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후회는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 말은, 당신이 남편과 이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사랑하는 남편, 하나뿐인 소중한 친구. 하지만 죽음을 앞둔 순간, 세리니엘은 깨달았다.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살아돌아와, 세리니엘은 복수를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괴물이라 불리는, 렉시온 로젠베스터가 필요했다. “딱 1년. 평생 결혼 관계를 유지하자는 게 아니에요. 공작께서도 이혼을 원하실 테니, 그 역시도 하겠어요.” 렉시온으로서도 손해볼 것이 없는 거래였다. 미래를 알고 있는 세리니엘은 곧 엄청난 부를 손에 쥐게 될 테니까. “그래, 그러지.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 해주겠어. 이혼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것을 바란다면 그것도 좋아.” “그럼…….” “유부녀를 꾀어냈다는 더러운 추문의 주인공이 되는 것 역시도, 한 번 즐겨보도록 하지.” 렉시온은 천천히 손을 뻗었다. “대신 그대도 내가 원하는 걸 줘야 할 거야. 확실하게.” 그러고는 세리니엘의 여린 뺨을 조용히 쓸어내리며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딱 두 가지뿐이야.” 렉시온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세리니엘은 흠칫거리며 그를 바라보았고……. “하나. 당신이 그런 보잘것없는 놈을 완전히 버리는 것. 둘. 나와 평생,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것. 영원히.” 천천히 고개를 숙인 렉시온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제 그만 나로 갈아타라는 뜻이야, 세리니엘 베르델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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