년이 언제인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들 역시 한결같이 금년은 1999년이라 설명해 주었다. 그러기를 얼마후 대수는 하늘에 오를듯 벅찬 희열에 복받쳐 올랐다.
"내가 일년전으로 돌아갔다. 이건 신의 은총이야. 하하...."
서울역 대합실에서 미친놈처럼 광소를 내뱉는 대수를 향해 주변사람들이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미친 노숙자가 자기 혼자 헛소리를 한다 치부한 것이다. 그렇게 대수는 1년전으로 타임슬립했다. 신의 거룩한 은총으로 말미암아.
대수는 서울의 길거리를 정신없이 쏘다니고 있었다. 그는 할 일이 있었던 것이다.
'1년 전으로 컴백했다. 이건 분명히 신의 선물이다. 난 1년전 주식판을 잘 알고 있다. 조금 있으면 바이로 메디칼이란 의료기기 업체의 주가가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을 것이다. 주당 천원 밖에 안하는 개잡주가 단 1년만에 무려 삼십만원까지 치솟는단 말이다.'
대수의 만면가득 거대한 탐욕이 아른거렸다.
'바이로 메디칼에 1억을 투자하면 1년후에 삼백억으로 되돌아 온다는 말이다. 아무튼 돈이 필요하다. 아무리 못해도 1억 정도가 필요해.'
그러나 대수는 거지 노숙자였다. 수중에 있는거라곤 컵라면 사먹을 천원이 전부였다.
'돈을 어디에서 마련해야 할까? 니미럴..'
순간 대수의 뇌리에 헤어진 전처와 딸내미가 생각났다.
'별수가 없다. 그 썅년에게 돈을 좀 달라고 하자. 개같은 년.'
대수는 젊은 시절 이혼했다. 꽃뱀같은 여자를 잘못 건드린 죄였다. 그후 꽃뱀 스타일의 전처와 이혼하면서 50억 가량의 돈을 뜯겼다. 더불어 둘 사이에 태어난 딸내미 역시 이혼한 전처에게 떠넘겼다.
'개같은 화냥년. 딸내미 미진이도 필시 다른놈의 자식일거야. 확실해.'
이혼한 전처가 생각나자 그녀를 향한 격렬한 분노가 들끓기 시작했다.
'개년. 결혼 생활 내내 외간놈들과 좆나게 붙어먹은년. 씨팔. 더러운년.'
그렇지만 대수는 성질을 꾹꾹 눌러참았다. 이혼한 전처에게 돈을 빌려야 했던 것이다.
"눈 딱 감고 납작 엎드리자. 딱 일억만 빌려달라고 사정을 해보자.'
대수는 이혼한 전처가 살고있는 강남 고급 아파트를 향해 부리나케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혼한 전처는 당연히 대수를 문전박대했다. 그녀는 이미 돈 잘버는 사업가와 재혼한 상태였다. 그런 판국에 전냠편인 노숙자 거지 대수를 반길리는 만무했다. 그녀는 대수가 울며불며 매달리자 경찰을 부르겠다고 협박했다. 또한 딸내미 곁에도 얼씬 거리지말라고 엄포를 내뱉었다. 그렇게 이혼한 전처는 대수에게 악다구니를 발하며 십만원짜리 수표 한장을 건네주었다.
"거지같은 새끼야. 앞으로 절대 나와 미진이 곁에 나타나지 마. 만약 내 경고를 우습게 알고 또 다시 나타난다면 그때는 정말 경찰을 부를거야!"
대수는 힘없이 발걸음을 되돌렸다. 그후 대수는 일가친척들을 찾아다니며 돈을 빌려달라고 통 사정을 해보았지만 그 누구 하나 대수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부모에게 허구한날 손을 벌렸던 일가친척들은 거지 노숙자로 환골탈태한 대수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일주일 후..
서울 시내의 새마을 금고에 야구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대수가 나타났다. 더불어 그의 남루한 소매춤에는 장난감 권총이 들려있었다.
'별수없다. 경비가 허술한 새마을금고를 털어버려야 한다. 그돈으로 바이로 메디칼에 몰빵해야 한다.'
대수가 두눈 가득 결연한 눈빛을 발했다.
'그리고 1년 동안 숨어있자. 1년이 지나면 정정당당히 자수하자. 그때쯤에는 나는 수백억을 지닌 거부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러면 비싼 변호사를 사서 형량을 대폭 낮추면된다.'
대수는 마음을 다잡은 후 새마을 금고 직원들이 폐점 준비로 분주히 움직일 즈음 그의 소매춤에서 장난감 권총을 꺼내들었다.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씨팔!"
그러자 새마을금고 여직원 두어명과 용역 경비가 놀란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나 대수는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였다.
"전부 엎드려! 씨발것들아!"
그의 지엄한 명령에 금고 여직원 두어명과 자기 살길 바쁜 용역 직원들이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다음 순간 대수가 지닌 큼지막한 가죽 가방에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현찰들이 뭉테기로 담기기 시작했다. 때마침 새마을 금고는 월말 결산을 남겨둔 싯점이라 평소보다 다섯배 이상의 현금들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를 얼마후 대수는 커다란 가죽가방에 현찰을 뭉테기로 쓸어담자 마자 장내에서 바람처럼 사라졌다.
아침 무렵..
서울 강북의 허름한 목욕탕
대수는 근 일년만에 목욕 다운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노숙자 거지의 때깔을 말끔히 벗겨낸 대수는 잠시후 근처에 위치한 양복점에서 가을 정장 한벌을 구입했다. 그러기를 얼마후 주변에 자리한 주식객장을 향해 보무도 당당히 발걸음을 옮겼다.
대수가 대웅증권의 객장으로 들어서자 증권사 영업직원이 그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계좌를 개설하고 싶습니다."
증권사 직원은 친절한 얼굴로 화답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고객님."
대수는 증권계좌를 개설한 후 주당 천원 밖에 안하는 개잡주 바이로 메디칼을 무려 1억이나 구입했다. 그러자 증권사 직원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발했다.
"사장님. 바이로 메디칼은 별로 전도가 유망하지 못합니다. 그것 보다는 제가 추천하는 종목을 한번 투자해 보심이.."
"됐습니다. 신경 끄십시오. 그럼 이만."
대수는 그말을 끝으로 장내에서 바람처럼 사라졌다.
한달후..
충청도의 이름모를 암자
대수는 잠수를 타고 있었다. 성북동 새마을 금고 강도 사건의 주범인 것이다. 그리하여 대수는 암자 주지에게 오백만원에 달하는 1년치 숙식비를 건네준 후 이곳에서 중 아닌 중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대수는 심심산골에 위치한 암자에서 주지스님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거사님은 속세에서 무슨일을 하셨습니까?"
"사업을 좀 했습니다. 스님."
대수는 되는대로 답했다.
"그러시군요. 혹 사업이 잘 안풀리신 것인지요?"
"맞습니다. 스님."
"그러시다면 이참에 빈승처럼 중이 되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나이 지긋한 주지스님이 대수를 살살 꼬시고 있었다. 행자승을 맞아들여 잔심부름을 시킬 요량인 것이다.
"죄송하지만 저는 1년 후에는 속세로 돌아가야 하는 몸입니다. 스님."
"아.. 그러시군요. 거사님은 제가 보기에 선재 같으신데.. 불법을 닦으시면 참으로 좋을것 같아서 드린 말씀입니다."
"말이라도 감사합니다. 주지스님."
한달 후..
대수는 암자의 골방에 자리한채 자신의 찬란한 앞날을 설계하고 있었다.
'수중에 이제 단돈 백만원이 전부다. 그래도 뭐 암자에서 돈쓸 일이 없어서 참으로 좋구나. 거기다 끼니마다 주지스님이 먹을것을 알아서 차려주니..'
대수는 암자 생활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투자한 바이로 메디칼의 주식은 삼십만원까지 뛰어오를 것이다. 그리되면 나는 순식간에 삼백억을 벌어들이게 된다.'
대수는 찬란한 미래에 마냥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지만 1년 후에는 무조건 자수를 하자. 어물쩍 거리다 검경의 수사망에 걸리면 중형을 선고받는다. 그럴바에는 자수를 한 후에 전관예우 변호사를 사서 형량을 낮추는 방법이 최선이다. 잘하면 1년 정도의 형량을 구형 받을수 있다."
대수는 다가올 찬란한 미래를 상상하며 지루한 암자생활을 묵묵히 견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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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
대수가 투자한 바이로 메디칼의 주가는 무려 삼십만원까지 폭등했다. 당연히 그는 자신이 지닌 바이로 메디칼의 모든 주식을 장내에 일괄매도했다. 그러자 대수의 증권계좌에 무려 삼백억이란 어마어마한 거금이 입금됐다. 그렇게 대수는 신이 주신 선물인 1년간의 타임슬립을 슬기롭게 이용했다. 그가 할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으로 1년만에 삼백억을 벌어들인 것이다.
서울 시내 변호사 사무실
대수는 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인 김동식과 긴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의 형량을 1년 안팎으로 낮춰준다면 성공 사례금으로 30억을 드리겠습니다."
김동식이 탐욕에 물든 눈빛을 발했다.
"좋습니다. 제가 한번 힘을 써보겠습니다. 초범에다가 가짜 권총을 사용했고 다친 사람도 없으니.."
"감사합니다. 판사님."
얼마후 이대수는 서울 강북 경찰서에 자수를 청했다. 그리고 일사천리로 재판을 받았다. 당연히 전관 예우 변호사의 막강한 로비력에 힘입어 1년이란 경미한 처분을 받았음은 불문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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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후..
영등포 교도소의 육중한 철문을 뒤로한채 40대 중년 남성이 홀연히 등장했다. 그는 바로 이대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