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울증 환자 치고 긍정적인 편이다. 언젠가는 내 삶에서도 흔히 말하는 대박이 터질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어떻게든 생을 이어나갔으니까. 이를테면 복권 1등이나, 가이드 발현 같은 일. 그런데 그게 정말로 이뤄지다니. "김정하씨는..가이드가 맞습니다." 정말 기뻤다. 정말 정말. 이제 인생 편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갑자기 타국의 황제한테 납치되기 전까지는. * * * “젠장, 너 같은 정신병자가 내 소울가이드라니.” 그는 인상을 구기고는 아주 무섭게 나를 노려보았다. 정신병자인 것은 내 탓이 아니다. 내가 황제의 소울가이드인 것도 내 탓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다. “저기요. 정신병자라고 함부로 납치하고 악담을 퍼부어도 되는 건 아니지. 이런 분위기속에서 퍽이나 가이딩이 잘 되겠습니다. 아주 몹시 불편하기 그지없는데.” “하. 걱정 마. 네 기분이랑 상관없이 가이딩을 잘하게 해줄 테니.” 그는 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