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해 달려들던 눈은 창에 부딪히자마자 녹아 없어졌다. 그 모습이 마치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하고 사그라든 내 짝사랑 같아서 괜한 동질감이 들었다.] 누나를 좋아하는 형을 짝사랑하던 시안은 대학 동아리 <클로즈업>에서 의정과 재회한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인해 짝사랑을 들킬 위험에 처하고 마는데……. “……형. 혹시 제 지갑 안에도 보셨어요?” “왜, 내가 뭐라도 훔쳐 갔을까 봐?” “아, 아뇨. 그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지갑 안에 뭐 숨겨놓기라도 했어? 안절부절 못해하는 것 같은데." 지갑 속엔 의정 형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시안과 여유로운 표정의 의정. 대조되는 상황 속에서 형의 입이 드디어 열렸다. “아, 설마 그 사진 말하는 거야?” . . . 형에 대한 내 감정은 그저 무더운 여름날의 잠깐 스쳐 지나가는 소나기와 비슷한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