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탄스 오르시.
해군 제독의 아들.
후작가 후계자가 날 좋아하는 거 같다.
한낱 공무원인 나를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으나,
그의 관심은 나에게 버거웠다.
그래서 직장을 포기하고 남쪽에 내려가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우, 우연입니다, 비비.”
수도에서 떨어진 남쪽 시골 마을, 한적한 카페에서 만났다고 하기엔
우연이 지나치다.
*
“왜 자꾸 도망가는 겁니까? 제가,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습니까?”
어떤 상황이어도 예를 갖추던 분이다.
상황이 급박해도 행동을 급히 하지 않던 사내였는데…….
“……죄송해요.”
“도대체 뭐가?”
내가 고개를 푹 숙이자 코스탄스는 초조한지 입술을 달싹거렸다.
“……당신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아, 설마.
“내가 당신을 계속 쫓아다녔던 이유. 난 비비,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진심입니다. 당신과 결…….”
“경!”
다급하게 그의 말을 막았다.
코스탄스는 눈물에 젖은 눈을 크게 뜨며 날 바라보았다.
“저한테, 저한테.”
“…….”
“청혼하지 말아 주세요. 제발요…….”
이윽고 코스탄스의 표정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