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조선탐정사

살변사건의 범인으로 몰려도 자신이 범인이 아니기에 도망치지 않는 이 이의 이름은 명이라 했다. 그리고 그의 누명을 벗겨주고 진범을 찾아준 이의 이름은 이덕이라 했다. 명은 이덕이라는 선비가 놀라웠다. 숨겨져 있는 진실을 너무나 손쉽게 드러내는 그의 기지가 부럽기도 했다. 고지식한 성격 때문에 자주 손해를 보기도 했던 그는 이 선비에게서 식견을 넓히고 주변을 판단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그를 따라가기로 결심했다. [본문 중] “괜찮으시면 나리를 따라갔으면 합니다.” 이덕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명을 돌아보았다. “자네 혹시 남색을 하는가? 아니라면 그냥 혼자 갈 길 가게.” “나, 나리 그, 무슨….” 당황해하면서도 자신의 뒤를 따라온다. 이덕이 멈춰 서 그런 명을 바로 바라보았다. “나를 왜 따라오려 하는가?” “나리를 따라 식견을 넓히고 싶습니다.” “식견이라….” “오래 떠돌아 요리도 나름대로 할 줄 알고, 사냥도 좀 합니다. 불편하게 해 드리거나 하지 않을 테니 따라가게 해 주십시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자네 참 위험한 소리를 쉽게 하는구먼.” 하하하 웃어 버리는 이덕의 모습에 명이 의아한 얼굴을 했다. 조금 전에 남색을 하냐 물은 것을 그새 잊어버린 듯한 얼굴은, 정말 그런 쪽은 생각도, 상상도 해 본 적 없어 제대로 받아들이지도 모습이라 이덕은 나름 구미가 당겼다. “뭐 나쁘진 않겠지. 대신 각오는 좀 많이 해야 할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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