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폐하는 악녀의 건물주님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에게 벌을 주고 싶었다. 언젠가 후회하더라도,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너를 위해서라고만은 말 안 해. 내가 너를 원한다. 망가트려도 상관없을 만큼.” 달콤하게 속삭이다가도 아무렇지 않게 협박을 하는 남자. 후회할 줄 모르고 후회할 짓만 골라 하는 남자. “필요하다면 세상 전부를 네 적으로 만들어서, 내 품에서만 살게 만들겠어.” 왜 모를까. 사람을 질식하게 만드는 더러운 질투심 때문에 더욱더 달아나고 싶어진다는 것을. “네가 다른 남자에게 모르는 곳에서 안기는 상상을 하면 미칠 것 같다.” “나도 솔직한 거 할까요, 폐하. 괜한 짓 하지 마요. 어차피 못 하잖아.” “어떤 새끼랑 자더라도 잊어버리지 마, 절대. 맥신. 마지막 남자는 나다.” 아치볼드는 애원했다. 말투는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왜인지 맥신은 느낄 수 있었다. 맥신은 물기 어린 눈으로 아치볼드를 바라보았다. 그의 손길을 격하게 원했다. 지금까지 감정 없이 몸을 섞어 왔으니, 미워하는 상태에서도 섹스 정도야 쉬웠다. 왜 이런 미친 기분이 드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치볼드가 너무 애원하는 시선을 보내기 때문일까. * * * 황제 아치볼드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이 되려는 서큐버스 혼혈, 맥신. 하지만 빙의하기 전의 맥신은 아치볼드의 서브미시브였고 그는 그녀의 도미넌트였다는데. 빌어먹을 주종관계에서 벗어나려면, 남주가 아닌 다른 남조 열 명과 자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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