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폭군을 잠재울 수 있는게 나뿐이다

빙의한 지 1년째. 드디어 원작의 정체를 알아냈다.
그런데… 내가 훗날 황녀의 도망을 돕다가 희생되는 시녀, 이벨린이란다.
생존 방법은 황태자 카이사르의 폭주를 제어하고 그를 황위에 올리는 것뿐.
“전하의 가이드를 찾아야 해요. 가이드와 접촉하면 폭주 없이 능력을 각성할 수 있어요.”
조금이나마 오래 살아 보려고 그의 가이드를 찾으러 나섰는데….
그 유일무이한 가이드가 나였다니?
게다가,
“제가 폐하를 싫어할 리가 없잖아요.”
“그럼 좋은 거네?”
“……네에?”
“싫지 않으면, 좋은 거잖아.”
슬슬 황궁을 떠나려는데, 황제가 된 그가 반짝이는 눈으로 묻는다.
내 두 손을 꼭 잡고선, 절대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듯.
단지 그를 각성시켰을 뿐인데, 왜 비 맞은 강아지 같은 얼굴로 나만 쫓아다니는 거지?
그리고 폭주는 왜 안 멈추는 거야!
* * *
“슬슬 피를 토할 때가 되긴 했지.”
‘내 앞에서 피를 토할 거라고? 대체 왜?’
내가 숨어서 듣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카이사르가 나른하게 눈을 내리깔고 속삭였다.
“폭주해야…… 이벨린이 나를 떠나지 않을 테니까.”
그 순간, 기대고 있던 문이 열리고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하늘빛 눈동자가 당황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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