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 연예계, 하극상, 다공일수, 미남공, 강공, 집착공, 연하공, 순정공, 존댓말공,
미인수, 재벌수, 연상수, 능력수, 다정수, 외유내강수, 달달물, 일상물, 힐링물, 성장물]
내가 재벌가 총수의 손주라는 망상을 가진 엄마의 집착 속에서,
아이돌 서바이벌 예능을 보는 것만이 유일한 삶의 낙이자 버팀목이었다.
'왜 내가 응원하는 애들은 다 탈락하는 걸까.'
응원하는 연습생들이 매번 탈락하는 것에 아쉬워하던 어느 날이었다.
엄마의 망상이라고 여겼는데 세영 그룹의 사람들이 나를 찾아왔고,
결국 엄마의 말이 전부 사실임을 알게 됐다.
그렇게 재벌가의 일원이 된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한 가지 사실에 흥분했는데,
‘세영 그룹 사업부에 엔터테인먼트가 있었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선보이게 된 보이 그룹 '크롭 파이브'.
그런데 애들이 이상하다.
[엄마의 집착을 벗어났나 했더니 이제는 아이돌의 집착이 시작됐다.]
***
나를 바라보는 한시진의 눈빛이 묘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제 어깨에 닿은 손을 잡아당겼다.
“어어…….”
“왜 이래요. 자꾸. 힘들게 참고 있는데.”
“네, 네가…… 손 닿는 곳에 있는 게 신기해서 그래. 정말 손을 내밀면 네가 거기에 있나 해서.”
“……그게 왜요?”
“좋잖아. 한시진은 항상 모니터 안에만 있었는데. 한시진이 보고 웃는 건 카메라인 거고. 그런데 지금은 카메라 말고 나를 보고 웃는 거잖아. 네가 짓는 웃음. 나만 보고 있는 거잖아. 나만 볼 수 있어. 네 웃음은 그냥 내 거야.”
“뭐래. 미치겠네.”
그러다가 녀석이 나를 확 끌어안았다.
빙글 도는 것 같더니 그의 얼굴이 다가오고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나 미치게 하려고 작정한 거죠? 작정하고 온 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