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작품은 픽션이며, 강압적인 관계와 폭력적인 장면이 등장하오니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쳇바퀴처럼 굴러가던 나날 중 하루였다. 아빠의 부탁으로 여느 때와 같이 남의 집 정원에 물을 주러 갔다. 정수리를 내리쬐는 태양이 몹시 뜨거웠고 목구멍이 타들어 갈 정도의 불볕더위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여태껏 한 번도 돌아가지 않던 스프링클러가 잔디 속에서 빼꼼 나타나 분수를 뿜었다. 입고 있던 교복은 속이 훤히 비칠 정도로 젖었고 이 꼴로는 학교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렇게 박 완은 호화스러운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거대한 저택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목에는 반짝이는 족쇄가 채워졌다. [본문 중] 주르륵 딸려 올라간 얇은 목걸이가 목에 걸렸다. 목에 걸린 목걸이는 거추장스럽게 흔들리지 않았다. 몸의 일부분인 것처럼. 목둘레에 꼭 맞았다. “엄청 가늘어서 착용한 느낌도 안 날 거야. 어때?” “…….” “어떠냐니까.” “응. 아무 느낌도 안 나.” 완은 동의를 구하는 무정후의 채근에 서둘러 대답했다. 목에 걸쳐진 느낌이 생소했다. 한눈에 봐도 값비싸 보이는 목걸이를 의미 없이 주진 않았을 터. 그는 목걸이를 단 순간부터 불안감이 끼쳐 왔다. 무정후는 말했다.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것도 있는 거라고. 이제부터는 아무 대가 없이 그가 주는 건 없을 터였다. 완은 목걸이를 손가락으로 훑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고마워.” 무정후가 대답 대신 물을 마시며 웃었다. 그리고 게임을 하나 제안했다. “옥타브 게임 알지?” “옥타브 게임?” “어. 도레미파솔라시도. 그거 하는 거야. 누가 더 높이 올라가나.” “아, 아…. 알아.” 초 등학교 때 많이 하던 게임이었다. 게임의 시작은 선물을 준 쪽에서 먼저 끊었다.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레미파솔라시도. 제삼자가 보면 우스운 광경이지만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반전 영화의 결말을 앞둔 영화 관객들처럼 무겁고 진지했다. 한 바퀴를 돌고 두 바퀴째. 완이 ‘시-’를 말하려 할 때였다. 누가 뾰족한 젓가락 끝으로 예민한 곳을 쑤시는 것처럼 목젖에서부터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오, 진짜네.” 무정후는 깜짝 놀라며 목을 부여잡는 완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필시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완이 눈을 치켜뜨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효과 바로 나타난다.” 높은 옥타브를 내질렀을 때 느꼈던 통증을 잊을 수 없었다. 완은 무정후를 일그러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태연자약한 얼굴로 말했다. “네가 나한테 악 지를 때마다 두통이 생겨서.” “너, 너….” “버릇 들일 때까지 좀 차고 있자.” 이번에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였다. [[BL] 친애하는 나의 호러에게 - 1권] 바로가기 [[BL] 친애하는 나의 호러에게 - 2권] 바로가기 [[BL] 친애하는 나의 호러에게 - 3권] 바로가기 [[BL] 친애하는 나의 호러에게 - 4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