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24년 차, 원작에서 묘사 한 줄 없는 떨거지 기사단장으로 살고 있었다.
그냥저냥 평화로운 이 삶에 만족하고 있었는데….
…잠복 수사를 하다가 얼떨결에 범행 현장에서 흑막과 마주치고 말았다.
“클라라 경, 계속 기회를 노리고 있었나? 아주 지능적이군.”
“아뇨, 저는 진짜로 소공작님의 정체를 밝힐 생각이 없거든요? 하늘의 신에게 맹세!”
“하, 내가 뭘 보고 경을 믿어야 하지?”
결국 흑막이 내 주변을 맴돌면서 감시를 시작해버렸다….
“자, 받게. 경을 위해 사 온 것이거든.”
“제가 이것을 받을 이유가 있습니까…?”
“경의 머리색과 같은 꽃이라 잘 어울릴 것 같길래. 이렇게 실제로 보니 잘 어울리는군.”
“구태여 식사까지 사 주실 필요는 없지 않은지….”
“아까 말했다시피, 나는 지속적으로 경과 교류하고 싶으니까.”
“…교류가 아니라 감시 아닌가요?”
“뭐, 그렇게도 부를 수 있겠군.”
그랬더니… 뭔가… 주변에서…
흑막이 나를 좋아해서 쫓아다닌다고 오해하기 시작했는뎁쇼?
“제가 정말 이런 말씀까지는 안 드리려고 했는데요. 저희 사이에 부적절한 소문이 돌고 있는 걸 아시는지요….”
“그 부적절한 소문이 뭐길래?”
“…저희가 사귀고 있다는 소문 말입니다.”
“마침 잘됐네.”
“예?”
“그 소문을 기정사실로 만들면 그만 아닌가.”
“…예?”
얘가 어디 맛이 갔나?
“사귀는 거로 하자고. 경은 나를 좋아하지 않나. 그대에게도 나쁘지 않은 제안 같은데.”
대체…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해야…
그런 터무니없는 오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