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래스터 공녀예요, 그에 합당한 대접을 하라고요!”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선황제의 사생아 에이든 피츠로이. 그리고 그와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 안제 글래스터. “이제 피츠로이 부인 아닙니까? 게다가 저라고 좋아서 당신과 지내는 건 아닙니다.” 자연에 둘러싸인 농장도, 소박한 시골 마을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지만. 그중 최악은 자신을 식충이 취급하는 에이든이다. ‘두고 봐, 당신을 속이고 이 농장에서 탈출해 줄 테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의 태도도, 그녀의 마음도 조금씩 달라지는데? * * * “지금이 좋단 건, 예전에는 별로였다는 거예요?” “아……. 아뇨, 예전에도.” 에이든이 당황하여 어물거리다가 목에 가시라도 걸린 양 쥐어짜는 목소리로 문장을 맺었다. “예전에도,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경, 귀가 빨개요.” 모두가 글래스터 공녀의 몰락이라고 여겼던 이 결혼은, 과연 정말로 추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