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통각 설정 꺼놨다니까요

“……좋아해.” 가상현실 미연시 레종데르트, 마지막 엔딩 분기점에서 남주 대신 공격을 맞고 죽었다. 그것도 유언으로 고백을 남기면서. 그렇게 남주의 멘탈을 제대로 박살내고 새 게임을 시작하는데……. 갑자기 이상한 병에 시한부 설정까지 생기더니, 공략캐들이 나를 보면서 거대한 착각을 하기 시작한다. “네가 그렇게 된 것도 전부 나 때문인데, 내가 어떻게.” ”자기 심장에 칼을 꽂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몸을 돌보지 않는 것도 정도가 있습니다!" “죽지 마, 아나스타샤. 제발…….” 아무래도 내 연기 실력이 대단했던 모양이다. 어느새 난 병을 앓으면서도 인류의 평화를 위해 내 한 몸 기꺼이 희생하는 고결한 용사가 되어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좀 즐겨볼까? 게임은 원래 컨셉잡는 맛에 하는 거잖아! 그런데. “……할 수만 있다면, 차라리 널 마탑 꼭대기에 가둬 두고 싶군.” “과거도, 또 그대의 죽음도. 전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은은한 광기가 느껴진다. 차분히 말하는데 눈이 맛이 갔다. ……아무래도 얘네들, 지난 99회차를 기억하는 모양이다. *** “괜, 괜찮은데…….” 게임 속에서 아픔을 느낄 수 없는 나는 당연히 괜찮았다. 내가 작게 말하자, 일리야가 많은 것을 참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하나도 안 괜찮습니다.” “그.” “하나도, 안 괜찮다고요, 아샤.” 네. 나는 얌전해졌다. #의도된 착각계 #희생여주 #햇살(을 연기하는)여주 #먼치킨여주 #연기->진심 #회귀한 헌신남주 #후회남 #순정남->직진남 #주변인 환장물 #쌍방구원 #게임 속은 로판 #현실은 디스토피아 SF 일러스트 By 르타(@RTA_AAA) 타이틀 By 타마(@fhxh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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