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버려져, 신전에서 살아가던 유리에. 어느 날 가문의 피를 타고 내려오던 저주가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가. 난 네가 싫지 않아. 너에겐 기회를 주고 싶어.” “기, 기회....” “그래. 넌 곧 변경백과 결혼하게 될 거야. 그에게 약속만 받아낸다면, 네 승리로 해주마. 네가 원하는 그 무엇이든 들어줄게.” “....” “그렇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너도 네게 무엇이든 주어야 할 거야.” 내기를 받아들인 지 얼마나 지났을까. 유리에는 곧 북부의 변경백과 사랑에 빠졌다. “제, 제가... 조, 조금 더 그분을 닮았다면... 다, 당신은 절 사랑하셨을까요...?” “아니. 맹세하지. 내가 죽어도 당신 따위를 사랑할 일은 없을 거야.” “에디... 나, 나는....” “당신은 내 어머니가 아니야.” 사랑하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버려진 날, 그녀는 결국 어둠에게 말했다. 유리에는 저주에게 모든 걸 빼앗기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당신을, 당신을 몇 년이나 기다렸다. 당신을 그리워했어.” “어머니. 그 말을... 그 말을 후회하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유리에. 너만 승낙해준다면... 네가 다시 공작가로 와주었으면 좋겠다.” 왜 이제야 그 말을 하시나요? 그때의 나라면, 당신들을 용서했을 텐데. 그리고 고맙다며 행복해할 수 있었을 텐데. 눈물이 흘렀다. 사과를 받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나는 더 이상 그때의 내가 아니었다. 표지 일러스트 By 양개(@eggpongg)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