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눈이 마주친 순간부터 알 수 있었다. 저를 바라보던 굶주린 시선을. 지금 그를 끌어들인 건 도박이나 다름없었지만, 이것 외엔 떠오르지 않았다. 저를 갉아먹는 이 지긋지긋한 세계에서 도망칠 방법이. 나신이 되어 두 팔로 가슴을 끌어안은 승아는, 도전하듯 턱을 치켜들었다. “나를 안아요. 원하는 만큼.” 탐욕스럽게. 절박한 심정으로 모든 것을 내던졌다. 그것이 사랑인줄도 모르고. ‘대주’그룹 윤 회장의 혼외자로 태어나 친모에게조차 존재를 무시당했던 여자, 윤승아. 사랑 같은 거, 허상이라고 믿었다. 자신을 무너뜨릴 나약함일 뿐이라고. 그저 기댈 곳 없는 그녀의 모든 것이 되어주고 싶었던 남자, 기태준. 집요하게 탐욕스러운 두 사람의 격정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