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했으나 돌아보았다. 안이한 선택이었다. 잡힌 순간 그것으로 끝이었다. 삼켜져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애달파 손끝 하나 댈 수 없을 것처럼 벌벌대다가도, 어느 순간엔 머리카락 한 톨까지 죄 씹어 삼키고 싶고. 사랑스러워 미칠 것 같다가도 나를 보지 않을 땐 그 숨을 끊어 놓고 싶을 만큼 증오스러워.” 하필 모든 걸 망치고 나서야 위험하고 아름다운 그에게 빠져들었다. “너라면 이런 걸, 뭐라 부르겠어?” 덫이라는 걸 알았다면, 피할 수 있었을까. “해요, 우리. 각인이라는 거. 다시는 둘로 나뉠 수 없도록.” 그렇게 증오하고 사랑했는데. 사랑하고 증오했는데. *** 빠아앙-! 귀가 찢어질 듯한 경적에 발이 얼어붙고 고개가 돌아갔다. 거대한 5톤 트럭이 지척이었다. 죽음이 코앞에 닥쳐온 그때. “한참 찾았잖아.” 천사처럼 아름답고 악마처럼 위험한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모라, 사랑스러운 내 아내.” 그는 왜 저를 구했을까. 그리고 어째서 이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걸까. 일러스트 By 탈교(@1012weed) 타이틀디자인 By 타마(@fhxh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