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헤르젠...... 공작가라고요?” 아이를 사산한 날, 인간 사냥꾼들에게 쫓기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에블린 비체. 폭우 속에 저를 구명해 준 곳이 하필이면 헤르젠이란다. ‘시도 때도 없이 시체가 나온다는 저택.......’ 에블린은 공작가의 괴소문을 다 알면서도, 젖 유모가 되어 달라는 하녀장의 청을 거절하지 못한다. 죽은 제 아기처럼 금발인 공녀를 돌보기도 한 달. 여름밤 정원에서 저택의 주인을 처음으로 맞닥뜨리는데. “넌 누구지?” “처, 처음 뵙습니다. 주인님. 요한슨 공녀님의 유모인 에블린이라고 합니다.” “유모라.” 천천히 그녀의 머리칼을 쓸던 공작의 손이 아래로 옮겨 갔다. “네게서 단내가 난다.” “저, 젖이 종종 샐 때가 있어.......” 볼과 턱을 스친 후, 목을 타고 내려가는 손길에 에블린이 숨을 참았다. “옷을 풀어라.” 제 귀를 의심하며 그대로 서 있던 그녀에게 공작이 한 번 더 말했다. “옷을 풀라 하였다. 아이가 무엇을 먹고 지내는지 궁금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