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미스터리/스릴러 #질투 #복수 #애증 *본 작품은 중국의 ‘첨생설화’을 모티브로 하였으나, 실제 작품의 내용은 작가에 의하여 재창작된 것임을 밝힙니다. 도몽현을 주름 잡는 거상 침지경은 잘난 외모와 부로 여러 여인들을 탐하며 방탕한 세월을 보낸다. 그러던 중 청루 옥루방에서 아름다운 청년 첨생을 마주치게 되고, 자신과 고향이 같은 첨생이 혹시 자신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인으로 들인다. 그러나 남색이라면 질색을 하던 침지경은 점점 첨생에게 빠져들게 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만다. 한편 첨생이 들어온 후로 침지경의 처첩들에게는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하는데……. 첨생은 옥수저 너머로 침지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밤톨과 똑 닮은 눈 위로 은빛 수막이 어른거렸다. 참으로 잘생긴 놈이로다. 침지경은 그리 생각했다. 조상님께 맹세코 사내놈에게 단 한 점의 흥미도 없던 침지경조차 첨생이 붉은 입술을 벌려 꿀을 빨아들이자 저도 모르게 그 모습에 집중하고 말았다. *** “만약 제가, 제가 아니라 다른 여자였으면 어쩌려고 하셨어요? 나한테 하는 것처럼 살살 달래서 새롭게 다섯째로 만들려 그랬죠? 귀여운 것, 예쁜 것, 이러면서.” “새, 생아~” “나쁜 사람. 정말 미워. 나도 못 알아보고, 미워요. 너무 미워서 죽여 버리고 싶어!” 첨생은 어지간히 분한 듯 으득 이를 깨물며 침지경의 가슴을 내리쳤다. 침지경은 여인네에게 맞아도 보고, 또 여인네를 때려도 보았지만 사내에게 이런 식으로 맞는 것은 처음이었다. 앙탈이 섞인 목소리 탓에 허허 웃으며 맞아 주려 했는데 첨생이 사내라 그런지 때리는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쾅쾅 내리칠 때마다 침지경의 가슴에서 북 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