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결혼해 아이 둘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아온 오유진.
그랬던 그가 결혼을 전제로 만나던 여자 친구에게 차인 날, 홧김에 들어간 술집에서 모르는 남자와 키스를 나누게 된다.
보수적인 집안, 신실한 신앙의 부모 아래에서 자라면서 성 정체성을 의심할 여지는 조금도 없었는데. 황홀한 키스를 나눈 그 남자가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한다.
실연에, 계속되는 부모님의 압박에, 힘든 회사 생활에, 설상가상으로 이제는 스트레스성 발기 부전까지 찾아오고 마는데?
당최 인생이 한번을 제대로 풀리는 꼴을 못 봤다! 결국 숱한 고민 끝에 비뇨기과를 찾게 된 유진.
그런데, 어쩐지 마스크를 쓴 의사의 웃는 눈매가 낯설지가 않다.
“환자분, 바지 내리고 누우세요.”
“저기요. 의사 선생님. 나 알죠?”
* * *
유진에게는 완벽히 그려놓은 청사진이 있었다. 늘 정해진 틀에 맞추어 살던 젊은 꼰대 오유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던 호구 오유진.
그런 그가 자신이 꿈에 그리던 것과 완벽히 정반대인 남자 지해원을 만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