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컬러 러쉬

색을 보지 못하는 최연우. 3년 전 사라진 엄마의 실종에만 매달려 있었다. 보다 못한 이모의 참견으로 전학간 학교에서 갑작스럽게 색이 보이는 현상, 컬러 러쉬를 일으키는 고유한을 만난다. 고유한에게 집착할까 봐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면서도, 호기심은 멈추지 않는다. 그 와중에 엄마의 실종에 대한 단서와 관련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
“우린 이제 남이 아니지, 모노랑 프로브. 내가 프로브인 거 맞지?”
마스크 아래에서 광대가 올라가는 게 보인다.
“아냐?”
나는 멍청이가 아니다. 괜히 프로브 만나서 인생 말아먹고 싶지 않다.
“미안하지만.”
“안 미안한 표정인데.”
“안 미안하지만, 나는 프로브를 만나고 싶지도 않았고, 만날 생각도 없었고, 앞으로도 안 만날 거야.”
“내가 프로브라서 그래?”
그 말에 조금은 마음이 찔렸다. 그렇지만 다짐은 변하지 않았다.
엄마 하나 찾는 것으로도 내 삶이 벅차서 감당이 안 된다. 다른 게 끼어들 틈이 없다.
“누구라도 상관없고, 내 인생의 모토는 평화니까.”
“저기 나 좀 볼래?”
고유한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아까처럼 컬러 러쉬가 일어나는 건 싫다.
그 탓에 시선을 약간 삐딱하게 하고 있어서 천천히 눈만 움직여 고유한을 쳐다봤다.
“그렇게 보면 마치 내가 널 잡아먹을 거 같잖아.”
“뭐?”
“잡아먹진 않을게,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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