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캠퍼스 트랩

채우가 의건이 타고 있는 차의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았다.
차 안에는 의건의 페로몬이 옅게 고여 있었다.
“네 말이 맞아. 나 사실 오메가야.”
“그래요?”
조금도 놀랍지 않다는 듯 의건이 한가롭게 받아쳤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예측하기 어려워 어쩐지 더욱 내몰리는 기분이었다.
채우는 의건을 바로 응시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리고 우성이야.”
“그렇군요.”
“지능도 높고, 알고 있겠지만 음악 쪽으로도 소질 있어. 엄마가 음대 교수였고.”
“멋진 어머니를 두셨네요.”
의건은 채우를 태운 채로 어렵지 않게 주차를 했다.
“보다시피 나 얼굴도 나쁘지 않아.”
“하려는 말이 뭔가요, 선배. 나한테 자랑하러 온 건 아닐 테고.”
“내가 지금 다 있는데… 돈이 없어.”
내내 당차던 목소리가 약간 작아졌다.
“그건 미처 몰랐네요. 그래서?”
“그거 내가 할게. 애 낳아 주는 거. 나 정도면 네 집안에 꽤 적합하지 않아?”
의건이 작게 실소했다.
“내 애를 낳아 줄 오메가로서 선배가 꽤 적합하다?”
“…아니야?”
“글쎄.”
의건이 조수석 쪽으로 불쑥 몸을 기울였다. 놀란 채우가 고개를 뒤로 뺐지만 차 안이라 한계가 있었다. 짙다고 생각했던 눈썹이 코앞에서 아주 자세하게 보였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어쩌죠,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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