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소설 속 악녀로 빙의했다.
그것도 세계 멸망을 일으키는, 어마어마한 악녀로!
"내 최애는 주인공이었단 말이야!"
회귀복수물 소설에 빙의한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주인공과의 관계 개선?
그런데, 만약 주인공이 이미 회귀를 한 시점이라면……?
‘왜 하필이면 이 시기로 빙의한 거야!’
관계 개선은커녕 첫 만남에 최애에게 칼 맞아 죽게 생겼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다, 공작가에 입양되기 전에 도망치는 거야!
그렇게 공작가 눈을 피해 신전에서 8년을 버텼는데,
제국의 힐러로 활동하던 중 주인공의 오빠와 마주치고 말았다.
“아직도 기억나. 불타던 내 저택과 가신들, 독을 먹고 고통스럽게 죽어 가던 부모님.
그리고 심장을 뽑힌 채 죽어 가던 나.”
내 등 뒤는 벽이었다. 거대한 성벽.
도망갈 곳이 없어진 나는 덜덜 떨리는 입을 간신히 열었다.
“살, 살려 주세요…….”
로이드의 표정이 한순간 미묘하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