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학부모 참관은 사양합니다

죽기 전 읽었던 막장 왕실을 배경으로 한 삼류 소설에 빙의했다.
진짜 여기도 막장, 저기도 막장.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놈은 없다.
그리고 여주와 남주는 도대체 뭘 하느라 안 보이는 건데?

근데 지금 내가 걔네를 걱정할 땐가?

“사실은 내가 네 친모다.”

웅장한 브금이 어울릴 것 같은 대사.
출생의 비밀에 허우적거리며 1타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세상에는 다양한 사랑이 있단다. 나는 하이시드 경이랑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지.”

잔혹하게도 2연타를 맞았다.
아름다운 사랑이라 포장하는 어머니의 얼굴에 대뜸 소리치고 싶었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불륜이라고!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 이런 콩가루 집안에 있으면 나도 가루가 되어 흩날릴 것 같았다.
그래서 왕실에서 도망쳐, '청학동'을 세웠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도덕심을 가르치는 것만이 이 나라의 미래라고 생각했다.

* * *

“네……? 이 아이가 누구라고요?”
“더글래스 공작님의 하나뿐인 아들입니다.”

미친. 이 세계를 여주 하나 갖겠다고 멸망으로 만들 주범의 아들이라고?
그런 아버지 밑에서 힘들었겠다 싶어, 더 혹독하게 가르쳤다. 특히 사랑 부분에서.

“절대, 절대! 다른 사람의 여자를 빼앗으면 안 돼! 그건 아주 쓰레기가 하는 짓이야.”

그런데 그 효과가 왜 아들이 아닌……. 공작님께 나는 거죠?

“공주님께서는 지금 누구와도 만남을 갖고 계시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여자를 빼앗는 게 아니니, 제가 공주님의 남자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회차
연재목록
별점
날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