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거 나잖아!” 사스키아 사센은 스물아홉 살에 불행한 삶을 마감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팔려 가듯 시집간 로렌 공작가에선 고된 시집살이를 하고, 쫓겨난 뒤 재혼한 저보다 마흔 살이나 많은 알포트 쿠처에겐 학대와 이용만 당하다 끔찍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드디어 저세상에 도착한 줄 알고 눈을 떴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사센 백작가의 열여섯 살 소녀로 돌아와 있었다. ‘용서할 수 없어.’ 끔찍했던 삶은 전부 저를 팔아먹은 아버지 드웨인 사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가진 것이라고는 이름뿐인 그녀가 복수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첫 결혼처였던 로렌 공작가에 들어가 어떻게든 공작 부부의 눈에 들어 힘을 기르는 것뿐. [로렌 공작가는 사스키아 사센 영애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흑화한 며느리가 마차에 올랐다. 착하고 어리석어 이용만 당했던 과거의 모든 기억을 갖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