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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를 관리하는 법-29화 (29/121)

29화

일본 정부는 다급하게 강태식이 총리와 다수의 상급 헌터를 살해하고 도망쳤다면서 핵 공격을 멈춰달라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다.

데드라인으로 정해놓은 24시간이 지난 뒤.

미국은 핵미사일을 오사카 지역에 발사했다.

그들이 일본 정부에 전한 메시지는 하나.

[미국은 세계적인 테러범과 같은 범죄자를 숨겨준 나라와 협상을 하지 않는다.]

일본에 핵이 떨어지던 그 시각.

회귀부 총관리 신인 카르나티우스의 집무실에 찾아간 헤라클레스가 뭔가 결심한 눈빛으로 문을 두드렸다.

똑똑-!

“들어오렴.”

끼익-!

화려한 황금색 원피스를 입은 채 다리를 꼬고 의자에 앉아있는 카르나티우스를 바라본 헤라클레스가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며 한 가지 요청을 했다.

“이르카에게 제 채널에 대한 열람 권한 정지를 요청합니다.”

“응? 그게 무슨 소리니?”

“강태식과 성진아에 대한 문제입니다.”

“흠, 뭔가 숨겨둔 게 있구나? 그걸 이르카가 알아차리면 안 되는 문제고?”

“정답입니다.”

잠시 이맛살을 찌푸린 카르나티우스가 곰곰이 고민하더니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을 건넸다.

“이건 이르카가 동의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고?”

“공정한 경쟁을 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응?”

“카르나티우스 님. 이르카와 성진아가 모종의 수단으로 대화를 나눈 것을 설마 제가 몰랐다고 생각하셨습니까?”

“그래? 어떻게 대화를 나눴는데?”

“글쎄요, 그건 제가 아니라 카르나티우스 님이 더 잘 아시겠죠.”

“어머? 지금 날 도발하는 거니?”

“결코, 아닙니다. 그동안 성진아의 행동을 살펴보니 이상한 점이 있더군요. 그녀가 이르카의 마법 보따리에 있는 물건을 왜 옮겼을까요?”

“어머? 진짜? 그럼 이르카를 불러봐야겠네.”

[카르나티우스: 얘, 이르카야. 잠깐 오렴.]

[이르카: 네?]

[카르나티우스: 잔말 말고 빨리 오렴, 죽기 싫으면.]

[이르카: 넵! 바람처럼 달려가겠습니다!]

이르카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카르나티우스는 빛나는 황금색 눈동자로 당당한 태도로 서 있는 헤라클레스를 묘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 * *

일본에 핵이 떨어져서 그런가?

대피경고도 충분히 했고 문제는 없었을 텐데?

카르나 님의 집무실로 가는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무슨 일 때문에 불렀을까?

어떤 문제가 있기에 불렀는지 계속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카르나 님의 집무실 앞에 도달했다.

집무실의 문을 두드리려고 할 때.

“그냥 들어오렴.”

“넵.”

끼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만한 표정으로 서 있는 헤라클레스가 눈에 들어왔다.

뭐지? 저 녀석이 왜 여기 있는 것일까?

알 수 없는 분위기에 쭈뼛거리며 들어서자 카르나 님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얘, 이르카야. 헤라클레스가 열람 권한 정지를 요청했단다.”

“네?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입니까?”

“자세한 건 너희 둘이 얘기해보렴.”

카르나 님이 말을 마치고 손을 휘휘 휘저었다.

성큼성큼 다가온 헤라클레스 녀석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내 요청을 들어야 할 거야.”

“내가? 왜?”

“성진아. 상점창.”

“응? 그녀가 번 포인트로 물건을 사는 건 당연한 거잖아?”

“그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 너와의 대화도 포함되나?”

“무슨 소리야? 너 설마 이제까지 강태식이랑 그렇게 대화했냐? 와! 진짜 치사하네?”

“지랄하지 말고, 영상 증거 제출할까?”

이 녀석 이미 알고 있었구나.

그렇다고 해서 순순히 인정하면 안 된다.

표정을 굳히며 녀석에게 말했다.

“강태식이 나와 그녀는 절대 모르는 비밀 정보를 가지고 있다?”

“말 돌리지 말고.”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녀석을 보니 지금 이대로 녀석의 요구를 들어주면 내가 무조건 불리하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열람 권한 정지를 요청했다는 것은 분명 나와 성진아는 모르는 아주 강력한 비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래, 네 요청을 들어주지. 대신 나도 하나 제안해도 될까?”

“뭐지?”

“너는 분명 공정하게 경쟁을 하자고 했지. 그런데 강태식은 이미 성진아보다 수많은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어. 너는 짧은 키워드만으로도 녀석에게 옳은 방향으로 조언할 수 있지. 하지만 나는? 불가능하잖아.”

“그래서? 편법을 썼다?”

“내가 언제 썼다고 했어? 그냥 처음부터 불공정한 대결이었다고 말하는 거지.”

딱 잡아떼며 말을 끊고는 묘한 눈빛으로 우리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는 카르나 님에게 똑같이 요청했다.

“카르나 님! 경쟁은 공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원래부터 이 상황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거니?”

“1지구에 유행하는 운동 중에 농구라는 게 있더군요.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경기 중간중간 감독이라는 직책을 맡은 사람이 경기하는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합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단다. 본론만 말하렴.”

“운동의 신조는 공정한 경쟁입니다. 지금 저와 헤라클레스 간의 대결처럼 말이죠,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회귀자는 선수! 관리자는 감독! 어차피 서로 채널을 열람할 수 없다면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짧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권한을 저희 둘 모두에게 주시길 바랍니다!”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헤라클레스가 원하는 걸 얻어가면 나 역시 원하는 것을 얻어가야 한다.

최대한 내가 피해자인 척.

처음부터 불공정한 경기였다는 것처럼 강조해야 한다.

카르나 님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고 있을 때. 헤라클레스 녀석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까짓거 그렇게 하시죠. 저도 그동안 답답했는데요.”

“그래?”

“대신,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 뭐니?”

“그 권한을 가지려면 지구의 창조신 중 한 명 이상이 동의를 받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조신이 동의했다면 당연히 문제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너희 둘 다?”

“네, 각자 한 명 이상의 창조신이 동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순간 얼굴에 핏기가 싹 가셨다.

이 미친놈이 내 말을 받아쳐 자기 아버지가 지구에서 창조신의 권한이 있다는 걸 이용하려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지구 출신 창조신을 한 명도 모른다.

아니,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는 대화를 나눠보지 않았다.

창조신이라는 존재는 워낙에 괴팍한 성격을 가진 편이었으니까.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헤라클레스는 당연히 제우스 신의 허락을 받아 강태식에게 조언할 테고, 지금 상태라면 나는 오히려 헤라클레스 녀석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꼴이 된다.

제발 거절해달라고 고개를 좌우로 격렬하게 젖고 있을 때.

내 기대와는 다르게 카르나티우스 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렇게 하렴.”

“네!?”

“공정한 경쟁을 위해 힘써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분명 카르나 님이 수락하신 것은 이유가 있을 터.

그러나, 어떤 창조신에게 허락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 자연스레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 * *

집무실에 돌아오자 일본에 피어오르는 죽음의 버섯구름을 지켜보던 안젤라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그래도 민간인 피해는 없어요. 대신, 조금 반발이 심하신 거 같네요.”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머릿속이 복잡해서 나도 모르게 건성으로 대답했다.

내 고민을 모르는 안젤라가 심각한 표정으로 일본 쪽 성좌들의 반발로 난장판이 된 메시지창을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혹시 성좌들끼리 전쟁이라도 나면…….”

“아니, 예전에 크게 털린 적 있어서 전쟁은 나지 않아.”

“네? 일본이 더 강한 신하고 성좌가 많은데도 졌어요?”

“응, 어차피 신이나 성좌들끼리 전쟁을 한다면 가상의 대륙을 만들어서 하잖아? 실제 대륙을 부술 수는 없으니까. 예전 두 차례의 세계대전도 그랬고, 근데 지형을 봐봐. 제약 때문에 비행이나 마법이 제한된 상태로 일본이 바다에서 무슨 수로 한국을 이겨. 100년 전쯤이었나? 한국하고 일본하고 전쟁이 났거든? 현실하고는 다르게 일본이 완전 개박살 났어.”

“아, 맞다! 한국에는 그분이 계시지.”

“응, 바다에서는 그분의 적수가 없잖아. 그 전쟁으로 인해 역대 최단기간 성좌에서 신으로 올라선 분이기도 하고.”

지구 역사상 세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해전 대영웅이 한국에 존재하는 이상 일본과 한국 신들의 전쟁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전혀 중요하지 않은 문제를 뒤로한 채 카르나 님의 집무실에서 나눈 대화를 안젤라에게 조곤조곤 털어놨다.

모든 얘기를 곰곰이 들은 안젤라가 앵두 같은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는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말을 꺼냈다.

“지구의 창조신 중에 아는 분 없으시죠?”

“알기는 다 알지, 친하지 않아서 그렇지.”

“혹시 오딘 님은 어떨까요?”

“그분 성격 알잖아. 그리고 그분은 왠지 껄끄러워.”

“흠… 아! 성진아 씨!”

“응? 성진아 씨는 왜?”

“한국 사람이잖아요!”

“그렇지.”

“한국도 창조신이 있잖아요. 그분을 찾아가면… 어맛!”

나도 모르게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멀뚱히 쳐다보고 있던 안젤라를 꼭 껴안았다.

화들짝 놀란 안젤라가 내게 주먹을 내지르기 전까지.

딱-!

안젤라의 가녀린 손이 내 머리에 닿는 소리가 집무실에 크게 울려 퍼졌다.

곧이어 안젤라가 붉게 부어오른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앓는 소리를 냈다.

“아, 아이고 손이야.”

“괜찮아? 미안 그러니까 왜 손을 학대해.”

“가, 갑자기 껴안으셔서 노, 놀랐잖아요.”

“그게… 안젤라 덕분에 계속 고민하던 게 해결된 기분이 들어서.”

“아, 아무튼! 라, 라면 드실래요?”

“응? 끓여 오게? 그러면 고맙지.”

“잠…시만 기다리세요.”

안젤라가 복숭아처럼 붉게 물든 얼굴을 손으로 문대더니 라면을 끓이러 자리를 뜨고 난 뒤 생각에 잠겼다.

지금 성진아가 한 짓이 뭔가?

바로 일본에 핵을 떨어트린 것이다.

이 이야기를 최대한 꾸며 일본의 창조신인 이자나기, 이자나미 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한국의 창조신을 설득하면 된다.

어떻게 설득할지 시나리오를 짜보니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일본에 핵이 떨어진 것을 최대한 꾸며서 말해야 한다.

다급하게 외투를 챙겨 입으며 안젤라에게 말했다.

“안젤라! 나 잠깐 어디 좀 다녀올게!”

“어? 라면 안 드시고요?”

“미안, 갔다 와서 먹을게!”

“그럼 다 불어버리는데…….”

“미안! 그런데 안젤라의 말을 듣고 나니까 지금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생겼어. 이해해 줄 수 있지?”

“에휴, 그럼 제가 먹어야죠. 알았어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이해해줘서 고마워.”

“흐흫, 고맙긴요.”

또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가득해 보이는 표정을 지은 안젤라의 배웅을 받으며 다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 * *

마치 신선계와 비슷한 풍경을 보이는 웅장한 경치를 자랑하는 산에 도착하고 난 뒤.

날 지켜보고 있을 거의 잊힌 이름의 신에게 인사를 올리고 산에 올라가기 시작했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농도가 짙은 천기가 나를 감싸왔다.

숨을 크게 들이켜 천기를 받아들인 뒤.

자그마한 움막에서 나를 바라보며 곰방대를 입에 물고 있는 여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마고 님 저는 원혼들과 계약을 맺어 과거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이르카라고 합니다.”

“그래, 관리자가 어인 일로 이 누추한 곳까지 왔는고?”

“한반도와 만주의 창조신이신 마고 님께 부탁드릴 게 있어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호오? 그대는 날 알고 있는고? 요즘엔 환인이나 환웅 녀석이 더 유명하지 않던고?”

“그분도 따지고 보면 마고 님의 자녀와 다름없는 분 아닙니까. 한국 최고의 신물(神物)인 천부삼인(天符三印)도 마고 님이 만드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아부가 어느 정도 통했을까?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때 호탕한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하하하하! 재밌는 아해로고. 그래 이 누추한 곳까지 온 이유가 있을 터. 관리자께서는 내게 무엇을 부탁하러 왔는고?”

“4지구를 아십니까?”

“4지구면 7계 신님이 보내는 괴물들을 사냥하는 사냥꾼들이 있는 곳 아닌고?”

“맞습니다. 거기서 벌어진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마고 님을 찾아왔습니다.”

“내가 이제는 하계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인고?”

마고 신은 의문이 가득한 목소리로 내게 되물었다.

나도 모르게 꼭 쥐고 있던 손에서 식은땀이 흘러나왔다.

이제부터 잘 설득해야 한다.

비록 말투는 조금 이상했지만, 창조신의 권한을 가진 그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시는지요?”

“지금 농을 던지는 것인고? 당연히 알다마다. 내 후손들이 만든 나라 아닌고?”

“네, 그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사냥꾼이 있습니다.”

“호오? 그런 인재가 있는고?”

“네, 하지만… 그가 한국을 배신하고 일본으로…….”

말을 채 마치기도 전이었다.

꽈르릉-!

하늘에서 강력한 벼락이 수차례 내려치더니 곧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폭풍의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바람이 몸을 덮쳐왔다.

그러나 몸을 가눌 수는 없지만 입은 놀릴 수 있다.

“마… 마고 신님! 진정하십시오!”

“어찌! 후손이란 녀석이! 날 버리고 이자나기를 선택한 녀석들과 어울린다는 말인가!”

“제, 제가! 그, 그자를 처리할 자를 알고 있습니다!”

뚝-!

거짓말처럼 조금 전까지 몰아치던 폭풍과 비가 순식간에 멎었다.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던 마고 신이 다시 자리에 앉더니 입에 곰방대를 물며 기묘한 표정을 짓곤 질문을 건넸다.

“방금 그자가 세계 최고라고 하지 않았는고?”

“힘으로는 세계 최고가 맞습니다. 하지만 싸움을 힘만 가지고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옳거니. 뭔가 색다른 재주를 가진 아이를 알고 있는고?”

“그렇습니다. 게다가 그 아이가 한 일이 뭔지 아십니까?”

“무엇을 했는고?”

“일본에 폭탄을 떨어트렸습니다. 인간들이 만든 가장 강력한 핵폭탄 말입니다. 한국을 버리고 도망간 그자를 용서하지 못해서 벌인 일이지요.”

“…….”

너무 나갔나?

불안하게도 마고 신에게선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이 들어 침을 묻히고 있을 때였다.

“크크큭, 그 똥개 같은 녀석이 얼마나 분통했을꼬?

“가, 강아지 말씀입니까?”

“그래, 자기 친동생과 배 맞은 녀석이니 똥개 같은 녀석 아닌고?”

일본의 창조신인 이자나기(イザナギ) 신과 이자나미(イザナミ) 신에 관한 얘기였다.

아무리 사이가 안 좋다고 해도 같은 창조신끼리 똥개라고 하다니…….

“하, 하하… 조금 막 나가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에겐 그자를 꼭 죽여야 할 원한이 있습니다.”

“무슨 원한인고?”

“예전에 쓸쓸히 한국을 지키던 그 아이는… 그 배신자에게 무참히 살해당했습니다. 그 원한이 너무 깊어 제가 아이의 복수를 도와주기 위해 회귀를 시켜준 것입니다.”

“쯧쯧,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로고.”

“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충분히 그녀의 마음을 샀으니 이제 조금 위험한 부탁을 할 차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마고 신에게 부탁의 말을 건넸다.

“사실,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무슨 부탁인고?”

“한국을 배신한 그자와 제가 말씀드린 그 아이가 지금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아이에게 조언하려면 창조신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군요.”

“그래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고?”

“그렇습니다! 이것은 무조건! 한국을 위한 일이니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온화한 미소를 지은 그녀가 대답했다.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이리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하는 관리자의 말을 어떻게 믿고 동의를 해주겠는고?”

“네?”

“내가 진짜 하계에 대해 모를 줄 알았는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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