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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어사, 조선을 뒤흔들다!-207화 (207/298)

207화. 조선의 호랑이

홀란드 주에는 주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암스텔 강’이 있다. 암스테르담은 이 강의 하구에 둑을 쌓아 건설된 도시였다.

며칠 후, 이 암스텔 강 위에 중형선 한 척이 띄워졌다.

배의 갑판 위에는 커다란 탁자 하나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마 저 탁자를 중심으로 곧 회담이 열릴 것이다.

탁자 건너편엔 암스테르담에서 먼저 탑승해 강을 거슬러온 사람들이 자리를 비운 채 서 있었다. 경계를 가득 품은 그들의 시선은 지금 배에 오르고 있는 남자에게 향한 상태였다.

“저, 저 배신자가! 여기가 어디라고 얼굴을 들고 나타나느냐!”

화려한 의상을 입은 총독은 갑판에 발을 올리자마자 치솟는 울분을 숨기지 못했다.

그럴 만했다.

“오라녜 공 각하, 이곳은 회담장입니다. 상호간의 예의를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쓰레기 같은 조선놈! 감히 내 뒤통수를 치고 의회 놈들에게 붙어?”

“예의를 지켜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총독.”

“나는 돌아가겠다! 이렇게 불쾌한 자리에서는 한 시도 있을 수 없다!”

총독의 울화가 터져나가기 무섭게 동양의 관복과 사모를 쓴 남자가 총독을 향해 차가운 눈빛을 내쏘았다. 총독이 순간 얼어붙을 정도로 싸늘한 눈빛이었다.

“총독,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을 텐데요.”

“말씀? 네놈이 내게 무얼 말했단 말이냐?”

“저는 분명 총독의 군사에게 공격받는 경우에는 자위권(自衛權)을 발동하겠다 통보를 드렸었습니다. 얼마 전의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신다면 저도 난감한데요.”

“자위권? 네놈들이 덴 하흐로 침입해 들어온 것이 어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란 말이냐!”

하. 관복을 입은 남자가 얕게 한숨을 토하더니 양손을 들어올렸다. 총독이 쏘아붙여대는 말에도 그의 표정은 한 치 흔들림이 없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총독. 저는 분명 총독께서 맡고 계시던 저희 측 귀빈을 모셔가기 위해서 덴 하흐에 들렀을 뿐입니다. 마침 총독이 그곳에 계시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요.”

“저 도적놈의 자식! 내 저놈의 혓바닥을 잘라…….”

“무슨 말씀이십니까, 총독 각하. 멀리서 오신 귀빈께 말씀이 너무 심하시지 않습니까.”

해군 정복 차림을 한 나이 지긋한 남자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그의 가슴팍에는 네덜란드 해군의 최고사령관이 전장에서 세운 업적을 상징하는 황금 사슬이 무려 네 개나 달려 있었다.

“마르턴 트롬프……! 네놈이 감히 군대의 수장인 나를 배신해?”

“배신이라니요? 저는 그저 여기 조선국 외무장관의 부탁을 받고 중재 역할을 승낙한 것뿐입니다. 조국의 들판이 네덜란드 사람의 피로 더 적셔지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을 지껄이는구나! 내 모두 보고를 받았다! 네놈의 함대가 덴 하흐에 입항한 날 비넨호프가 습격당했다고!”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그럼 제가 사사로이 함대를 운용하기라도 했다는 말씀이십니까? 몇십 년째 네덜란드의 바다를 지켜온 제가 말입니까?”

제독이 쏟아낸 기세에 눌린 총독은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을 물러나고 말았다. 무리한 요구를 해도 늘 할아버지처럼 푸근한 미소만 짓던 제독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제 함대는 당신의 요청 때문에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제일란트 앞바다를 떠돌며 적을 경계중입니다. 어떻게 총독 당신이 제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아, 아니……. 트롬프 제독…….”

“여기 있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내가 어제서야 겨우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는 사실을요! 총독은 그런 제게 지금 타국과 손을 잡고 덴 하흐를 습격했다는 혐의를 씌우시려는 것입니까?”

총독은 아직 확인하지 못한 모양이지만, 사실 제독이 지휘하는 함대의 진로는 원래 계획을 벗어난 적이 없다. 제독은 정말로 어제 제일란트 앞바다에서 막 돌아왔다. 그것을 증언해줄 사람은 수두룩하게 많았다.

“너무 흥분하지 마십시오, 제독님. 중재를 부탁드린 분이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아, 장관. 미안합니다. 하지만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의심이 날아오기에, 나도 모르게 이성을 잃은 모양입니다. 이 자리에 있는 다른 분들께도 사죄드리지요.”

고개를 숙여 사과를 전하는 노장을 의심할 사람은 이젠 이 자리에 없었다.

두 사람의 갈등을 거리를 두고 관전하던 공화파 측도 마지막 한 조각 남았던 의심을 거두어들였다. 제독이 총독의 개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공화파들에게 이 자리는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몇몇만 알고 있는 비밀이 있다. 헤이그까지 항해하는 동안 제독의 함대에는 원래 없던 배 한 척이 끼어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의심을 살 만한 일이긴 합니다, 제독님.”

“갑자기요?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장관?”

“동양의 신비를 모르는 분들 입장에서는 저와 제 부하들이 신출귀몰할 수 있었던 이유를 모르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니까요. 특히 여기 총독은 더욱 그렇겠지요.”

장관의 품에서 짐승의 대가리 하나가 튀어나왔다.

몇 년 전과는 달리,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제 익숙한 짐승이었다.

“타이허…….”

“진지하게 듣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저와 제 병사들이 이런 가면을 소지하고 다니는 이유가 있지요. 조선의 말로는 ‘둔갑술’이라고 부르는 술법 때문입니다만.”

“둔갑술이오?”

“조선의 건국 설화에 따르면 조선 사람들은 짐승의 피를 절반 물려받았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짐승의 가죽을 뒤집어쓰면……. 하하, 아시겠습니까?”

크왕. 우스꽝스럽게 범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장관의 모습에 자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덕분에 총독의 발광 때문에 굳어있던 분위기가 살짝 풀리기 시작했다.

“암스테르담에서 덴 하흐 정도 거리야 뭐, 우리 병사들에게는 누우면 닿을 거리지요. 조선에서는 땅을 접어 달리고 포효로 하늘을 찢어 놓는 자만이 정예 부대에 들어올 수 있답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 그 농담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 하나가 있었다. 조선군의 전투력에 대해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는 총독 본인이었다.

덴 하흐에서 올라온 보고에 의하면 적들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비넨호프에 나타났다가 말 그대로 바람처럼 사라졌다고 했다. 얼굴에 저런 짐승 가죽들을 쓰고 있다는 보고 역시 들어왔고.

지금까지는 경계에 실패한 쓰레기들의 변명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무언가 쓰윽 올라온 잡생각 하나가 총독을 온통 뒤흔들고 있었다. 덕분에 그의 머릿속은 점점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중이었다.

고작 700명으로 나라를 뒤엎을 정도의 정예병이라면 정말로 그 정도는 되어야 가능할지도.

“마음 같아서는 이 자리에서 이 가면을 뒤집어쓰고 본체를 보여드리고 싶지만, 참겠습니다. 그랬다가는 정말로 소동이 벌어질지도 모르니까요.”

“와하하! 농담도 심하시오, 장관!”

전쟁을 멈추는 일에 대해 논하러 나온 자리인데, 이미 자리의 분위기는 그것에 걸맞지 않게 바뀌어 있었다. 조선에서 온 장관의 광대짓 하나가 이미 빌렘의 공격을 막아내고 여유가 생긴 암스테르담 측의 기세를 더 부풀려놓은 것이다.

“물론, 농담입니다, 여러분. 진지하게 들으시면 제가 더 곤란해집니다. 네덜란드인이건 조선인이건 다 같은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장관. 덕분에 대화가 온건하게 오갈 분위기가 만들어졌군요.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네덜란드가 잘 되어야 조선 역시 잘 되는 법이 아니겠습니까? 조선의 외교관으로서 이 정도 일은 당연한 것이지요.”

총독은 뒤늦게 깨달았다. 이미 저 조선인의 의도에 말려들어버렸다는 것을.

가운데 놓인 커다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경계하고 있던 공화파 놈들은 어느새 장관의 인도를 받아 제자리에 착석하는 중이었다. 놈들에게서 풍겨나는 여유를 본 총독은 자신도 모르게 질 수 없다는 듯이 그들을 따라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참, 오라녜 공작 각하. 공작부인께 얼마 전 좋은 소식이 있으셨다면서요? 이런 자리에 어울리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축하드립니다.”

“뭐, 뭣이? 네놈이 그것을 어떻게…….”

“다 아는 방법이 있습니다. 짐승의 후각은 예민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공작 각하.”

조선에서 온 장관이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그의 입가에는 진한 웃음기가 묻어 있었다.

어떻게 이놈이 메리가 임신한 것까지 알고 있지? 자신과 메리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정말 이 자는 짐승의 감각이라도 가지고 있는 건가?

총독의 뒤통수에 처음으로 식은땀이 굴러떨어졌다.

“이번에 그토록 원하시던 후계자를 얻게 되실 겁니다. 그 아이는 아들일 테니까요.”

“……!”

“다행으로 생각하십시오. 아마 당신이 대군께 손을 댔었더라면…… 아닙니다, 이건 너무 지나친 언사군요.”

언급 한 번 없이 가족에 대한 중대한 협박을 전하면서도 조선 장관의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런 과격하고 담대한 사나이를 총독은 지금껏 본 적이 없었다.

“명심하십시오. ‘조선의 호랑이는 사냥을 시작하기 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법’입니다. 공작 각하.”

“그 말은……!”

총독의 머릿속에서 같은 말을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텅 비어버린 대군의 처소에서 발견된 쪽지에, 방금 장관이 한 말이 네덜란드어로 적혀있었던 것 역시 이어 떠올랐다.

“그럼 여러분, 방금까지의 제 농담은 잊어주십시오. 먼저 귀한 분들께서 이곳까지 모여주신 것에 감사부터 드리겠습니다.”

“…….”

“그리고 지금부터는 네덜란드 공화국의 더 밝은 미래를 이 자리에서 논하고자 합니다.”

***

협상은 지루하게 진척되었다.

내가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오만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무기를 들고 일어나 싸울 정도로 갈등이 심했던 파벌 둘이 외부인의 말 몇 마디에 화해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소설에서 일어날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곳 네덜란드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의 무게를 나는 이 자리에서 또 다시 체험할 수 있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했던 일이 내게 큰 힘이 되어 돌아온 것은 지구 반대편에서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조금만 더 생각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어쨌건 지금의 전쟁은 우리에게 이득이 될 것이 없습니다. 지금 일꾼들이 전부 몸을 사리고 있어 부두가 마비될 지경이 아닙니까, 장인어른.”

“……선대 총독께서 강조하셨던 말을 떠올려 보십시오. 이건 총독 각하뿐만 아니라 여기 의원 분들에게도 말씀드리는 이야기입니다. 에스파니예와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하나로 뭉쳤었는지를…….”

오라녜 파의 마르턴 트롬프.

공화파의 요한 더 비트.

가운데에 서서 중재에 나선 내게는 든든한 아군이 있었다. 그리고 네덜란드 해군 군복을 입고 내 뒤에 서서 이 모습을 지켜보는 최고의 해군제독 역시 언제나 내 편이었다.

“……총독, 이대로 전쟁을 계속했다가, 암스테르담 성벽을 넘지 못하기라도 하면 말 그대로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차라리 여기서 얻어낼 것은 얻어내는 게 총독의 미래에도 낫습니다.”

“……지금 동인도회사에서 용병 2천 명의 급료를 꼬박꼬박 지출하고 있는데, 이 돈이면 조선산 도자기를 무역선에 가득 채워 몇 척이나 들여올 수 있습니다!”

“……젊은 더 비트의 말이 맞습니다. 애초에 전 총독 각하와 의원들께서 플란데런을 비롯한 남부 네덜란드를 탈환하지 않고 종전을 선택하신 이유를 떠올려봅시다.”

“……현재 엥겔란드 놈들이 우리의 상품과 상선들을 계속해서 노리고 있는데, 제독님 말씀대로 내전에 쓸 돈이 있으면 놈들을 상대하는 데 쓰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겠습니까?”

이른 아침에 시작된 협상은 해가 중천을 지날 때까지도 큰 결론을 짓지 못했다. 물론 그 사이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저는 조선 국왕 전하의 전권을 대리하여 네덜란드로 왔습니다. 전하께서는 지난번 투자한 것 이상의 대규모 금액을 동인도회사에 투자하겠다 하셨고, 포모사 섬(대만) 개척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협력하실 뜻을 비추셨습니다.”

“……!”

“육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본국의 전하께서는 네덜란드에 군사교관을 남겨 전술을 교류하고, 무기 측면에서도 교류를 이어가라 명하셨었지요.”

“……확실히 당신의 특공대 같은 정예 병력이 있다면…….”

말을 멈추고 자리에 있는 인원들을 둘러보았다. 내가 네덜란드에 가할 수 있는 압력은 이 정도뿐이지만, 적어도 이 자리에서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트롬프 제독과 요한 더 비트의 등에 조금이라도 힘을 더해주어야 했다.

“하지만 전하께서는 이런 명령 또한 내리셨습니다. 만약 네덜란드가 우리의 호의를 받을 가치가 없는 나라라 판단하거든, 모든 결정을 네 뜻대로 뒤엎어도 좋다.”

“아니, 장관!”

“잠시만요!”

괴혈병의 치료제, 식량문제의 해결책, 진보한 무기와 군사 전술.

이미 네덜란드에 와서 이들에게 전해준 지식만 해도 돈으로 셀 수 없는 가치를 가진 것들이었다.

빌렘은 이미 코너에 몰린 상태니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오히려 의회의 폭주를 막지 않으면 네덜란드 내부의 균형을 맞추지 못할 것이다.

이 상황을 방치한다면 의회는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총독 직을 폐지하고 군대를 완전히 감축해 스스로 위험에 노출되고 말 것이다.

그런 일은 결코 좌시할 수 없었다.

“부디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제가 공화국 의회와 암스테르담 측에 정보를 제공한 것은 여러분들이 한 쪽을 일방적으로 짓밟는 결과를 원해서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저는 여러분들이 사소한 과거는 잊고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냉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좌중에 침묵이 흘렀다. 무언가 목이 콱 메일 것 같았지만 겨우 견뎌내고 말을 이어갔다. 사실 분열된 나라 이야기는 내게도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으니까.

“여러분, 과거 일어났던 비슷한 갈등 탓에 지구 반대편까지 떠돌아야 했던 올덴바르네벨트의 죄 없는 손자를 생각해 주십시오.”

“…….”

“황금처럼 귀중한 젊은 시절을, 비스킷과 염장 고기만을 씹으며 나라에 헌신하는데 전부 써버린 한 선장을 떠올려주십시오.”

“…….”

“그들이 진정 오늘 어떤 결론이 내려지길 바랄지, 여기 계신 분들이 한 번만 더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말을 맺음과 함께,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다행히 내 말이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마지막 화룡점정이 되었는지, 그 이후부터는 조금씩 협상에 진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암스텔 강과 홀란드 주의 대지가 오렌지색으로 물들었을 때, 회담장의 분위기는 아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누그러들어 있었다. 그렇게 양측은 빌렘의 주둔지와 암스테르담에서 한 번씩의 협상을 더 갖기로 하고 그날의 회담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세 번에 걸친 협상 끝에, 네덜란드에 울려 퍼지던 총소리는 멈추었다. 원 역사와는 차원이 다른 결과였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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