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피폐수를 돌려주세요

BL 소설 속 피폐수한테 조폭이 빙의했는데요. 그 바람에 집착광공 이물질에서 조빱수가 됐습니다. 잘나가는 조폭이었던 김준철은 아끼던 동생의 칼을 맞아 쓰러진다. 눈 떠보니 우연히 읽었던 소설 속 가냘픈 청년이자 메인수인 예은호의 몸에 빙의해 버렸다. 뭐, 여기가 소설 속이든 뭐든 문제 있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우선 튼튼한 몸부터 만들고 새 삶 살아야지. 거침없는 성격의 김준철은 자신이 빙의한 인물인 예은호를 아예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메인수를 감금했다가 메인공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는 서브공 우수화는 달라진 그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하다. 고이 묶어놓은 쇠사슬을 단숨에 끊어내더니 이젠 몸까지 좋아져서 나타난 준철 때문에 서브공에서 조빱수가 될 위기에 놓였다. 두 사람이 바라는 건 해피 엔딩. 준철은 수화가 억울한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수화는 준철이 이곳에서 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로 약속하는데... 이상하게 서로가 너무 적극적이다. 게다가 두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 그들을 조종하고 메인공이 끼어들어 훼방까지 놓으니.. 두 사람은 무사히 해피 엔딩에 도달할 수 있을까? 수화가 바라는 것: 제발 은호 몸 좀 그만 키웠으면 좋겠다. 준철이 하고 싶은 것: 용 문신. +가능하다면 호랑이도, 한자도 좋을 듯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잔인해.”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준철의 귀로 흘러들어 왔다. 원한 건 본인이면서 제 탓을 해 왔다. 페로몬을 쏟은 것도 본인이고, 좋아한다고 말해 달라 한 것도 키스한 것도 본인인데, 왜. “왜.” “너는 네가 착한 것 같지? 아니야, 나한테는 되게 잔인해.” 수화의 손이 준철의 손목을 붙잡았다. “…근데 그냥 계속 잔인했으면 좋겠어.” 여전히 제 손목을 붙잡는 손을 보며 준철이 팔을 살짝 들어 보였다. 어디 갈까 싶어 붙드는 건가. 생각에 짧은 휴식을 주며 제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리는데도 계속 손이 매달렸다. 하, 이 어린놈의 새끼. 어이가 없다.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왜 마음이 동하는지, 왜 눈을 뗄 수 없나 싶었는데. 이제야 원인을 좀 알겠다. “너 나 좋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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