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선망하고 부러워하는 이십 대에 성공한 여성. 그것이 바로 세양그룹 차장 한희민을 지칭하는 수식어였다. 그런 그녀가 나락에 빠진 건 한순간이었다.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을 때 그녀에게 들어온 거액의 제안. “그 남자의 아이를 낳으면 끝나는 건가요?” 가학적 성도착증이라는 소문만 무성한 태원그룹 서정혁의 저택에 희민은 제 발로 걸어 들어가게 되는데……. ‘벨트?’ 검고 기다란 것의 정체를 깨달은 희민이 숨을 들이켰다. “잠깐, 왜 묶는 거죠?” 태연히 다가와 손목에 벨트를 묶는 정혁을 희민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바라봤다. “해 본 적 없어서 나도 내가 섹스 중에 어떻게 할지 몰라서 말입니다.” “네?” “만약 당신이 중간에 내 등을 할퀸다면 내가 당신 목을 조를 수도 있으니까.” 무감한 표정으로 섬뜩한 말을 내뱉자 희민의 눈이 작게 흔들렸다. “어렵게 찾은 상대인데, 실수로 죽여 버리면 곤란하단 뜻입니다.”