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 광고판 속 남자.
아예 다른 세상에 사는 것처럼 빛이 나는 그 남자는
엄청 까칠하고 예의 없을 거란 추측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드디어 찾았다….”
왜인지 모르게 아련한 눈빛은 뭐고,
지나치게 다정한 말투는 또 뭐람.
마치 그녀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였다.
그리고 어느 한순간,
가을이 잃어버린 퍼즐 하나가 정확히 틀에 끼워졌다.
“당신 앞에서만 벗을게. 살 드러내는 화보도 안 찍고 조신한 남자가 될게.”
소년을 남자로 만들어 준 여자.
그게 바로 가을이었다.
도망갈 생각 없는 가을이 그의 품에 갇혀 버렸다.
《폴 in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