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도 한겨울 같은 냉기가 흐르는 판테르논의 황제, 제드 이드니스는 모든 이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모두가 그의 앞에서 입을 조심하고 행동에 바짝 주의를 기울였다.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척 보기에도 별 볼 일 없는 망국의 왕녀 출신 프실리. 이제는 시녀가 된 프실리만은 남달랐다. 평범하디평범한 시녀인데. 잘 봐야 무표정, 언뜻 보면 뚱한 얼굴인데도. 아름다운 후궁의 미소에는 매서운 눈빛으로 응수하던 황제가 그런 프실리에게만은 너그러워지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폐하의 취향이…… 설마 바뀌신 건가?’ 황제의 취향이 변했다는 소문이 판테르논을 들쑤셨다. 《판테르논 황제의 남다른 취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