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뭐죠?” “조던.” 이건 인정해야 한다. 솔직히 연방 감옥에서 평생을 썩히기에는 아까운 외모다. 원래 삶이란 언제 어디로 꺾일지 모르는 법이라지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앞의 이 남자는 왜 무고한 이들을 암살한 테러리스트가 되었을까. “제인! 제인! 숨 제대로 쉬라고!” 조던 윈터를 성공적으로 체포해 이송하던 중, 예기치 않게 일어난 사고. 눈을 뜨고 보니 알몸으로 이 남자에게 안겨 있을 줄이야. “미친 변태 새끼!” “살려 줬는데 고맙단 소리조차 못 듣네.” “무슨 개수작이야? 영장 끝에 공무 중인 연방 요원 성추행도 추가해 줘?” “모함하지 맙시다. 내가 정말로 그쪽 덮칠 생각이었으면 진작에 했겠지.” 알래스카 야생 한가운데에 테러리스트와 단둘이 남겨진 FBI 수사관 제인. 굶주림, 추위, 그리고 범죄자 중 과연 무엇이 그녀를 죽일까. *** “제인, 취했어.” 겨우 찾은 핑계가 고작 그것뿐인가. 우리에겐 어차피 내일이 없으니 내가 술에 취해 그와 잔들 후회도 없으며, 그가 술에 취한 나를 이용한다 한들 비난도 없다. 게다가 말투는 또 얼마나 허술한지. 진득한 욕망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다이빙 대 끝에 서서 망설이는 그의 등을 내가 밀어주기라도 바라는 듯이. “그날 이 소파에서 내가 올라탔을 때 기억나요? 좋았잖아. 나랑 눈만 마주쳐도 프리컴을 울컥 쌀 정도로. 윈터, 솔직해져요. 기회는 지금뿐이고, 다시는 오지 않아요.” “나도 취했어. 시작하면 못 멈출지도 몰라.” 내가 도중에 마음을 바꿀까 봐 망설이는 건가. 이번엔 내가 윈터의 손목을 잡았다. 미약한 저항 끝에 얇은 천 속으로 순순히 파고들어 온 손가락이 젖은 음핵에 닿는 순간 멈칫했다. 뜨거워. 윈터의 손끝이 내 가장 민감한 살점에 닿자 머리꼭지까지 열이 치솟아 눈앞이 아찔해졌다. 나는 밭은 숨을 토하며 윈터의 귓가에 속삭였다. “우리 이미 시작했어. 못 멈춘다는 말, 꼭 지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