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탑에 홀로 살아온 지도 어언 300년.
취미는 창밖 구경, 직업은 마물 퇴치.
평생 이렇게 영웅이자 마탑주로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하룻밤 사이 몸이 어려지더니.
사람들이 나를 내 딸로 오해하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내 딸이라니?
없던 자식을 만드는 게 어딨어?
난 결혼도 안 했는데!
"내가 이 아이의 친부다."
그 와중에 저놈의 황태자는 본인이 친부라며 나서질 않나.
아무래도 청혼을 거절해서 앙심을 품은 게 분명하다.
본인의 명예도 지키랴, 어린애로서의 일상도 수습하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데.
뭔가 이상하다.
이 남자, 제법 진심같다.
황궁 식구들도 저를 진심으로 아껴준다.
왜지? 나를 왜?
태어나 처음으로 마물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서 일상을 보내게 된,
어느 낡고 지친 영웅의 고군분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